유정근 영주시장 권한대행, 직접 입장문 발표
“시민의 뜻과 건강, 환경권 최우선 고려한 결정”
영주시가 납 폐기물 재활용 공장(2차 제련공장) 설립 승인 요청을 공식적으로 불허했다. 유정근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9일 오후 4시 시청 대강당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시민의 건강과 환경권을 침해할 수 있는 위험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 2021년부터 이어진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중대한 결정으로, 약 3만 명 시민의 반대 서명과 연이은 궐기대회, 시청 앞 단식농성 등으로 뜨거웠던 납공장 반대 여론을 반영한 결과다.
▲ “납공장 설립 승인 불허”… 세 가지 이유
유 권한대행은 공장 불허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해당 공장은 환경부 지침을 위반해 대기오염물질 산정 방식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대기 배출시설 설치에 대한 허가가 부적절했다는 판단에 따라 현재 ‘허가 취소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함께 공개했다.
둘째, 이미 약 3만 명의 시민들이 반대 서명에 참여했고, 향후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에 거주할 1만2천여 명의 미래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영주시 행정의 최우선 가치임을 분명히 했다.
셋째, 영주가 도농 복합도시인 만큼 납공장 설립이 자칫 청정 도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지역 농축산물 판매 차질과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 권한대행은 “이번 결정은 단지 한 기업의 사업을 불허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도시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켜낸 것”이라고 말했다.
▲ 단식농성, 시민행동, 국회의원 지지… 모두가 만든 결과
유 권한대행은 이날 발표에서 시청 앞 단식농성을 이어온 시민들과 3차례에 걸친 궐기대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의 행동을 언급하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또한, 임종득 국회의원과 서영교 국회의원, 김병기 영주시의회 의장, 임병하 도의원, 전풍림 시의회 특위 위원장 등 정치권과 지역 시민단체의 지지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 “이제는 화합의 시간… 갈등 봉합하고 미래로 나아가자”
유 권한대행은 “시민과 행정이 원하는 바는 같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영주”라며 “이제 갈등을 봉합하고 시민들과 함께 지역의 미래를 그려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와 행정 시스템도 정비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발표는 영주시가 납공장 문제를 ‘환경권’, ‘생명권’, ‘도시 정체성’이라는 관점에서 판단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법적 대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시는 “법률 검토를 충분히 거친 결정”이라며 “행정의 책임과 정당성에 자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주시는 이번 결정을 기점으로 시민 중심, 생명 중심 행정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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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공장 설립 승인 관련 영주시장 권한대행 입장문 전문
존경하는 영주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영주시장 권한대행 부시장 유정근입니다.
저는 오늘 영주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매우 중요한 결정을 시민 여러분께 직접 설명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영주시의 미래와 시민의 건강을 위해 한마음으로 염려해 주신 납 공장 반대 시민연대와 반대 대책위원회, 임종득 국회의원님과 서영교 국회의원님, 김병기 영주시의회 의장님, 임병하 경상북도의회 의원님, 영주시의회 납 폐기물 재생공장 대책 특별위원회 전풍림 위원장님을 비롯한 시의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영주시의 올바른 시정추진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아낌없는 조언과 지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과,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납 공장 반대 시위에 직접 참여해 주시고, 영주시의 미래를 위해 한뜻으로 목소리를 내주신 많은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근 납 2차 제련공장 설립에 대해 지역사회의 논란과 우려가 커짐에 따라 영주시는 지역을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납 공장설립 승인 요청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였습니다.
영주시는 시민 여러분의 우려와 바람, 안전한 미래를 위한 간절한 목소리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고, 시민 여러분의 뜻을 엄중히 받아들여 지역의 건강과 환경권이 침해될 수 있는 어떤 위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다음과 같이 공식 입장을 밝힙니다.
영주시는 납공장 설립 승인 요청을 불허합니다.
영주시가 이번 납 2차 제련공장 공장설립 승인신청에 대해, 관련 법령과 환경부의 지침, 그리고 시민 여러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해당 사업장은 환경부의 지침을 위반하여 대기오염물질 산정 방식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고, 이에 따라 현재 대기 배출시설 설치 허가 취소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적법한 허가 없이는 어떠한 공장도 설립될 수 없습니다.
둘째, 3만여 명에 이르는 시민 여러분의 반대와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에 거주할 1만 2천여 명의 미래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영주시의 최우선 가치는 시민의 안전과 건강,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영주시는 도농 복합도시로써 납 오염에 대한 우려로 영주시의 청정도시 이미지와 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으며, 지역 농축산물의 판로 차질과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납 2차 제련공장 설립과 관련하여 많은 시민 여러분께서 걱정과 불안을 표해주셨고, 약 3만 명에 달하는 시민께서 반대 서명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이는 영주시를 사랑하고 걱정해 주시는 모든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야말로 우리 시의 가장 큰 힘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민 여러분과 영주시 공직자 모두가 원하는 것은 영주시의 안전과 발전입니다. 이제, 그동안의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하고 협력해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영주시는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의 건강권 보호와 안전한 생활환경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시민 여러분과 함께,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정책을 펼쳐나갈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를 소중히 여기며, 더 나은 영주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주시장 권한대행 부시장 유 정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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