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정치권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 공정 그리고 법과 원칙 등이다. 그것은 우리사회가 공정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작동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사회가 공정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작동되는 사회라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을 터이기 때문이다.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빽’이라는 말을 많이 쓰던 시절이 있었다. 빽은 영어의 백(Back)이라는 말을 그렇게 발음했던 게 아닌가 한다. 어떤 사람 뒤에 권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렇게 말했다. 그런 빽이 통하는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전관예우’라는 말이 있다. 법관으로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2.01.06 17:08
-
올해 12월 22일은 24절기 가운데 22번째 절기인 동지다. 동지는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다. 옛사람들은 태양신을 숭배하여 동지 이후에 태양이 다시 부활한다고 믿어 동지를 한해의 시작으로 여겼다. 그래서 동지를 작은설이라고 했다. 이날 궁중에서는 달력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으며 내의원에서는 몸을 보하는 약을 만들어 관리들에게 주기도 했다.어린 시절 시골마을에서는 동지에 집집마다 팥죽을 쑤었다. 팥죽에는 새알 크기의 새알심을 빚어 넣는데 새알심을 그냥 새알이라고도 했다. 팥죽을 끓이면 그릇에 담아 사당이나 부엌 또는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2.01.05 17:59
-
지난 4일에서 5일 영주청년학교(교장 이만교)에서 목포 신안 지역으로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청년학교라고 하지만 지금 학생들은 50대가 넘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청년학교가 처음 시작할 때는 젊은 학생들이었지만 지금은 젊은 시절 배움의 기회를 놓친 분들이 대부분이다.선생님들은 현직 교사이거나 퇴직한 교사나 교수들이다. 학생들의 학비나 교재는 모두 무료이고 교사들도 대가 없이 봉사를 한다. 영주시청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다.영주시와 목포시는 자매결연 도시다. 그런 연유로 목포에 도착했을 때 전직 목포시의원 한 분과 문화 해설사 한 분이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2.24 17:40
-
대선이 100일도 못되게 다가왔다. 유권자가 어떤 후보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삶의 조건이 결정되는 것이기에 유권자는 신중한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독일은 히틀러로 인하여 유대인을 집단학살하는 등의 세계사에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나라가 되었다. 그 일로 하여 독일은 지금도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고 반성하고 있다. 히틀러는 쿠데타로 집권한 것이 아니라 선거에 의해 통치자가 되었다.독일인들은 왜 그를 선택했을까. 괴벨스라는 언론인이 언론을 장악하고 히틀러를 찬양하는 기사만 내보냈기에 독일인들은 히틀러를 위대한 지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2.10 15:39
-
외신 보도에 의하면 우리 언론의 자유는 오이시디(OECD) 국가 가운데 상위에 속하는데 우리 언론의 공정성은 최하위에 속한다. 가짜뉴스가 난무하고 특정 진영에 대한 왜곡보도가 정도를 넘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언론을 일컬어 사회의 목탁이라고 하고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다음으로 힘이 있다고 하여 재4부라고도 한다. 언론의 존재 이유는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취재하여 진실을 드러내는 데 있다. 어지러운 세상을 일깨워 사회의 목탁 구실을 한다.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사회는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김재원, 이재명 아내 폭행설에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2.03 16:45
-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놀라는 일 몇 가지가 있다고 한다. 밤에 여자들이 마음 놓고 외출을 하는 일. 아파트 문 앞에 우유나 택배 물건을 놓아두는 일. 카페 탁자 위에 노트북이나 스마트 폰을 두고 화장실에 가는 일.그렇게 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매우 신기하다는 것이다. 우리 시민들의 도덕성이 높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의 문제점은 어디에 있는가? 한국인의 시민의식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법을 다루는 법관들이 오히려 법을 지키지 않는 편이다.미국의 마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2.02 16:54
-
일본은 식민지 침략 과거사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을 한 적이 없다. 2차 대전을 일으킨 전범자에 대한 처벌도 없었고 징용, 징병,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인정하지도 배상하지도 않았다.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도 친일파에 대한 처벌이 없었다. 오히려 일본은 35년간의 식민지 통치를 통해서 조선을 근대화했다고 주장한다.일본과 같은 2차 대전 전범국인 독일은 히틀러의 나치 전쟁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전쟁범죄자에 대한 처벌도 확실하게 이루어졌다. 지금도 범죄사실이 밝혀지는 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처벌하고 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1.19 14:05
-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에서는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자기가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선거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치 단체장선거, 지방의회의원선거 등 줄줄이 선거다.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모두 옳은 말씀이다. 그러나 투표가 끝나고 당선되면 공약은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후보자의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가.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을 정치인이라 한다. 정치인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시민을 대표해서 시민들이 원하는 일을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1.12 14:48
-
평소 논리적이라고 여겼던 사람이 어느 날 느닷없이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이 경우 매우 당황하게 된다. 사람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인지심리학 용어에 확증편향이라는 게 있다.자기 생각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에 대해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보완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한다.우리사회에는 유난히 확증편향의 심리가 널리 확산되어 있다. 우리 현대사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오랜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1.04 15:47
-
일생을 독립운동에 바친 백범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에서 내가 바라는 나라는 군사력이 강한 나라도 아니요 부유한 나라도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말씀하셨다. 흔히 우리는 반만년 찬란한 역사를 가진 민족이라는 말을 한다. 여기에서 ‘찬란한 역사’는 무엇을 말하는가? 늘 남의 나라의 침략을 받은 나라인데 무엇이 찬란한가?‘찬란한’이라는 수식어에는 우리문화에 대한 높은 자긍심이 내포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 주변의 많은 나라들은 잠시 일어났다가 사라졌지만, 한반도의 고구려, 신라, 백제, 고려, 조선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0.29 11:32
-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다. 남과 북은 1953년 휴전협정 이후 휴전선을 경계로 군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휴전 혹은 정전이라는 말은 전쟁을 하다가 잠시 전쟁을 멈춘 상태, 즉 언제 다시 전쟁이 시작될지 모르는 상태라는 말이다.분단체제가 70여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불안한 조건 속에서도 우리민족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적으로 선진국대열에 진입하고 있다. ‘자고 나니 선진국’이란 책이 발간되기도 했다.우리민족의 우수성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나라가 되었다. 세계 최강국의 모임인 G7에 우리 대통령이 초청을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0.22 14:13
-
도종환 시인의 널리 알려진 시 ‘담쟁이’가 있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가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가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살아가면서 넘을 수 없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0.15 16:19
-
오는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훈민정음 창제 전까지 우리말은 있었으나 우리말을 표기할 글이 없었다. 당시 세계 최강의 문화를 가진 이웃나라인 중국의 글자인 한자를 빌려 우리말을 표기했다.말은 한국어를 사용했으나 글자는 중국의 한자를 빌려서 썼다. 우리말과 한자는 너무나 이질적이어서 불편하기 그지없는 문자생활을 한 것이다. 한자로 문서 한 장이라도 쓰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공부는 해야 했다. 10년 공부라는 말도 한문공부와 무관하지 않다.한자생활 시대에 한문을 읽고 글로 쓸 수 있는 사람은 과거를 보기 위해 유학을 공부한 극소수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0.08 13:57
-
전통이나 관습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형성된 것이기에 쉽게 바뀌지 않는 특성이 있다. 고려가 무신의 나라였다면 조선은 문신의 나라였다. 조선의 관리등용은 과거시험을 거쳐야 했으며 높은 벼슬은 문신의 차지였다.세종임금 시절에는 문신과 무신을 차별하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기도 했다. 4군을 개척한 무신 최윤덕을 재상의 반열에 오르게 하기도 하고 문신 김종서를 국경에 파견하여 6진을 개척하게 했다. 그런 일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조선시대에 과거에 급제한다는 것은 폭포를 거슬러 올라 용이 되는 것에 비유되기도 했다. 그래서 과거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10.04 10:15
-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사람이 언론에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다. 적지 않은 신도를 거느리며 거리에서 예배를 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빤스를 벗으라고 하면 벗어야 내 신도요 그렇지 않으면 내 신도가 아니라는 설교를 하여 빤스 목사라는 별칭을 얻은 사람이다. 너무 안하무인이어서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를 따르는 무리는 구름 같다. 이해하기 어려운 풍경이다.이 사람이 코로나19 수칙을 위반하면서 거리에서 마이크를 들고 외치는 말의 핵심은, 문재인은 빨갱이요,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09.16 16:56
-
1974년 유신체제에서 정부는 개헌운동의 금지와 개헌에 관한 보도를 하지 못하도록 언론사에 보도지침을 시달했다. 이에 반발하여 언론사 기자들이 ‘언론자유 실천 선언’을 하고자 많은 언론인들이 이에 동참했다. 그러자 정부는 기업으로 하여금 언론사에 광고를 주지 못하게 하는 등의 언론탄압을 시작했다. 그 결과 1974년부터 1975년 4월까지 언론자유 실천운동에 앞장섰던 동아일보 기자 134명, 조선일보 기자 33명이 해직되었다.후에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부영 선생, KBS 사장을 지낸 정연주 선생 등이 이때 해직된 분들이다. 지금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09.03 14:53
-
독립운동가들이 꿈꿨던 나라, 어떤 나라였을까요? 일제에 빌붙어 동족을 배반한 자들이, 입법 사법 행정의 최고위직을 차지한 나라는 아니었습니다.외세에 의해 분단된 나라에서, 남북의 형제들이 서로 가슴에 총구를 겨누고 싸우는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모순은 친일 미청산과 분단입니다.(중략)1945년 일본 패전 후, 미군정은 임시 정부와 광복군을 강제로 해체시키고 일제에 협력한 전범들을 주요 관직에 기용했습니다. 백인을 학살한 나치는 반인류 범죄로 처벌하면서, 일제가 학살한 아시아인은 반인류죄의 ‘인류’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초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08.30 13:20
-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에 정원섭이라는 분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정원섭은 춘천에서 만화방을 하던 평범한 시민이었다. 1972년 만화방 인근에서 파출소장 딸이 성폭행을 당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만화방에 간다고 집을 나간 후 변사했다는 이유로 그는 범인으로 지목되었다. 그는 고문을 이기지 못해 자기가 범인이라고 자백했다. 재판과정에서 고문 사실을 진술하고 범행을 부인했지만 1심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감옥에 있는 동안 무죄를 주장하는 ‘수감일기’를 썼다. 그의 ‘수감일기’를 읽은 이범렬 변호사가 열정적으로 변호했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08.20 11:54
-
우리고장 말 가운데 ‘모지래’라는 말이 있다. 보통사람보다 어딘가 부족할 때 “저 사람은 좀 모지래”라고 한다. ‘모자라다’의 고장 말이 ‘모지래다’다.지인 가운데 ‘모지래’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 있다. 사람은 좋은데 좀 덜 떨어진 듯한 행동을 보여 주위에서 붙여준 별명이다.다행히도 이 친구는 높은 자리에 있지 않고 돼지 기르는 일을 하기에 조금 모자란다는 말은 듣지만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없다. 본인도 ‘모지래’라는 별명을 나쁘게 여기지 않아 ‘모지래’라고 부르면 빙그레 웃는다.최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 가운데 하는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08.13 11:59
-
2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 독일은 그들이 저지른 유대인 학살 등의 전쟁범죄에 대해 반성하고 나치 전범 처벌과 나치 협력자에 대한 처벌을 확실히 했다.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지금도 전범 사실이 밝혀지면 법의 처벌을 받는다. 나치를 찬양하거나 나치 깃발 사용을 법으로 금하고 있다. 독일의 반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독일은 이렇게 반성하고 전범처리를 했기에 당시 피해국들과의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하고 있다.우리를 식민지 지배했던 일본은 어떠한가? 전범을 처벌하고 제대로 된 배상을 했던가?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있었던가? 또한 우리는 어떠한
권서각의 프리즘
영주시민신문
2021.07.29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