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이 만난 고향사람(54) 중앙대학교 산업경제학과 이정희 교수

지난 7월 중순 영주JC특우회가 영주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중동부내륙 물류거점 개발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제1회 21세기 영주시의 변화에 대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 오랜만에 귀향하여 주제발표를 한 중앙대(http://www.cau.ac.kr) 이정희(49) 교수는 단연 주목을 받았다.

영광중학교 동기생인 경북전문대 박봉진 학교기업본부장의 초청으로 포럼에 참석한 이 교수는 봉화읍 도촌 출신으로 영주중앙초등과 영광중을 거쳐 서울의 한성고와 중앙대학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고는 롯데제과에 입사하여 2년간 근무를 한 다음 미국으로 건너가 미 중부의 오클라호마주립대학(http://osu.okstate.edu)에서 응용경제학을 전공하여 석,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 중북부의 노스다코타주립대학(http://www.ndsu.nodak.edu)에서 연구교수로 1년 6개월 동안 연구하다가 귀국하여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경제부의 선임연구원으로 1년간 근무했다.

▲ 중앙대 이정희 교수
중앙대학에서 농업경제학을 배우며 농촌문제와 고향에 대한 고민을 느끼다.

나중에 모교에 자리가 생겨 95년부터 중앙대학에 부임했다. 현재는 안성캠퍼스에서 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대학원 강의가 있는 날에는 흑석동 캠퍼스에 와서 강의를 하고 있기도 하다.
    
이 교수를 이번에 만난 가장 큰 이유는 영주발전방안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번 영주변화에 대한 포럼에서 “지방도시와 농축산물 브랜드의 성패는 마케팅에서 온다.”며 “일본과 미국은 30년의 역사를 가졌음에도 우리는 지금 유통에 눈을 뜨고 있어 따라가기에도 정신이 없다”고 홍보, 마케팅, 유통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또한 “대형마트나 편의점의 발 빠른 대응으로 소매점이나 재래시장은 침체되고 있고 사람들은 대형 유통업체로 몰리고 있어 향후 재래시장이나 영세 소매점들의 고전은 심화 될 것”이라며 “영세 농민도 애써 지은 농산물을 팔 곳이 신통치 않아 판로가 절대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힘을 합쳐 경쟁력을 키워 세계화하는 방안도 모색할 만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중앙 정부를 설득시켜 영주지역 농식품 클러스트 특화사업도 바람직하며, 기업 유치를 위해 필요 부지를 30만원 내외로 낮게 분양하는 것도 기업유치 비결의 하나이다. 애써 유치한 기업도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노벨리스코리아 같은 기업도 물류비 절감 차원에서 철도연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방도시가 사는 길은 농축산물 유통과 결합한 마케팅이 절실

이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의 근거와 내용을 좀 더 알기 위해서 그를 만나자 마자 영주가 살길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우선 “영주라고 하는 농업 및 관광도시를 중앙정부와 연계하여 홍보하는 것이 시급하며, 이는 지역 공무원들의 마케팅 능력에도 좌우된다.”라고 했다. “예를 들자면 순창의 고추장, 임실의 치즈, 안동의 간고등어처럼 지역 농축산물을 하나의 클러스트를 만들어 전략적으로 홍보하는 것인데, 영주도 사과, 인삼, 포도, 한우의 클러스트를 만들고 생산과 가공, 판매를 일원화하거나 대기업의 농축산물가공공장을 유치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했다.

두 번째는 “외부의 시각으로 영주를 볼 수 있게 지역경제자문위원회에 외부전문가를 위촉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전남 진도의 경우 토속주와 국악이 유명한데, 진도 군수가 진도 출신은 아니지만 국악인인 중앙대 총장님을 토속주 보존과 발전위원회 회장으로 위촉을 하고는 중앙대와 MOU를 체결하는 등 지역문제를 중앙대와 상의하고 있다. 영주시도 지역 출신의 인사들과 지역대학에만 매몰되지 말고 보다 멀리보고 많은 인사들과 접촉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또한 “현재의 영주브랜드는 ‘선비’라는 말로 대변되는 얼굴도 이름도 없는 영주브랜드로 구성된 느낌이 든다. 바다가 없는 안동이 간고등어를 팔고, 사과 생산량도 많지 않은 안동이 안동사과를 팔고 있다. 하회마을을 홍보하기 위해 경기고속 버스에 광고를 싣고, 영국여왕과 부시 전 대통령을 안동에 초청하기도 했다. 영주도 영주의 인적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여 홍보,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삼에 있어 세계제일을 자랑하는 영주에 금산보다 더 큰 인삼축제를 열지 못하고, 가공, 판매 공장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안동이 먼저, 금산이 먼저 선수를 쳤다고 원망만 하지 말고, 영주도 다양한 명분을 만들어 영주와 영주의 농축산물을 알릴 홍보 전략과 마케팅 계획안을 만들어야 한다. 자체의 힘이 부족하다면 외부에도 구원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영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상품개발과 브랜드를 만들어 홍보해야

“우선 시급한 과제는 안동을 이길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 개발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소백산맑은샘물’ 같은 경우도 영주를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소백산맑은영주샘물’이나 ‘소백산영주샘물’로 영주를 부각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며, 청정 소백산의 이미지를 영주와 연결하는 일과 ‘선비’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영주의 농축산물 브랜드도 새로운 CI, BI 작업이 절실하다. 그 동안의 성과를 날리는 일이 있더라도,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결단을 내릴 필요와 시기가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운수업을 하시던 부모님이 강원도로 사업장을 옮겼다가 서울로 올라온 관계로 영주에 갈 일이 거의 없었다는 이 교수는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지만, 영주에 대한 애정에는 변함이 없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에서 간혹 만나는 영광중학교 동창들과 중앙대 동문들의 영주인 모임에서 만나는 영주선후배들을 제외하곤 영주를 잊고 살았지만, 중학교 동기생인 경북전문대 박봉진 학교기업본부장의 도움으로 오랜 만에 고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기회가 되어 기뻤다.”라고 포럼 참가의 변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고향 문제라면 언제든 자문을 하고 싶다. 또한 누구든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정희 교수 연락처: 중앙대(http://www.cau.ac.kr)산업과학대학 산업경제학과,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내리 72-1번지, 연구실 전화 031-670-3048, 휴대전화 011-9089-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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