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향교 주관, 유교문화 계승 공로자 첫 시상
“경로효친의 정신, 지역사회 전반으로 퍼지길”

2025 영주향교 기로연 및 제1회 영주유림대상 시상식
2025 영주향교 기로연 및 제1회 영주유림대상 시상식
2025 제1회 영주유림 대상에 송홍준 한학자 수상
2025 제1회 영주유림 대상에 송홍준 한학자 수상

2025년 영주향교 기로연과 제1회 영주 유림대상 시상식이 지난 24일 영주축협한우프라자 3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유교문화의 전통을 잇고, 경로효친의 가치를 되새긴 이번 행사는 지역 유림과 원로, 시민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오래오래 존체 강녕하십시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1부 개회식, 2부 유림대상 시상식, 3부 기로연 순으로 진행됐다. 1부 개회식은 송무찬 사무국장의 사회로 국민의례와 문묘향배로 문을 열었다.

2부에서는 ‘영주 유림대상’ 첫 수상자가 발표됐다. 수상의 영예는 서산 송홍준(1931년생) 영주향교 원로고문에게 돌아갔다. 송 사무국장의 경과보고에 따르면, 이 상은 김백 전교의 발의로 지난 3월 제정이 논의됐고, 9월 정식 규약이 마련됐다. 이후 지역 내 10개 유림단체 추천과 11명 심사위원의 심의 과정을 거쳐 만장일치로 송 고문이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는 단상에 올라 김백 전교로부터 상패와 상금 200만 원을 전달받았다. 상패에는 “유교 정신을 선양하고 유교 사상 구현에 앞장서 왔으며, 특히 후학 양성에 힘써 영주가 유교문화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한 공이 현저하므로 영주 유림의 뜻을 모아 이 상을 드립니다”라고 새겨졌다.

각계각층 대표의 꽃다발 증정
각계각층 대표의 꽃다발 증정
이유항 선생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유항 선생이 축사를 하고 있다.

송 고문은 1978년 장의로 향교 활동을 시작해 47년간 향사의례를 정비하고 유교정신 실천에 앞장섰다. 이산서원 복설추진위원회 부위원장과 고문, 소수서원 원장, 제민루보존회 도유사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 전통문화 보존에도 힘썼다.

1996년부터는 명륜교실과 평생학습센터, 문화원 등에서 한문과 유교 교육을 맡아 200여 명의 후학을 양성했다. 지금도 매주 명륜교실에서 성독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그는 문집, 세고, 향교지, 서당지 등 50여 권을 국역했고, 「찬유향영주(讚儒鄕榮州)」 시(詩)와 소남시집의 서문(序文), 인동장시 종택 건봉각(虔奉閣) 준공기문, 소수서원 세계유산 등재 고유문(告由文), 이산서원 이건 상량문 등도 다수 남겼다. 지난해에는 수십 년간의 문헌을 정리한 「서산만고(曙山漫稿)」를 발간해 유교기록의 정리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송 고문은 수상 소감에서 “과분한 칭찬과 대접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한자 교육은 사서삼경이 아니라 상용한자를 가르치는 것이고, 지난 30여 년 동안 대학, 논어, 맹자 등 인성 중심 교육에 나섰지만 매우 부족했다. 이제 이 자리에 계신 유림 제위께서 꼭 이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제게 남은 짧은 시간이지만 교단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백 전교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김백 전교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송홍준 선생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송홍준 선생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김진영 전 영주시장, 김기진 영주문화원장, 박찬극 효문화진흥원장을 비롯해 서석태 풍기향교 전교, 정호원 풍기유도회장, 서정박 순흥향교 사무국장, 최세현 순흥유도회장, 금동률 전 영주향교 전교, 안병우 소수서원운영위원장, 박춘서 이산서원운영위원장, 박헌서 박약회장, 이정태 담수회장 등 지역 유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수상자 가족과 제자, 야성송씨 종회, 명륜교실 수강생 등도 함께했다.

김백 전교는 축사에서 “기로연은 태조 3년 기로소 설치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며 “이번 유림대상과 기로연을 통해 경로효친의 정신이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산 선생의 학문과 덕망은 영주의 자랑이며, 선생과 함께한 30년 세월은 나에게도 큰 배움이었다”고 전했다.

이유항 전 소수서원장의 덕담, 김진영 전 시장, 김기진 문화원장의 축사가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유교의 정신이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3부 기로연은 영주향교 권중수, 이재억, 김제호 유림의 소학제사 성독으로 시작해 영주아코디언연주단과 안단테섹소폰연주단의 공연, 오찬, 기념품 증정으로 마무리됐다.

영주향교 권중수·이재억·김제호 유림의 소학제사 성독
영주향교 권중수·이재억·김제호 유림의 소학제사 성독
기로연 오찬 및 축하 연주

다음은 제자 청도 김호철 선생이 지은 축시이다.

慶祝曙山先生儒林大賞(서산 선생님 유림 대상 경사를 축하드립니다)

慶道榮州小白陽(경도영주소백양) 경상도 소백산 남쪽 영주에서,

祝聲震動四方揚(축성진동사방양) 축하하는 소리 진동하며 사방에 드날린다.

曙如蒙昧此鄕覺(서여몽매차향각) 새벽같이 몽매했던 이 고을을 깨우쳤고,

山若崇高其意彰(산약숭고기의창) 산처럼 숭고한 그 뜻을 드러내셨네.

先導智謨多士鑑(선도지모다사감) 선도하신 지혜로운 슬기는 많은 선비들의 귀감이요,

生平做業萬秋香(생평주업만추향) 생평에 이루신 업적은 만세의 향기로다.

儒風振作心身獻(유풍진작심신헌) 유풍 진작에 심신을 바치셨고,

林井逍遙世事忘(임정소요세사망) 임천에 생활하시며 세상을 잊으셨네.

大義菁莪恒撫育(대의청아항무육) 대의로서 어루만지시며 인재를 교육하셨으니,

賞勳致賀盡誠當(상훈치하진성당) 상훈으로 치하함에 정성 다함이 마땅하리라.

2025년 11월 24일 문하생 청도 김호철 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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