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음식연구회, 과제교육 성과 공유·시식 평가회 열어
‘소백산 사계 12선’ 담은 2026년 레시피 달력도 공개

순흥묵밥엔 여름 들녘이 담겼고, 영주문어엔 바다의 깊이가 깃들어 있다. 부석태 청국장은 가을 들녘의 숨결이고,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배추전은 겨울 아랫목의 정이다. 뽀얀 인삼향 삼계탕 한 그릇엔 소백산 자락의 기운이 스며 있다. 영주를 품은 밥상, 그 한 상이 지금 다시 차려지고 있다.

영주시가 지난 21일 오후 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 ‘2025년 지역특화음식 개발 과제교육’ 성과 공유 및 시식 평가회를 열어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는 영주우리음식연구회(회장 권정자)가 지난 1년간 진행한 교육 성과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고, 연구회원들이 직접 개발한 향토음식 12종의 조리 완성도와 상품화 가능성을 평가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유정근 영주시장 권한대행, 박성만 도의회의장, 김병기 시의회의장, 전풍림‧김주영 영주시의원, 김기진 영주문화원장, 한상숙 농업기술센터 소장, 장종숙 영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 등을 비롯해 음식연구회원과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 한 그릇에 담은 영주의 자연…12가지 계절음식

이번 시식 평가회에는 ‘소백산 사계 12선’이라는 이름으로 구성한 지역 향토음식 12종이 소개됐다. 이날 현장에서 선보인 음식은 △육문어 △인삼말이 △눈개승마육개장 △산채들깨전병 △영주맥적 △능이제육냉채 △다시마배추전 △인삼황태무침 △소백산 묵나물비빔밥 등 9종이다. 이 음식들은 모두 우리 고장 영주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과 산채류, 그리고 계절 재료를 주재료로 사용해 지역성과 계절감을 고루 담았다.

눈개승마육개장은 소백산의 봄철 산나물인 눈개승마 향을 살린 국물 요리로 얼큰하고 개운한 맛을 자랑한다. 영주맥적은 전통 고기양념을 활용한 구이 요리로 감칠맛이 풍부하다. 다시마배추전과 인삼황태무침, 능이제육냉채는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메뉴로, 건강식과 간편성을 함께 잡았다. 소백산 묵나물비빔밥은 겨울철 저장 식재료를 활용해 지역 고유의 식문화 흐름을 보여주는 메뉴로 주목받았다.

▲ 2026년 레시피 달력으로 이어진 연구 성과

영주우리음식연구회는 이번 평가회를 계기로, 그간 개발한 레시피를 정리해 2026년 ‘영주 소백산 사계 12선’ 레시피 달력으로 제작했다. 달력에는 음식 사진과 간단한 조리법, 주요 재료 정보가 함께 실려 있어 일반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계절별로는 ▲봄(3~5월) - 눈개승마육개장, 산채들깨전병, 영주맥적 ▲여름(6~8월) - 두부김밥, 영주약계탕, 무섬국수 ▲가을(9~11월) - 능이제육냉채, 다시마배추전, 인삼황태무침 ▲겨울(12~2월) - 소백산 묵나물비빔밥, 육문어, 인삼말이 등 총 12개 메뉴가 월별로 배치됐다.

음식사진은 모두 회원들이 실제 조리한 것을 현장에서 촬영했으며, 시각적 완성도 역시 전문성과 정성이 깃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윤정 농업기술센터 생활기술팀장은 “올해 과제교육은 조리 이론뿐 아니라 실습과 현장 적용까지 함께 이뤄졌다”며 “향토음식을 활용한 체험 콘텐츠, 농촌관광과 연계 가능한 메뉴를 중심으로 후속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지역 음식이 곧 관광이고 문화다”

시식회에 참석한 시민과 관계자들은 음식의 맛과 향뿐 아니라, 조리 과정의 안정성, 식재료 구성, 향토성, 보급 가능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유정근 권한대행은 “시민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음식은 적극적으로 보급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지역 대표 음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영주시는 지역 식문화의 자산 가치를 살려 관광과 연결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만 도의장은 “외지인들이 ‘영주에 그 음식을 먹으러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향토음식 하나는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병기 시의장은 “유명한 향토음식이 타 지역보다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향토음식 개발에 더 많은 예산이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진 문화원장은 “재료도 값싸게 손쉽게 구할수 있어야 하고 쉽게 만들 수 있어야 영주만의 향토음식으로 대중화될 수 있다”며 우리음식연구회원들에게 더 깊은 고민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상숙 소장은 “영주의 자연을 담은 향토음식은 지역 고유의 문화자산”이라며 “잘 다듬어진 조리법과 이야기가 더해지면 관광 콘텐츠로서의 확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주우리음식연구회는 회장 권정자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36명의 회원이 지역 식문화의 보존과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연구회는 지역특화 식재료를 활용한 표준화 레시피 개발, 음식 교육·실습, 상품화 및 외부 행사 참여, 도농교류 프로그램 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향토음식의 자립 기반을 다져왔다.

권정자 회장은 “향후 음식박람회 참가, 학교 연계 교육자료 제작, 농촌 체험 관광과의 결합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라며 “영주의 음식이 일상의 식탁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전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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