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펠리에 쥘게드 국제고 학생 20명, 소수서원서 선비문화 체험
죽계구곡·부석사·소수서원 등 시티투어로 한국 문화 접해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서 온 고등학생 20명이 지난 3일 영주시티투어에 참여해 소백산 자락길을 걷고,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둘러봤다. 특히 소수서원에서는 유복(儒服)을 입고 예절을 배우는 ‘선비문화 체험’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몽펠리에 쥘게드 국제고등학교 2~3학년에 재학 중이며, 학교에서 한국어를 제3외국어로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다.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유복 차림으로 소수서원 강학당에 앉아 전통 예절을 익히고 문성공묘에 참배하는 등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 선비정신의 핵심을 체험했다.
이날 체험에 참여한 조로안(17·2학년) 학생은 “프랑스에서 ‘오징어 게임’, K-pop, 한국 드라마 등으로 한국 문화가 아주 인기 많다”며 “이번에 한국을 간다고 하니 친구들이 BTS와 블랙핑크 브로마이드, 한국 화장품을 사달라고 부탁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조로안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학생이다. 외갓집은 전남 목포로, 외할아버지·외할머니와 이모, 외삼촌이 모두 그곳에 살고 있다. 그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음식 중 바지락 칼국수를 제일 좋아한다. 특히 외할머니가 끓여주는 국물 맛은 최고”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복이 가장 잘 어울렸다는 평가를 받은 조로안은 “이번 소수서원 체험이 정말 인상 깊었다. 선비들의 차분하고 단정한 모습이 지금도 마음에 남는다”며 “한국의 정신문화가 멋지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또, 세계문화유산인 부석사를 방문해 무량수전과 안양루를 둘러봤고, 소백산 자락길 죽계구곡을 걸으며 자연 속에서 영주의 풍경을 만끽했다.
몽펠리에 쥘게드 국제고등학교는 9개 외국어를 정규과목으로 운영하는 프랑스 국제고다. 영어, 독일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등과 함께 한국어는 2012년부터 제3외국어로 개설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시티투어는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생생한 현장 학습이자 한국문화의 뿌리를 직접 느껴보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체험을 마친 뒤 “K뷰티도 유행이고, 한국 화장품과 음식이 모두 궁금했다”며 “김밥, 떡볶이 같은 음식은 이미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몽펠리에는 프랑스 남부의 관광 중심 도시이자 대학도시로, 1593년 앙리 4세가 설립한 프랑스 최초의 식물원과 F.X. 파브르 박물관이 있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