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유교문화 시연... 유림 120여 명 참석 ‘성황’
어른 공경과 노인 봉양 정신 되새기는 전통 의식

향음주례 개회식
향음주례 개회식

전통 유교문화의 중심지로서 오랜 역사·문화를 간직한 영주향교(전교 김백)가 작년에 이어 지난달 31일 유교 전통 의례인 ‘향음주례’를 열어 눈길을 끈다.

유교 육례(六禮) 중 하나인 향음주례는 고을의 선비·유생들이 향교·서원 등에 모여 학덕과 연륜이 높은 이를 주빈(主賓)으로 모시고 술을 마시며 잔치를 여는 향촌의례의 하나이다.

이날 행사에는 송홍준 전 소수서원장, 서승원 순흥향교 전교, 서석태 풍기향교 전교, 박헌서 박약회장, 이정태 담수회장, 나종태 산수회장, 각 문중 대표, 각 종가 종손, 지역 유림 원로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개회식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개회식은 송무찬 사무국장 사회로 개회해 국민의례, 문묘향배, 전교 인사, 영주시장 환영사(조종근 과장 대독), 송홍준 원로위원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김백 전교는 개회 인사에서 “우리 지역의 문헌상 기록으로는 1921년 6월 3일 정산 김동진 선생께서 소수서원에서 향음주례(800명 참석)를 베푼 후 엽전 100퀘비를 헌성하여 이를 유사가 관리 운영하였다는 기록은 있으나 그 후 공식적인 기록은 찾을 수 없다”면서 “그동안 잃어버린 전통문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하는 이 행사에 모든 분들의 관심과 지도 편달을 당부드린다. 장의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향음주례 시연
이날 향음주례 예원 분정에는 주인(主人) 전교 김백, 빈(賓) 유학 이유형, 개(介) 송춘수, 준(遵) 박춘서, 중빈(衆賓) 성호영·박헌서·이정태, 찬자 장성식·이재억, 찬인 송홍빈·금창헌, 악정 김종태·최대섭, 고인(鼓人) 이흥기·송인문, 수조(受俎) 김종문·이재규, 집례 김형묵, 상례(相禮) 김제호, 독홀(讀忽) 권중수·김태혁, 사준 장하숙·이희정·권경희, 사세(司洗) 박필연·최경영 등이 분정됐다.

본 시연은 예원분정 후 집례의 창홀에 따라 예원 관세위, 예원 각 취위, 시보격고, ▲주인영빈례(主人迎賓禮):주인이 빈을 맞이하여 마련된 자리로 간다. ▲주인헌빈례(主人獻賓禮):주인이 빈에게 잔을 권한다. 빈은 주인에게 “맛이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빈작주인례(賓酌主人禮):빈이 주인에게 잔을 권한다. 주인은 맛을 본 후 다 마시고 잔을 비운다. ▲악빈례(樂賓禮):술을 마셨으니 흥을 돋우기 위해 풍악이 울리는 가운데 악정(최대섭)이 단소를 연주하고, 악정(김종태)의 황황지화(皇皇者華) 5장과 남유가어(南有嘉魚) 4장을 노래로 부른다. ▲독훈사(讀訓辭):독홀(권중수)이 ‘가정에 효도’, ‘나라의 충성’, ‘집안의 화목’, ‘향단에 화친·단합’을 권하는 훈사를 읽는다. ▲독향약(讀鄕約):독홀(김태혁)이 부모에게 불순한 자, 형제가 서로 싸우는 자 등등 권선징악과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만든 향촌의 자치 규약(퇴계 선생이 지은 향약)을 읽는다. ▲승좌(升坐):주인과 빈 및 참례자들이 향음 자리로 올라 술을 권하고 풍악을 울린다. ▲빈출(賓出):자리에서 일어나 상읍례로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밖으로 나간다. ▲예필(禮畢):격고로 예가 끝났음을 알린다.

박헌서 박약회장은 “오늘 향음주례 시연은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행사였다”며 “이번 행사가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문화유산의 계승과 보존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모든 분들의 수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향음주례 시연에서 '주인헌빈례'가 진행되고 있다.
향음주례 시연에서 '주인헌빈례'가 진행되고 있다.
악빈례-악정(김종태)이 남유어가를 부르고 있다.
악빈례-악정(김종태)이 남유어가를 부르고 있다.
독훈사-독홀(권중수)이 훈사를 성독하고 있다.
독훈사-독홀(권중수)이 훈사를 성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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