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인삼축제 기간, ‘죽계선비뎐’과 ‘덴동어미 화전가’ 무대 올라
지역대표 문화콘텐츠로 성장…전통과 해학으로 풀어낸 영주정신
우리고장 영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두 편의 창작 마당극이 오는 풍기인삼축제 기간 중 무대에 오른다.
‘죽계선비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지역대표 예술단체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영주의 정신과 유교문화를 마당놀이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덴동어미 화전가’는 (사)한국예총 영주지회가 주관해 지역 여성서사와 민속놀이를 중심으로 구성한 영주의 대표적 민간 창작극이다.
두 작품은 각각 한문화아트비전과 예총 영주지회가 주관하며, 전통과 현대, 역사와 삶, 여성과 선비의 서사를 담아낸 마당놀이로 지역 문화의 정체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 소수서원 품은 선비정신…‘죽계선비뎐’
‘죽계선비뎐’은 죽계천과 소수서원을 배경으로 한 마당놀이로, 유교정신의 핵심 가치인 ‘경(敬)’, 즉 공경과 존중의 의미를 무대 위에 올린다.
거만한 유생 우기만이 술에 취해 외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 한마디로 경자 바위에서 하인과 함께 물에 빠지며, 정신과 몸이 뒤바뀌는 상황이 벌어진다.
새로운 마을에서 타인의 삶을 이해하게 된 그는 점차 참선비로 거듭나고, 진정한 경(敬)의 의미를 깨달으며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인간상을 보여준다.
전통 유교문화와 영주의 지명(죽계천, 경자바위 등)을 서사의 중심으로 배치해 교육적 메시지와 극적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이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영주시와 한문화아트비전 주관으로 제작됐으며, 공연은 18일과 19일 오후 2시, 26일 오후 2시와 5시에 영주 선비세상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 여성의 삶과 연대, 해학으로 풀다…‘덴동어미 화전가’
‘덴동어미 화전가’는 시집살이에 지친 아낙네들이 봄날 화전놀이에서 일상의 억압을 풀어내는 이야기다.
극의 주인공 덴동어미는 네 번의 결혼과 사별을 겪으며 억척스럽게 살아낸 여성이다. 그녀의 삶을 중심으로, 화전놀이가 갑자기 신세타령의 장으로 바뀌며 여성들의 울분과 연대, 그리고 위로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이 작품은 1938년 발간된 『소백산 대관록』에 실린 설화를 바탕으로 창작됐으며, 순흥 지역의 민속문화와 여성적 서사를 희극적으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특히 여인들의 민요와 춤이 어우러지며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구성이 돋보인다.
공연은 (사)한국예총 영주지회 주관으로, 20일 오후 3시, 25일 오후 2시 풍기인삼축제장 주무대에서 열린다.
▲ 무대 위 살아난 영주의 정체성
두 작품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영주의 역사와 공간, 인물과 민속을 극으로 재현한 지역 고유의 콘텐츠다.
죽계선비뎐은 소수서원과 유교문화를, 덴동어미 화전가는 순흥 아낙네들의 삶과 웃음을 담아냈다. 마당놀이 특유의 해학과 풍자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시 관계자는 “두 공연 모두 관람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구조로 구성돼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과 외지 방문객에게도 깊은 인상을 줄 것”이라며 “지역 콘텐츠가 경쟁력이 되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세부 일정은 영주시청 홈페이지 또는 주관단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