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국 33개 공연단 참가…탈과 춤으로 도심 물들어
“춤추는 탈, 다양한 얼굴을 찾아서” 10일간 대동한마당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25’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10일간 열린다. 중앙선1942 안동역과 탈춤공원, 원도심 일원에서 개최되며, 도심 전체가 축제 무대가 된다.
올해 주제는 ‘춤추는 탈, 다양한 얼굴을 찾아서’다. 각기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탈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공감하고 연결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탈춤이라는 인류 보편문화가 ‘세계인의 공감언어’가 되기를 바라는 의미다. 탈춤은 단지 전통문화가 아닌, 현대인이 감정과 신분의 경계를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는 상징으로 그려진다.
▲ 28개국 참여…글로벌 문화 교류 확대
이번 축제에는 28개국 33개 팀의 외국공연단이 공식 초청돼 무대에 선다. 지난해보다 참가국과 공연단 수가 증가했고, 일부 팀은 자발적으로 참가를 신청했다. 외국공연단 대부분은 자국의 민속 탈춤을 선보이며 문화 다양성을 한자리에서 보여줄 예정이다.
주한 외국인과 외교사절단을 초청한 팸투어도 확대된다. 특히 안동 탈춤의 브랜드 가치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국제노선 항공기의 외부를 활용한 ‘탈춤 이미지 래핑 광고’도 시작했다.
축제장 내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3개국어 통역안내 요원이 상시 운영된다. 외국인 대상 전용 안내소, 푸드존 배치, QR코드 안내판, 다국어 지도 등도 함께 마련된다. 외국인을 위한 ‘탈춤 1일 체험 가이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 공간도 넓히고 콘텐츠도 강화
축제장은 기존 동서축 중심의 공간을 벗어나 남북 방향으로 확대됐다. 탈춤공원과 중앙선1942 안동역, 원도심 문화의 거리까지 연결돼 도심 전체가 탈춤의 무대로 변화된다.
탈춤공원에는 전통탈춤과 세계탈춤 공연장이 배치되고, 농특산물 직판장, 놀이동산, 창작 체험존, 지역상인 판매부스가 입점한다. 중앙선1942 안동역은 축제의 허브로, 대동무대와 주 무대가 설치된다. 하루 평균 5회 이상 주요 프로그램이 집중적으로 운영된다.
원도심 문화의 거리는 축제의 생활형 공간으로 활용된다. 지역 상점과 연계한 할인행사, 플리마켓, 야간공연, DJ 탈파티 등도 열린다. 특히 올해는 원도심 주민과 상인이 직접 기획한 ‘우리동네 탈문화축제’도 시범 도입된다.
▲ 탈 쓰고, 춤추고, 함께 놀다
축제장을 찾은 누구나 ‘탈’을 쓰고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이 마련됐다. ‘나만의 탈 썬캡 꾸미기’, ‘탈스티커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등 탈쓰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올해는 이들 프로그램을 전 연령층이 즐기도록 유아용부터 성인용까지 키트를 세분화했다. 대형 창작탈 전시, 전통탈 전시, 세계탈 공모전 수상작 전시도 동시에 열려 ‘탈’을 주제로 한 예술적 감상과 놀이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도심 곳곳에서는 탈을 쓴 버스커들의 즉석 공연이 진행된다. 퍼레이드는 △원도심 거리 △축제장 내부 △전통시장 일대 등 3개 루트로 나뉘어 하루 2회 이상 진행된다. 참여형 프로그램인 만큼 관람객이 탈을 쓰고 퍼레이드에 직접 참가할 수 있다. 또한 전국 20개 대학 100여 명의 청년 예술인이 모여 만든 ‘탈놀이 연합 공연단’도 매일 축제장 곳곳을 누비며 탈춤 한판을 벌인다.
▲ 하회별신굿부터 K-POP까지
하회마을에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별신굿탈놀이’가 매일 상설공연된다. 만송정과 부용대 일대에서는 ‘선유줄불놀이’가 이달 27일과 다음달 4일 두 차례 열린다.
수백 명의 관람객이 하천과 언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통 불꽃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현대 창작형 콘텐츠도 대폭 늘었다. ‘우네모 탈 랜덤댄스 경연대회’, ‘탈 탈랜트 노래경연’ 등은 젊은 층이 몰리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탈춤공원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탈랄라 댄스 배우기’는 올해부터 축제 전역으로 확대돼 누구나 배울 수 있게 됐다. 경연대회는 세계탈놀이경연대회, 창작탈춤 경연대회, 지역 청소년 참여형 탈창작 캠프 등으로 구성된다. 참가자와 관람객이 따로 없는 ‘대동 춤판’의 구조다.
▲ 이탈리아 문화관 특별 운영
올해 주빈국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전통탈과 함께 ‘안동의 탈’을 재해석한 특별 전시가 열린다. 이탈리아 장인이 수작업으로 만든 ‘하회탈 리미티드 에디션’도 국내 최초 공개된다. 이탈리아 문화관은 전통의상, 민속춤, 공예품 전시로 구성되며, 현장에서는 이탈리아 커피와 디저트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운영된다.
안동 문화관은 한복 체험, 한지 탈 만들기, 국악기 체험 등으로 꾸며졌다. 양국 문화 교류 퍼포먼스도 축제 중반에 공동 무대로 진행된다. 양국 공연단이 함께 만드는 퓨전 탈춤무대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K-POP 페스티벌, 영남가요제, 안동의 날, 탈문화 학술대회, 낙동7경 기획전 등 연계행사만 20여 개에 이른다. 안동시 전역이 연휴 기간 ‘문화 도시’로 변신한다.
▲ “모두가 주인공 되는 축제, 기대 커져”
축제 개막식은 오는 26일 오후 5시 30분부터 열린다. 개막 퍼레이드는 원도심 거리부터 시작해 축제장 대동무대로 이어진다. 탈을 쓴 공연자와 관람객이 함께 걷고 춤추는 장면으로 화려한 서막을 연다.
개막식은 올해부터 무대 중심이 아닌 ‘관객 참여형 개막 퍼포먼스’로 연출된다. 모든 외국공연단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동난장도 함께 진행된다. 무대, 객석, 거리의 구분을 없애고 모두가 한 무대에서 춤추는 탈의 판을 만든다.
올해 축제는 개천절, 한글날과 연결되는 황금연휴로 관광객 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동시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 예술과 참여가 만나는 무대”라며 “탈이 가진 자유와 해학, 그리고 대동정신이 축제를 통해 전 세계에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