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산림조합을 명품 청사로…“기초부터 바로 세웠다”
한 사람의 신념과 34년 현장 경험이 만든 변화의 발자취
"숲의 선물" 산림의 부가가치를 6년 키우고…청사 신축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한 '영주시 산림조합'의 오늘
“사막에서 헤딩하는 심정”으로 시작…미래 사업 확장까지
영주시산림조합은 역사와 함께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으며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산’을 기반으로 한 조직인데다 재정 압박, 열악한 업무 환경 등 모든 여건이 위기였던 적도 있다.
영주시 단산면 동원리 ‘오상’ 마을 출신인 윤상순 조합장은 34년간 산림조합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다른지역 산림조합의 상무직으로 퇴직한 뒤 영주시산림조합 조합장 선거에 도전했고, 2019년 3월부터 전임 조합장의 뒤를 이어 제18·19대 영주시산림조합 조합장을 맡고 있다. 그는 무투표로 당선될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1978년 상주전문대학에서 산림학을 전공해 전문성도 갖췄다. 누군가는 그를 두고 “한 사람의 지도자가 세상을 바꿨다”는 말로 평가했다. 위기의 조직을 살려내는 일은 사막에서 물을 찾는 것만큼 어렵지만, 그는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산림은 희망이고 생명이며 무한한 자원의 보고’라고 설명할 정도로, 그의 다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천의 출발이었고, ‘청사 신축’ 목표를 끝내 실현해 조합원과 직원들에게 보답했다. 이는 곧 경영 정상화와 신뢰 회복으로 이어졌다.
윤 조합장은 취임 직후 조합의 기초부터 바로 세웠다. 조합원과 임업인의 권익 보호, 안전한 산림 작업 환경 조성, 산불·산사태 등 재난 대응 체계 강화에 힘썼다. 최근 의성산불 등 국가재난 현장에서는 벌채, 사방사업, 복구사업 인력을 신속히 투입해 ‘현장형 조합’ 이미지를 굳혔다. 또한 정책사업뿐 아니라 금융사업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윤 조합장은 “사막에서 헤딩하는 심정으로 임했다. 전임 조합장들의 노고와 더불어 산림조합을 이끌어 왔다. 요즘 조합원 평균 연령이 65세”라며 “한 분 한 분의 믿음과 지지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순조롭게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출발은 미약했지만, 발걸음은 단단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영주시산림조합의 탄생과 역할
영주시산림조합은 1962년 ‘영주군산림조합’으로 창립됐다. 이후 1978년 임업협동조합에서 산림조합으로 개편·명칭이 바뀌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 무분별한 연료림 채취로 황폐해진 산림을 복구하는 데 힘을 일궜으며, 양묘사업을 토대로 조림·육림사업까지 발전시키며 산림을 푸르게 가꾸는 데 기여했다. 즉 묘목사업이 조합 운영의 발판이 됐다.
조합은 산림 자원 조성 및 경영 기술 지도, 산림 토목사업, 산림보호, 대리경영 제도, 임산물 유통, 상호금융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림 재난 대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경북 북부로 확산된 초대형 의성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이달부터 벌채, 사방사업 등 인력을 투입하며 전력을 쏟고 있다.
윤 조합장은 “조림사업이 전 국토에 완료되면서 산림의 이용 가치가 높아졌다”며 “산림의 안정을 위해 산림토목사업에 주력하고, 산불 등 국가재난에 적극 대응해 조합의 위상과 산주·임업인의 권익을 높임은 물론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1998년 정부 인가를 받아 금융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금융기관을 운영하며 꾸준히 활성화해 왔다. 예·적금과 대출금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적정 금리 조정과 연체율 정상화, 그리고 직원들의 투철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책임감 있게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매년 평균 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출자배당률은 연평균 5%를 유지했다. 금융 이용자, 벌초 대행, 송이 공판 위탁자들에게도 높은 배당을 실시해 조합원 만족도를 높였다.
취임 7년 차에 접어든 윤 조합장은 “불편을 감수하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잘 버텨줬다”고 말했다.
영주시산림조합은 조합장과 상무 직책 아래 기술지도과, 경영지도과, 금융과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 내 다양한 산림정책과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한 산림청 공모에 선정된 소백산 임산물유통센터 건립을 통해 지역 청정 임산물의 브랜드화와 원스톱 유통 시스템 마련 계획도 추진 중이다.
# 명품 청사와 미래 사업
윤 조합장의 오랜 숙원은 ‘청사 신축’이었다. 기존 청사는 좁은 골목에 위치해 접근성과 주차 공간 모두 불편했다. 그는 사무실 협소, 일방통행 도로, 주차장 부족 등이 조합 발전의 발목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새 청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각오로 사업 추진에 매진했다.
산림조합은 4~5년간의 수익을 모아 2022년 청사 부지 2천710㎡를 매입했다. 마침 2023년 산림청 임산물유통센터 공모에 선정되면서 16억8천만 원의 보조금을 확보했고, 여기에 산림조합중앙회 지원기금 15억 원까지 더해 총 42억 원 규모의 3층 신축 청사가 선비로(세무서 사거리)에 들어섰다.
1층에는 금융점포·숲카페·임산물 판매장을, 3층에는 산채를 활용한 식당을 마련할 예정으로 ‘복합형 청사’로 설계했다. 사업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23년 상망동에 8천 평의 임야를 매입해 목재 파쇄기를 가동, 판넬 공장과 화력발전소에 납품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했다. 앞으로 이 부지를 나무시장, 양묘장, 송이공판장, 목재파쇄장 등 산림사업 종합단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동식 목재 파쇄기 등 장비도 지원받아 산림 현장에 투입하면서 자체 수익을 늘리고 있는 영주시산림조합은 산림과 지역을 함께 키우는 조합이자 지역사회 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 윤 조합장의 리더십은 경제적 성과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재)영주시인재육성장학회에 지금까지 누적 5천600만 원을 기탁했고, 재난 피해자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지역 인재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에서 조합원의 자녀들에게까지 매년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 “국토를 지키는 버팀목이 될 겁니다”
“숲이 준 선물 '산'은 도시민에게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토를 보존하는 버팀목입니다. 국토의 65%가 산인 나라에서 산림조합이 할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이제 영주시산림조합은 단순한 산림 관리 기구를 넘어, 명품 청사와 다양한 사업 기반, 지역과 함께하는 공헌 활동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조직이 됐습니다” 그는 산림의 가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산림조합은 시대 흐름에 발맞춰 영문 브랜드 네이밍 ‘SJ’를 도입했다. 기존 영주시산림조합 로고 뒤에 S(Sanrim)와 J(Johap)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해 만든 것으로, 녹색의 푸르름과 무한한 성장을 상징한다. 이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산림의 가치를 높이고,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와 더욱 친근하게 소통하기 위한 의지를 담고 있다.
앞으로 조합은 ‘SJ’ 브랜드를 중심으로 친환경 경영, 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 청년층 참여 확대 등 새로운 비전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특히, 모든 산림사업의 발주와 관리를 확대할 예정이며, 토목사업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재원을 마련하고 자체 사업을 늘려나가 조합원에게는 복지 지원을 더욱 충실히 제공해 조합 수익 창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산림조합중앙회 대의원과 중앙회에 설치된 조합발전위원을 맡고 있는 윤 조합장은 “전국에 143개 산림조합이 있다”며 “산림조합 운영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재난 예방과 수익성 있는 사업에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와 산림조합을 최고의 직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잘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청사 신축에 따른 준공식은 국가재난으로 취소했다. 이는 검소하고 청렴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나 자신을 낮추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충효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조합 업무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조합장은 마지막 인사로 이렇게 전했다.
“산림을 사랑하는 조합원, 시민여러분! 관심과 성원 덕분에 영주시산림조합이 새 청사로 이전했습니다. 지역사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산림문화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삼복더위에 건강 잘 챙기시고, 현장에서도 찾아 뵙고, 청사에서도 기다리겠습니다. 늘 기쁜 날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