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실내수영장에서 발생한 인분 유출 사고로 시민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5일 수영장 중앙에서 인분이 둥둥 떠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수영장 운영은 즉시 중단됐고, 시는 여과·소독에 이어 이틀간 700t에 이르는 수돗물을 전면 환수했다. 하지만 충격은 수질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사고 이후 수영장을 찾은 시민들은 악취가 남아 있었다고 증언했고, 수질 정보를 어디서도 확인할 수 없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이 사건은 국내 유력 언론사와 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보도됐다. 포털 메인화면에도 오르며 파장이 커졌고, 이는 단순한 체육시설 사고를 넘어 영주시 전체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졌다. 청정도시, 건강도시를 표방해온 영주라는 지역 브랜드에 흠집이 난 셈이다. 수많은 관광객과 전입 희망자들이 지역을 판단할 때 지역 언론뿐 아니라 전국 미디어에서 접한 인식을 바탕으로 결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고는 지역사회에 남긴 상처가 적지 않다.
사고의 본질은 단순한 위생사고가 아니다. 첫 번째는 사후 대응의 안이함, 두 번째는 정보 비공개로 인한 불신, 세 번째는 사고 반복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감이다. 수영장 이용 시민들이 “실수는 이해한다. 하지만 반복은 안 된다”고 말한 것은 그동안 유사한 일이 반복돼 왔음을 시사한다. 시민들은 수질 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일부는 “기저귀를 착용하고 수영에 참여하는 고령자도 있다”며 이용자 의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영주실내수영장은 지역 유일의 공공 수영장이자, 하루 평균 1천 명이 찾는 대표 체육시설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어르신과 어린이들이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만큼, 더 높은 수준의 위생 관리와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 단순히 물을 갈고 소독제를 뿌리는 방식으로는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시는 사후 조치로 전체 환수와 무료 강습 등 보완책을 내놨지만,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안전한 일상’과 ‘예측 가능한 운영’이다. 위생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매뉴얼 공개, 수질 상태의 실시간 전광판 표기, 사고 발생 시 투명한 브리핑 시스템 구축 등이 절실하다.
이와 함께 시민들도 이용자 간 배려와 자기관리에 동참해야 한다. 본인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불편함이 있다면 자발적으로 이용을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공공시설에 대한 신뢰는 한 번의 사고로 무너질 수 있다. 그러나 회복에는 오랜 시간과 진심이 필요하다. 이번 사고가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도록, 영주시는 철저한 진단과 투명한 운영, 그리고 시민과의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지역의 이미지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전략적 대응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