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경 (수필가)

문화예술은 소통이면서 화합이다. 그중에서도 문학의 역할은 삶에 필요한 영양소이자, 시대를 잇고 소통을 이어갈 징검다리다. 문학은 우리의 감정을 어루만지고, 삶의 깊이를 더해주며, 사람과 사람 혹은 사람과 사물까지도 연결해주는 힘을 가진다. 나아가 문학 활동은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자양분으로서 섭취한 만큼 생을 빛낼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인간이 의식주로도 생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정신의 풍요와 정서적 위로가 더해졌을 때 행복지수는 올라간다.

지난달, 영주에서 ‘2025 한국문학인 백두대간 어울림한마당’이 열렸다. (사)한국문인협회가 주최하고 경상북도지회가 주관한 행사로, 경상북도와 영주시, 영주문인협회가 후원한, 전국의 문학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학을 매개로 화합의 한마당을 이룬 잔치였다. 기대만큼 성황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준비하는 손길마다 책임과 최선이라는 숨은 노력이 깃들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한 방향으로 마음만 결집하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영주가 꿈꾸며 계획하는 모든 일에도 시민의 마음이 더해져 화합의 마당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민을 향해, 지역을 향해 뜻을 같이한다면 불가능은 없을 테다.

문학인의 어울림한마당은 1부 축하공연, 2부 개회식, 3부 한국문학 심포지엄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3부 행사인 한국문학 심포지엄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문학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토론장이었다. 졸필이지만 문학의 언저리를 맴도는 사람으로서 지역발전에 기여할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우리 지역이 인구 감소로 여러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문학인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영주가 품은 유무형의 자산이 문학을 매개체로 영주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천혜의 자연자원을 보유한 지역민으로서 그 활용도에 대해 분골쇄신할 용기가 있는지, 비록 한 사람의 작은 노력이지만 그것이 물꼬가 돼 시민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지역민의 숨결이 담긴 문화예술과 문화유산은, 그 지역이 피워낸 문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빛을 발할 수 없다. 때론 미학적으로, 또 때론 사실 중심으로 우린 그 문화를 읽으며 해석을 이어간다. 문학인의 눈으로 바라본 지역 유산은 작가의 상상력과 감성을 통해 예술로 나타나며, 그 창작 활동은 지역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이면서 관광객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간 교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어울림한마당의 성과라면 영주가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문학인의 눈과 가슴으로 다시 한번 꽃을 피워냈다는 거다.

문화관광은 자연과 역사 그 지역의 정신까지도 읽고 해석하는 일로, 영주의 문화유산 이해에 문학이 한몫한 것만은 사실이다. 전국의 문학인들이 영주를 방문해 소백산 자락에서 숙박하며, 지역의 대표 음식 4끼를 먹고,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지역 문화 탐방에선 문학과 문화체험 두 물줄기가 만나 현재를 통해 과거를 잇고, 미래까지도 변함없이 이어갈 정신의 만남도 가졌다.

문화예술을 통해 영주를 알릴 수 있는 건 비단 문학만이 아닌, 모든 예술단체의 몫이기도 하다. 음악으로, 미술로, 사진으로, 연극으로, 국악으로, 무용으로, 연예예술 활동으로도 영주의 정신과 문화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기에 지역을 알려 관광객을 맞기 위한 각 단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리라 본다. 문학인 어울림한마당 행사 후 영주를 소재로 한 문학작품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나, 문학인들이 1박 2일 동안 관내 곳곳을 탐방하며 자연과 역사, 전통과 영주의 정신문화를 접할 수 있었으니 한국 문단으로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을 테다.

천혜의 자연자원과 문화유산을 탐방하며 문학인의 눈으로 바라본 영주,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기지 못했을 그들의 통찰력은 영주가 문학이라는 씨앗으로 다시 한번 꽃피울 날을 기대하고 있음이다. 전국에서 모여든 문학인, 지금 그들의 펜은 영주를 향한 일필휘지로, 손끝 홍보대사가 되어 있지 않을까. 손끝 울림은 가고 싶은 영주, 머물고 싶은 영주, 다시 찾고 싶은 영주라는 문화예술 활성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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