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은 청소로도 안됩니다"
“손녀가 숨 쉴 도시를 지켜야지요”
“손녀들에게 영주의 나쁜 공기를 단 1초도 마시게 할 수 없다”
저와 남편은 영주가 고향입니다. 영주를 누구보다 사랑하며, 이곳에서 여러 사업체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납공장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납이 1급 발암물질이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공장이 들어설 위치를 알고 나서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아이들이 뛰노는 아동친화도시에, 그것도 주거지 인근에 납공장이라니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결정입니다. 그날 이후, 저는 가족과 지인, 그리고 제가 속한 모든 단체에 납공장의 위험성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마을 한복판에 독성 물질 공장이 들어선다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저 역시 영주시민이자, 이 도시의 주인입니다. 주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하망동에 살고 있고, 딸은 현재 임신 중입니다. 손녀는 두 살입니다. 저는 제 손녀에게 이 도시의 나쁜 공기를 단 1초도 맡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납공장이 실제로 가동된다면, 손녀가 영주에서 자라는 미래는 상상조차 하기 싫습니다.
게다가 그때부터는 영주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도 믿고 먹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 가족과 제가 운영하는 사업도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희 매장에서는 납공장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시민들이 공감해 주시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누가 이런 공장을 반길 수 있겠습니까?
저는 끝까지 서명을 받고, 납공장 불허를 외칠 것입니다. 단 하나의 이유, 이 고향 영주에서 계속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 모두의 염원인 납공장 불허가 꼭 실현되기를.
가흥동에서 정수진
영주시는 납제련 공장을 유치해 ‘청정도시’ 간판을 떼려는 것인가!
영주 하늘꽃마을은 2009년부터 귀농·귀촌을 꿈꾼 30~40대 청년들이 문수면에 뿌리를 내려 일군 마을로, 지금은 15가구, 50여 명의 주민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어느덧 청소년이 되어 각자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고, 마을로 이사할 때 꼬맹이였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도시로 나갔거나, 다시 마을에 돌아와 각자의 삶을 꾸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수 하늘꽃마을 앞에는 세계 유일의 금빛 모래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저는 이 강의 아름다움에 끌려 마을에 정착하기로 결심했었습니다. 그러나 영주댐이 건설된 뒤로 모래강의 물길은 점점 좁아지고, 깨끗하던 강물은 말라가고 있습니다. 영주댐 반대 시위가 한창일 때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미안함을 늘 가지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영주시가 문수면에 납제련 공장을 승인할 것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몇 년 전 납공장 유치 반대 현수막이 걸릴 때만 해도 마음으로 응원만 했지, 여전히 행동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공장이 ‘곧 가동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예전처럼 구경만 해왔던 것이 일의 심각성을 이만큼 키운 게 아닌가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늘꽃마을처럼 외딴 시골에 마을을 이루면 환경적인 위협 없이 좋은 공기 마시며 마음 편히 지낼 것 같지만, 사실 저는 해마다 마을에 유해시설이 들어오려고 시도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매년 쓰레기 매립장, 폐기물 처리장 같은 유해시설이 인구가 적고 고령화된 시골에 속속 들어오는 현실 속에서, 제가 살고 싶은 ‘청정한 삶’은 시골에서도 여전히 계속 위협받고 있습니다.
문수면에는 하늘꽃마을뿐만 아니라 빛마을 교회 공동체도 있습니다. 다양한 가족과 청년들이 귀농·귀촌을 선택해 새 삶을 꾸리기 위해 속속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는데, 영주시는 ‘청정도시’와 ‘다채로운 먹거리의 고장’을 내세우고 있으면서 왜 인구소멸 위험 지역인 이곳에 납제련 공장 같은 유해시설을 유치해 모여드는 청년들을 영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내쫓고 있는 것입니까?
실제로 영주시는 이미 대기오염지수가 매우 나쁜 날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기오염을 개선할 노력은 하지 않고, 오히려 위험한 독극물인 납을 제련하는 공장을 주택가와 학교가 2~3킬로미터 근방에 모여 있는 인근 지역에 유치한다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영주시의 행정적 결정이란 말입니까?
청년들이 도시를 떠나 영주에서 미래를 꿈꾸고, 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영주시는 납제련 공장 같은 유해물질을 다루는 공장 유치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영주시는 시민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결정을 당장 해주시길 촉구합니다.
문수면 하늘꽃마을 주민 최은득
녹조엔 침묵, 납공장엔 예민?
“영주에 있는 다른 기업들의 다른 공장들은 과연 안전할까? 낙동강 녹조는 아무 말 않으면서 왜 납공장 건설에만 예민할까? 그동안 영주 사람들은 모든 일에 무심했잖아.” 이 지면을 채울 원고를 청탁받고 지인에게 들은 말이다. 그 또한 영주시민이다.
얼마간 맞는 말이다. 정치인의 위법도 공공의 문제도 색깔로 덮고 넘기는 영주. 내부의 자조이자 외부의 시선이다. 한순간,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엉망이 되는 마을이나 나라는 없다. 모두 ‘우리’의 선택이고 ‘우리’의 방치이며 ‘우리’의 책임인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공공의 책임을 생명으로 질 수는 없는 일이다. 누구의 생명도 1급 발암물질 앞에서 담보가 될 수 없다. 매주 납공장 설립 반대 시위에 나가는 친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집회 다녀와서, 그래도 희망을 봤어.> 여기서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납공장 사태의 위법은 명확하다. 허가 과정의 불법성. 시민을 배제한 불투명한 정보 공개. 그로 인해 시민이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앗은 것. 소극적인 대처와 문제의 방치. 이번 납공장 사태야말로 ‘일 친 놈 따로, 발 동동거리는 놈 따로’인 상황이다. ‘선비’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을 이르는 말. 영주시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시민의 생명권과 제 명예와 브랜드 가치를 한번에 짓밟는 우스운 짓을 스스로 해내고 있으니 기가 차서 글도 안 써진다.
생은 늘 불안 속에서 유지되고, 얼마간은 불안의 힘으로 이어지는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불안은 그 생태계 안의 모두를 잠식한다. 예민하고 날카로워지며 이분법과 폭력이 만연하는 상황에 필연적으로 면하게 되는 것이다. 혹은 무기력해지거나.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다시 인간을 불안으로 몰아넣는다.
악순환이다. 이것은 누구는 살아남고 누구는 죽어나가는 경계 있는 재난이 아니다. 영주시가 어디까지 어리석을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은 전혀 재미있지 않다. 이것은 소설이나 영화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원고 파일의 이름을 ‘nap’으로 저장했다. 부디 이 악몽이 그저 여름날 낮잠 정도로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책방하리 대표
힐링 영주에 납공장!? “절대 반대”
“힐링 영주에 납공장이 무슨 말인가!? 절대 반대”
“납공장 건축비용을 영주시가 손해배상해주는 한이 있더라도 납공장 가동은 결단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납공장을 유치해 온 자, 납공장을 허가 한 자, 도대체 어디있노!!!?? 나와서 해결해라”
“영주시민 여러분! 납공장 반대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소리높여야 합니다! 불의를 보고 가만히 있는 것이 선비정신이 아닙니다!”
휴천동 전미희씨
우리 지역에 납공장? “참담하다”
영주시민으로서 정말 걱정이 됩니다.
납공장이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공장이 우리 지역에 들어선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납공장과 관련된 행정 절차나 허가 과정 등에서도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많아 의문이 들고, 그동안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만 커져 갑니다.
왜 이런 일이 시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이나 동의 없이 진행되었는지, 누구를 위한 결정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터, 아이들이 자라나는 이 도시가 건강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지켜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휴천동 신은진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