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천 (금계종손)

먼저 축하합니다. 가장 큰 책임을 지는 나라의 일꾼으로 선출된 걸 축하합니다. 또한 위로합니다. 가장 큰 책임을 지는 자리인지라 고생이 많을 수밖에 없고 비판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12월 3일 계엄 포고령이 뜬금없고 분노와 공포를 몰고 왔음은 유력 대선 주자들도 모두 인정했습니다. 이는 국민의 생활에 나쁜 쪽으로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론 새로운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되었음은 다행이기도 합니다만 갑작스런 집권이 준비 부족에 따른 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까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선출 과정을 통해 새 정부의 정책을 잘 다듬었으리라 믿기도 합니다.

선거는 국민의 집단지성의 표현이란 점에서 그동안 대통령께서 나라의 큰 일꾼으로서의 역량을 갖추었음을 국민들이 인정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큰 역할의 시작점에 저는 끝난 후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먼저 합니다. 지나고 보면 결국 성과가 중요하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 존경받는 선비들이 그러했듯, 대통령께서 뛰어난 역량과 그 역량을 바탕으로 당대와 후대에 도움을 주는 큰 성과를 만들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선비들은 출생일보다 죽은 날을 더 중시했습니다. 선비들은 죽음이 바로 사람으로 태어나 세상을 위해 치열하게 만들던 성과가 끝을 맺는 날이자, 죽는 날까지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는 기준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날, 국민 모두가 현재와 미래를 밝힌 위대한 성과를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선비는 아직 오지 않은 후세대의 평가를 가장 두려워했습니다. 논쟁적인 상황에 대한 솔루션을 치열하게 논할 때도 후세의 선비가 어떻게 평가할지를 생각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지금도 존경을 받고 있는 선비들의 이 마음처럼 오직 국민과 미래 세대를 위한 큰 일꾼으로서 흔들림 없는 노력을 이어가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선비들이 최고의 존경심을 담아 칭송하는 표현 중에 “죽어서야 멈추었다(死而後已).”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죽을 때까지 치열하게 노력하며, 이상향의 실현을 위해 살아있는 동안은 노력의 시간이었다는 의미입니다. ‘대과 없이 잘 지냈다’라는 말은 겸손의 표현일지언정 세상을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선비들에게 해당되지 않았던 것처럼, 임기 내내 오직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스스로를 갈고닦으며 모든 공직자가 자신처럼 행동하도록 하길 바랍니다.

공직을 맡았던 선비들은 자신의 역할을 한마디로 표현할 때 분우백리(分憂百里)라 했습니다. 걱정을 100리 단위로 나눈다는 말입니다.

최고권력자가 왕이던 시절, 선비들에게 왕은 걱정의 대상이 아니라 걱정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선비들에게 왕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나라의 부강을 기하기 위해 걱정하는 걸 자신의 존재 가치로 삼아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신이 아닌 왕이 모든 걸 전부 알 수 없고 손수 할 수 없었습니다. 목민관들이 왕 자신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을 하라고 목민관을 각 지역을 나누어 파견했으니, 선비들은 이를 분우백리라 했습니다.

지금은 지방자치시대인지라 지역민이 직접 일꾼들을 선출하지만, 그 일꾼들이 해야 할 일의 상당 부분은 중앙정부에 의해 좌우됩니다. 지방정부를 책임진 일꾼들이 선비들처럼 ‘분우백리’ 정신을 갖고 일하도록 일깨워야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이제 국민들에 의해 주어진 이 기회를 통해 이상향 실현을 위한 행동으로 나가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빛나는 성과를 기대하겠습니다.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큰일을 하려면 건강이 기본이니 건강도 늘 챙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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