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한우의 공급과잉 문제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한우(비육우)의 한 마리당 순손실액(순손익은 총수입에서 사육비와 인력비 제외)도 지난해 160만원 정도로서 1년 전보다 18만원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한우의 경락가격이 인하하는 추세인 반면 한우 사육 생산비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룟값 인상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우울한 상황에서 영주 한우농가에게 주는 선물같은 소식이 연이어 들린다.
최근 영주축협이 자체 재원 52억원을 투입 축산물 유통센터를 준공했다. 유통센터는 산소 포장기(MAP)를 비롯해 스킨 포장기, 냉동·냉장육 고속 절단기(슬라이서), 고속 세절기, 금속 검출기, 자동중량 라벨 출력기 등 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다.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충족시키는 시설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므로 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우리 고장의 축산물 유통의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축협은 얼마 전 소규모 농가 벌크사료 공급시설을 준공한 바 있다. 이번 벌크 시설은 기존 통념(벌크 사료는 대규모 농장에 적합하다)을 깼을 뿐만 아니라 특히 전국 농축협 가운데 처음 추진된 사업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들 알고 있듯이 벌크 사료는 특성상 농가의 노동력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사료비 절감도 가능하다. 예컨대 25kg 기준으로 포장이 된 지대사료 보다 품목별로 110원~140원 가량 저렴하다.
한편 영주시와 영주축협은 그동안 한우농가를 위한 각종 시책과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러나 대부분이 시 차원의 인프라 구축보다는 축사의 현대화나 생산비 보조 같은 부류의 개별 사업에 치중해왔다. 이에 비해 이번 유통센터와 벌크사료 시설은 시 차원의 거시적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전자가 유통 구조의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면 후자는 영세 축산농가나 고령화된 농가의 또다른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당연히 영주 한우의 경쟁력 제고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물론 아직은 상품으로서 영주 한우는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영주 사과와 풍기인삼에서 보듯이 주산지라는 상징성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상품성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면 우리 고장 특산물이 다른 고장에 비해 열등하다고 대답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주의 사과와 인삼, 한우가 인지도에 있어 각각 청송이나 금산, 횡성군에 밀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결론은 마케팅의 문제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홍보의 미흡함을 지적할 수 있다. 홍보는 입이 아프도록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선비의 고장이라 하여 겸양이 늘 미덕은 아니다. 오히려 선비답게 모수자천毛遂自薦의 고사를 셀프 홍보의 본보기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