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3일부터 사흘간 한국선비문화축제가 문정 둔치와 순흥면 일원에서 열린다. 해마다 5월이면 열리는 축제지만 과연 올해는 무엇을 보여줄까.

영주시와 관광문화재단 측이 미리 보여주는 선비 축제는 대략 다음 몇 가지 정도로 정리가 된다. 먼저 축제의 핵심은 공감과 체험에 두고 있다. 개성이 다른 어느 세대보다 뚜렷한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아 축제를 통해 ‘나만의 기준으로 의미 있게 사는 삶’을 제시한다. 예컨대 선비의 하루를 십이시(十二時)로 나눠 현대적으로 풀어낸 ‘선비처럼 갓(GOD)생’ 주제관은 그동안 고루하다는 선비에 대한 세간의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일부나마 해소해 보겠다는 야심작이다.

둘째, 공동체적 가치의 회복이다. 축제를 지역 경제와 연결시킨다는 거다. 행사에 소요되는 예산의 절반가량을 관내 업체에 의무 지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천막·무대 설치를 비롯한 디자인, 식음 공급에 이르기 까지 그간 외부 대행사 중심이던 상당 부분을 지역 기업과 단체 중심으로 바꾼 것이다. 축제가 끝나고도 영주 시민에게 경제적 이익을 우선적으로 챙기겠다는 뜻이다.

셋째, 선비세상, 선비촌,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을 하나의 관광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현재 재편중인 콘텐츠의 모습들도 일부 선보이겠다는 생각이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영주의 선비 시설들은 시의 기대와는 달리 매년 관리비와 운영비만 과다 지출한다는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축제를 계기로 변화된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넷째, 올해의 선비축제는 축제 기간에 어린이날이 들어 있어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선비축제도 함께 준비했다. 가족 단위 관광으로 안성맞춤이다.

이외에도 야간 콘텐츠로 각종 퍼포먼스와 풍악(?)을 울리는 것은 당연하고, 이야기를 담은 유등(流燈)을 서천 강물 위에 띄워 분위기를 한껏 띄울 예정이다. 그러나 축제하면 먹는 일을 빼놓을 수는 없다. 세대별 취향을 나누어 푸드 트럭과 디저트 존을 마련하는 등 먹거리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영주의 고품질 농특산물을 십분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시민들 역시 이번 축제가 선비라는 테마를 어떻게 가공하여 축제의 항아리 속에 숙성시켜 놓았는지 궁금해 한다.

무릇 모든 축제는 근본적으로 해당 지자체의 시민을 위한 것이다. 관광 소득을 높이고 영주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이 축제를 즐기고 향유하는 한마당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과 시장의 궐위로 인해 사회적으로 어수선하고, 6월 대선 일정 때문에 바쁜 시기지만 올해만큼은 일상을 내려놓고 계절의 여왕 5월과 축제를 즐기도록 하자.

모쪼록 축제 관계자의 바람대로 선비축제가 영주의 멋과 맛을 즐기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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