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의원 5분 자유발언 통해
선비문화축제 장소 ‘순흥’ 일원화 제안
“갓 쓴 버스·역사 강의로 정체성 살려야”

“오죽하면 작년 지역의 한 언론에서는 하루 3억 원에 달하는 축제 예산 집행을 두고, 축제 부제였던 ‘신바람 난 선비의 화려한 외출’에 빗대어 ‘신바람 난 선비의 화려한 지출’이란 표현까지 사용했겠습니까?”

영주시의회 이재원 의원(국민의 힘, 가선거구, 순흥·단산·부석면, 상망동)이 지난 14일 오전 열린 제291회 영주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한국선비문화축제 개편을 촉구하면서 한 말이다.

이 의원은 이날 “선비문화축제를 순흥면 일원으로 통합하고, 영주만의 특색 있는 콘텐츠를 적극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먼저 축제 장소 분산으로 운영 효율과 상징성 모두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선비문화축제는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순흥면 일원에서 열렸고, 이후 2022년부터는 문정둔치로 장소를 옮기거나 분산 운영하고 있다”며 “지난해 축제도 순흥과 문정둔치 두 곳에서 열렸는데, 관람객과 예산이 쪼개지고 혼란만 커졌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장소가 분산되니 행사 집중도와 상징성이 떨어진다”며 “행사 기간도 줄어들었는데 예산은 오히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비판했다.

실제 한국선비문화축제 예산은 2008년 3억 5천만 원에서 2024년에는 9억 2천만 원으로 늘어났다. 이 의원은 “1일이 줄어든 행사에 2배 넘는 예산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순흥면 일원 통합 개최가 축제의 상징성과 효율을 모두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흥면에는 세계유산 소수서원, 선비촌, 선비세상, 죽계구곡, 금성대군묘 등 선비문화 자산이 풍부하다”며 “이런 인프라가 밀집된 순흥이야말로 선비문화축제의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또 “2023년 축제에서는 무대만 문정둔치로 옮기고 나머지 체험과 전시는 대부분 순흥에서 열렸다”며 “차라리 순흥에서 집중도 있게 열고, 정체성을 명확히 살려야 한다. 문정둔치와의 이원화는 접근성 향상보다 예산 낭비와 축제 의미 퇴색이라는 부작용만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축제 교통수단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순흥은 도심에서 떨어져 접근성이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셔틀버스를 운영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셔틀이 아니라 선비 갓을 쓴 디자인의 버스를 만들어 시티투어와 셔틀로 동시에 활용하면, 교통 자체가 관광 콘텐츠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전남 곡성의 ‘기차마을 열차’, 대전의 ‘꿈돌이 택시’처럼 교통수단도 홍보 수단으로 쓸 수 있다”며 “시민이 자발적으로 즐기고, SNS에 공유할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장 구성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전통 양식을 살린 공간 배치를 제안했다. 그는 “2023년 축제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한 초가집과 기와 부스는 매우 좋은 시도였다”며 “몽골텐트 대신 선비문화와 어울리는 전통 공간을 활용하면 분위기와 품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또한 인성교육 콘텐츠와의 연계를 강조하며 “선비인재양성과에서 운영하는 인성아카데미와 축제를 연계해 강연 프로그램을 열자”고 제안했다. 특히 “소수서원, 금성대군, 사액서원 등 영주 고유의 역사 자산을 주제로 강연을 열면 가족 단위 관광객도 유치하고, 선비정신의 교육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마지막으로 “선비문화축제는 영주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축제이자 전국의 획일적인 지역축제 사이에서 특색 있는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특히 소수서원이 있던 순흥은 조선시대 지적 열기가 넘쳤던 ‘핫플레이스’였다”며 “이러한 역사성과 장소성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잘 살려낸다면 선비문화축제는 세계적인 이색축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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