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복 (소백산백년숲 사회적협동조합 이사)
남미 페루의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2022년 12월 7일 오전 11시 41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의회를 해산하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비상 정부를 수립해 헌법 개정 전까지 대통령령으로 통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20분 후 카스티요는 경찰청장에게 의회를 폐쇄하고 누구든 의회에 출입하는 것을 막으라고 지시했으며, 자신을 수사한 검찰청장 겸 법무부장관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2시간 8분 만에 페루 의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었고 결국 그는 파면되었다.
12월 9일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구속이 부당하다며 불구속 및 석방을 신청하였으나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었고 사안의 중대성을 위해 구속기한을 연장하였다. 페루 현지 매체에 따르면 페루 헌법에 따라 카스티요 前 대통령은 내란 및 폭동 혐의로 최대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한다. 카스티오 전 대통령은 멕시코로 망명하려다 실패하고 감옥에 수감 되었다. 그는 옥중편지로 지지자들을 선동하며 페루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에 비하면 우리 윤석열 현 대통령은 과단성 있는 쿠데타를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치밀한 계획을 세워 특공대를 보내 국회를 장악하여 계엄령 해제 결의를 막으려 했고, 선관위 서버를 복사하도록 했고, 주요 정치인과 비판 언론인은 물론 차범근 씨도 수거해 수방사 벙커에 감금하도록 했고, 북파요원들을 동원해 미군을 살해하고, 이재명 등의 야당 인사를 구출하는 척하고 인민군복을 모처에 유기하였다 발견하여 북한군이 침입했다며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려 했다.
그뿐인가, 평양까지 드론을 날리고, 서해에서 NLL 지근거리에 포사격을 하자 두려워진 북한이 금강산 관광사업 때 개설한 도로를 폭파하며 북침 도로를 차단하자 이에 대응한다고 포사격을 하는 등 북한의 도발을 유도한 것이 드러나고 있다. 블랙요원을 동원해 대전역, 대구역에서 폭탄테러를 하려 했다는 것을 들으면 치가 떨린다.
페루의 카스티오는 1시간 49분 만에 페루 의회에 의해 계엄령이 해제되었지만, 우리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 헬기를 동원해 특전사를 투입하고 경찰을 동원해 외곽을 차단한 덕분에 페루의 카스티오 전 대통령보다 30분이나 더 버텼다. 또 카스티오가 구속적부심에서 패해 수감 되었던 데 반해 윤석열은 검찰의 옹위로 구속 기간을 시간으로 계산하는 해괴한 법기술을 부려 유유히 손을 흔들며 관저로 돌아와 있다. 권부 구석구석에 자신의 심복 검찰 출신들을 세워둔 덕분이다.
카스티오의 지지층이 인디오 원주민들이 주로 사는 농촌 지역이지만 윤석열의 탄핵 반대는 미국에서, 이스라엘에서 제각기 국기를 들고 몰려들고 천당에서도 십자가를 흔들며 모여들었다. 무얼 하려면 이쯤은 해야 잘했다 할 것이다. 게다가 자신에게 박수 한 번 안치는 야당을 혼내주려 했을 뿐이라는 둥, 부정선거를 알리려는 계몽령이었다는 둥, 국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병력만 투입했다는 둥, 국회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끄집어내라고 했다는 둥둥둥, 힘들어하는 국민을 위해 만담까지 날려주니 얼마나 자상한 보살핌인가. 징역 20년이 뭐 하자는 것인가. 감옥살이는 무기징역 정도는 살아야지.
윤석열이 계엄사태를 일으킨 지 4개월 보름이 지났다. 그사이 세계가 칭송하던 우리나라의 디지털 시스템이나 한류 문화가 잊히고 있다.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고 이룩한 번영이, 수많은 젊은 피를 바쳐 얻어낸 민주주의가 한낱 웃음거리가 되었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집권하고 장면 정부의 경제개발 계획을 흉내 낼 때, 계획을 수정하지 않으면 원조를 끊겠다고 압박해 굴복시키고 케네디 정부가 만들어 준 게 중화학공업 육성이었다. 경제가 성장하고 한계에 다다랐을 때 인터넷 경제를 이끌고 문화강국을 표방하며 다양한 규제를 없앴다.
그 결과 한류가 일어나고 우리나라의 소프트파워다. 일찍이 김구 선생이 “문화강국론”에서 말한 것이 이것이다. 세계만방에 선한 영향을 끼치고 표준이 되고 선망하는 문화를 누리게 하는 것이 나라를 지키고 겨레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우리의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독재화되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 민생은 기울고 사방에 도사린 위협에 지금의 혼란은 안 된다.
산 것들은 모두가 허물이 있다. 순하게 살았든 독하게 살았든 철이 바뀌어 때가 되면 허물은 벗어야 한다. 허물을 벗으면서 조금 더 자라고 순해지고 짙어지는 것 아닌가, 땅두릅 싹 눈이 보라색으로 삐죽 돋았다. 이번 주 넘기지 말고 윤석열을 파면하고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짓밟혀 허물어진 생채기에 새살을 돋우자. 지긋지긋한 반역의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다시 한번 힘차게 솟아오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