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경력보유 여성, 지역 정착이 인구소멸 해법입니다”

경북전문대 평생직업교육관 건물
경북전문대 평생직업교육관 건물
2024경북새일 성과보고회 '대상' 수상
2024경북새일 성과보고회 '대상' 수상

지역사회의 숨은 보물, 새일센터

여성의 안정된 삶 보장, 밝은 미래

우리 지역 영주에는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정받고, 경북도와 영주시의 지원을 받아 경력단절 여성과 미취업자를 위한 원스톱(ONE-STOP) 취업지원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경북전문대학교 평생직업교육관 내에 자리 잡고 있는 ‘영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다.

경북권에서 인정받은 일자리 창출의 중심이자 지역사회의 숨은 보물로 평가받는 새일센터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곧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박천규 센터장은 영주를 넘어 봉화·울진 등 인근 지역으로 취업지원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확장이 아닌, 인구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들이 함께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으로 여성이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는 힘과 지역의 미래를 더 밝혀준다.

새일센터는 2019년 6월, 경북전문대학교가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공식 지정받아 설립됐다. 당시 전국 5개 신청기관이 신청하여 최종 3개만 선정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탄생한 센터다.

현재 6명의 직원 중 5명은 센터 내에서 취업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1명은 고용센터에 파견되어 활동 중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 모두가 경력단절(현재는 '경력보유'라 불림) 여성 출신이라는 것이다. 자신들의 실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내 다른 경력보유 여성들의 취업을 돕는 살아있는 롤모델이 되고 있다.

박천규 센터장
박천규 센터장

“저희 센터 직원들은 모두 경력보유 여성 출신입니다. 타 지역에서 이주해 온 경우, 남편 따라 영주로 온 경우, 경북전문대학교에서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채용된 경우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에 구직자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새일센터는 1천653건의 구직 상담과 583건의 구인 상담을 통해 423명의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는 작은 도시 규모를 고려할 때 매우 탁월한 성과다.

이러한 결과로 전국 새일센터 평가에서 B등급을 획득하며, 경북권의 중소도시 기반 새일센터로서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포항, 구미 등 대도시 새일센터에서나 받을 수 있었던 등급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는 영주뿐만 아니라 경북권 전역에서 새일센터가 얼마나 중요한 지역사회 공헌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입증하는 결과다.

특히 새일센터는 경북전문대학교가 전국 유일하게 전문대학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4년제 대학들이 주로 운영하는 다른 센터들과 달리, 실무 중심의 전문대 특성을 살려 현장 직결형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취업 박람회
취업 박람회

# 지역 정착으로 연결되는 여성 일자리, 인구소멸 위기 해법

박 센터장은 인구소멸 위기 해결의 핵심은 “30·40대 경력보유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여성의 안정적 일자리가 가족 단위의 정주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출산율 제고와 함께 자연적인 인구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인구소멸도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수입니다. 첫째, 지역 내 안정적인 경제 기반이 있어야 하고, 둘째, 자녀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셋째,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 전체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균형 있게 충족될 때 비로소 지역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됩니다”

박 센터장은 영주시의 90% 이상이 작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사회적 배려 부족을 지적했다. 여전히 여성들이 경제 활동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불합리한 처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경력보유 여성들은 정말 소중한 지역 자원입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잠시 경력이 단절됐던 이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해 지역경제의 핵심 인력이 되어야 합니다. 이들이 일터와 가정에서 균형 있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때, 지역사회는 더욱 활기차고 지속가능한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여성들의 경제 활동이 젠더 평등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직장에서 출산과 육아로 인해 여성들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여성들이 일터에서 존중받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을 때, 지역 사회와 경제 전반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여성가족부에도 전달한 바 있습니다”

양성평등문화확산 캠페인
양성평등문화확산 캠페인
미래고 채용 박람회
미래고 채용 박람회

# 영주의 성과와 더 큰 도약으로 이어지는 비전

새일센터는 단순히 일자리를 알선하는 기관이 아니다. 체계적인 직업상담, 동행 면접, 여성인턴제, 맞춤형 직업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여성들의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구인처와 구직자 발굴, 지역 맞춤형 훈련 과정을 통해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예산의 대부분은 국·도비로 지원받아 가성비 높은 운영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직업교육 과정은 여성가족부에서 100% 국비로 지원하고, 시에서는 운영비와 인건비만 부담하고 있어요. 이러한 구조 덕분에 타 지역에 비해 운영 효율성이 높고, 참여자들도 경제적 부담 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센터는 올해 4개의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온라인 마케팅(포토샵), 현장 맞춤형 사회복지사, 사무행정 실무자, 실버 통합 돌봄 전문가 양성과정이 3월, 5월, 8월에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사회복지사 과정은 지역 내 수요를 반영해 실무 중심의 최신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교육생 중 50~60대 연령층이 많은 점을 고려해 AI 및 ChatGPT 활용법을 포함한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제는 손자와 할아버지 간의 소통도 디지털 환경에서 이루어집니다. 과거처럼 윤리적 가치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리터러시 시대에 맞춰 '디지털 이음'을 통해 다양한 세대가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최근 액티브 시니어층(65~74세)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활발한 사회 활동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프로그램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새일센터는 지역의 인구 구조와 산업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하며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푸드코디네이터 양성과정
푸드코디네이터 양성과정

# 작은 성공에서 확장 가능성으로

박 센터장은 센터 설립 초기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초창기에는 정말 척박한 환경이었습니다. 아무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고, 1년 6개월 만에 초기 멤버들이 모두 떠났어요. 코로나19 시기에는 줌으로 수업을 진행하느라 밤을 새워 일해도 해결책을 찾기 어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2021년부터 점차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고, 2022년에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탄력을 받으며 성장했고, 현재는 더 넓은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영주시만을 위한 센터가 아니라, 봉화와 울진 등 인근 지역까지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지역들 역시 인구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는 만큼, 새일센터가 이들 지역과 연계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확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박 센터장은 "전국적인 평가를 받고 실적을 입증해야만 지원이 계속되는 구조에서 종사자들의 처우는 여전히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지자체 평가가 긍정적으로 상승하고 역할이 확대되는 만큼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실무자 간담회
전국 실무자 간담회

# 지역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협력의 중요성

새일센터는 현재 경북전문대학교 내에 위치하며, 학교 측에서 무료로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대학은 센터 운영에 대한 간접비를 받지 않고 지역사회 공헌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경북전문대학교 최재혁 총장의 “대학은 지역사회에 책무성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이 이러한 협력 체계의 바탕이 되었다.

“새일센터 운영을 위한 인건비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대학 입장에서도 새일센터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고 있어요.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운영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성인 학습자를 위한 교육 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박 센터장은 모든 학문이 융복합 시대에 접어든 만큼 지역도 연계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한 지역, 한 기관만의 노력으로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입니다. 작은 지자체의 통합은 지자체장과 주민들의 의지가 중요한 요소이며, 이런 기반이 형성된다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모두가 가진 역할을 다할 때 지역의 미래는 밝다

박 센터장은 “30·40대 경력보유 여성은 단순히 노동 인력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미래를 지탱하는 핵심"이라고 말하며, 이러한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역 사회와 지자체, 정부가 모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영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경북전문대학교 내에서 운영되며, 시설 활용에 따른 학교 측 지원과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 센터는 단순히 일자리를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지속 가능해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인구소멸을 극복하는 해답은 지역 내 여성들이 안정적으로 일하며 정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있습니다. 더 많은 연계와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박 센터장의 마지막 한마디는 지역 사회와 지자체, 각계각층이 협력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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