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한 분 한 분 정성과 사랑으로 모십니다”

단체 생신상 
단체 생신상 

웃음과 칭찬은 약이라는 신념

‘좋은 음식과 차’로 건강 보답

 

아낌없는 봉사·나눔 실천으로

어르신·보호자·직원에게 감동 서비스

“담임 선생님을 정해 어르신을 돌보는 ‘담임제’ 운영 중입니다”

우리고장 영주에서 ‘제1호 노인장기요양기관’으로 등록된 시온복지센터를 처음 설립한 김순희 대표(67)는 어르신들을 더욱 특별하게 돌보기 위해 한 명의 선생님이 5~6명의 어르신을 전담하는 맞춤형 돌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가흥신도시에 자리 잡고 지역사회 활동을 더욱 넓혀가고 있는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경북전문대학교 제25대 총동창회장을 맡아 활발히 활동 중이다.

모태신앙으로 천주교인이었던 그는 이후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2002년 시온선교회를 발족하며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고,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오래는 가지 못한다”는 신조를 가지고 “오랜 시간 즐겁게 갈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하는 준비된 여성이다.

과거 엘리베이터가 없던 시절,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봉사를 위해 살았다”며, 2006년 1월 영주동 대광교회 3층에서 대외적인 선교를 목적으로 시온선교회 건립에 동참했다. 당시 그는 독거어르신을 위해 도시락·반찬 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후 전국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실시됨에 따라 ‘시온복지센터’로 개칭해, 2008년 7월 1일 영주2동에서 개원했다. ‘사랑과 정이 넘치는 시온복지센터’로 자리매김한 김 대표는 지난해 가흥동으로 복지센터를 이전하며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995년 영주시에 여성회관이 설립되면서 자원봉사대 2기로 참여해 수지침을 배웠던 시절, 의료봉사를 위해 오지마을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2002년엔 시의원 선거에 도전하기도 했다. 당시 손편지를 통해 ‘가정 살리기 운동’을 펼치며, “아이를 둘만 낳자고 했던 시절, 가정을 살리려면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역소멸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그는 전통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라져가는 전통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시온복지센터에서 조금씩 그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김순희 대표
김순희 대표

# 시온복지센터 어르신들은 “얼굴이 밝아요 밝아”

“선생님, 감사합니다” 시온복지센터는 보호자들로부터 이러한 인사를 매주 받을 만큼 어르신들이 모든 활동에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곳이다. 어르신들이 100%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모든 활동에서 최대한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센터는 치매전담형 시설로, 중풍·치매·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보호하는 주·야간보호 시설이며, 낮 동안 보호해 드리는 단기 보호 서비스도 포함하고 있다. 현재 방문요양과 주·야간보호를 위해 종사하는 근무자는 총 37명으로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조리사, 사무장, 국장, 원장,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등 전문 인력이 배치돼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부모님이 센터에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보호자로서 알 권리가 있습니다”

시온복지센터는 어르신들이 단순히 쉬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곳임을 보호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잠만 자고 오는 것이 아닐까?”, “외면당하는 건 아닐까?” 등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매주 사진을 보내드리며 보호자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 바로 시온복지센터다.

김 대표는 “그림을 잘못 그려도 100점을 준다. 끊임없는 칭찬이 최고의 약”이라며 웃음과 칭찬이 어르신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강조했다.

센터 전경
센터 전경
번개장터
번개장터

시온복지센터는 매년 7월경 번개장터(시장 놀이)를 크게 열고 있다. 행사에서는 가칭 ‘시온은행’을 운영해 어르신들이 적금을 넣고 돈을 찾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난감 놀이용 돈이 제공되지만, 한 명당 4만 원씩 지급해 물품을 직접 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센터 측에서는 매년 약 2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후원 또는 직원들의 찬조를 통해 마련하고 있다. 추억의 간식과 다양한 물품을 준비해 어르신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마트 하나를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를 조성해 뇌를 자극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센터 내에서 이뤄지는 실내 행사 외에도 시의회 견학, 소풍 등 다양한 야외활동도 진행된다. 시의회 방문 시에는 여성 어르신들이 의장석에 앉아볼 기회를 얻고, 매년 봄 벚꽃 시즌에는 경북전문대 캠퍼스 일원을 방문하기도 한다.

아울러, 센터는 유명 마술사와 웃음치료사를 초청해 어르신들의 즐거움을 더하는 야외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아서 공을 차며 활동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며 “경찰서 등도 방문해 치료 차원에서 어르신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센터의 가장 큰 매력은 두 달에 한 번 어르신들에게 생신상을 제공해 보호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복날에도 75마리의 닭을 구입해 하루 전날부터 정성스럽게 고아 삼계탕을 대접했다.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와 환절기에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더욱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 풍기 약재상에서 11~15가지 약재를 직접 구입해 한방차를 달여 제공하는 정성도 아끼지 않는다. 김 대표는 “어르신들이 물을 잘 드시지 않는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생강·대추·황기·인삼 등을 배합한 한방차를 매일 제공하고 있다. 쓴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꿀도 첨가한다”고 설명했다.

주간보호를 담당하는 김완수 부장은 “대표님께서 통이 크시다. 생신상도 임금님 상 수준으로 차려진다. 미역국도 직접 끓여드린다”며 “한 달에 두 번 송어회, 갈비살을 제공하고, 철이 맞을 때는 대게도 1~2번 특식으로 제공한다. 생신상이 마련될 때마다 현수막을 크게 걸어 드리면 어르신들이 무척 감동하신다”고 전했다.

국화축제
국화축제

# “어르신들의 기쁨이 내 기쁨입니다”

이처럼 시온복지센터는 노인복지시설임에도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어르신들의 일상이 이벤트가 되도록 노력하는 곳이다. 기본적으로 소방훈련, 지진훈련, 노인복지관 현장체험 등을 진행하고, 명절에는 송편 만들기, 투호, 윷놀이 체험 등을 통해 어르신들이 더욱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 대표는 센터가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기 전, 어버이날이 되면 거리에서 ‘꽃 달아주기’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카네이션 꽃을 달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직접 만들어 행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월계수 장학회 회장을 맡고 있어, 그곳에서 카네이션 달아주기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시온복지센터에서는 10말에서 11월초에 국화를 전시하고 있다. 센터 앞마당에서 5일 동안 진행되는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 축제와 함께 팀별 대항전도 펼쳐진다. △1일 차는 개막식으로 목사님 환영사, 직원 시낭송 등 △2일 차는 아코디언 공연 △3일 차는 마술 △4일 차는 어르신들 기념 촬영 △5일 차에는 메인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신사와 숙녀’ 팀이 우승했고, 96세 어르신이 변신한 모습이 가장 큰 화제가 됐다.

어르신들은 서로 협동하며 축제를 즐겼으며, ‘어른들이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축제’, ‘꽃과 함께 미소도 만개한 축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서커스 공연도 함께 진행돼 어르신들이 치매에서 벗어나 온전히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됐다.

김 대표는 “국화 축제는 어르신들이 함께 참여하고, 직접 심은 국화가 이렇게 아름답게 피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사”라며 “팀별로 아이디어를 내어 준비하는 모습, 휠체어를 타신 어르신들을 다른 분들이 도와 함께하는 훈훈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신기하게도 이 순간만큼은 치매도 잊고 모두가 행복해하신다”고 설명했다.

새싹심기
새싹심기

# 사람도 학교도 전통을 유지해야 “오늘이 있다”

치매 악화를 방지하고 인지능력을 자극하기 위해 손과 발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돕는 시온복지센터의 종사자들은 어르신들과 함께 활동하며 직접 만들어 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매주 요일별로 다양한 분야의 외부 강사를 초빙해 노래, 미술, 체육 등 소근육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삼 새싹 심기, 낚시, 오자미(공 던지기), 골프, 볼링 놀이 등 어르신들의 신체 활동을 돕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한, 재능기부 행사도 상호 간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며,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연말에는 ‘장군이상’, ‘운동상’, ‘노래상’ 등을 정해 상장 수여식도 진행한다. 그동안 상장받아볼 기회가 없었던 어르신들은 물론, 보호자들도 기쁨과 감동을 느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심지어 단기보호 어르신들 중에서도 “일찍 센터에 오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활동에 대한 기대와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이처럼 어르신들에게 진심을 다해 다가가는 김 대표는 또 다른 직함도 갖고 있다. 올해 2년차를 맞은 제25대 경북전문대학교 총동창회 회장이 바로 그것이다.

영주에서 유일한 경북전문대학교의 전통을 유지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김대표는 지난해 1회 졸업생들의 ‘모교 방문의 날(홈커밍데이)’을 열어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도 행사를 준비 중이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학교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외국인 학생들의 주소를 영주로 전입시키고 있다”며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선배와 후배가 서로 힘이 될 수 있는 영주를 만들고 싶다”며 “저 또한 우리 가족 네 명이 모두 사회복지학과 출신이다. 한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복지는 결국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는 복지”라며 “배울 수 있는 기회와 과정이 성인 누구에게나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김 대표는 꾸준한 장학금 지원을 이어가며, 공부를 잘하는 학생보다는 공부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힘이 돼 주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안전모니터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정서적 안정을 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공헌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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