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영주시민신문이 1천호 째 발행이다. 창간이 2001년의 일이었으니 2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몇몆 청년들이 지역 공동체의 파수꾼이 되어 정론을 펼쳐보이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그 저변엔 올곧은 보도가 곧 역사를 저대로 기록하는 일이라는 철학적 함의가 내포되어 있었다.
무릇 우리네 삶의 굴곡이 그렇듯 본지 역시 돌아보면 흠결이 없지 않았다. 뜻과 의욕은 충만했으나 의지만으로는 부족했다. 그것은 때로 역량 부족이나 운영 미숙으로 나타나고, 때로는 재정적 문제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잘못된 관행이나 매너리즘의 유혹에 이끌리기도 했다. 신문의 노선과 퀄리티에 있어서 시민의 기대나 인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물론 그 지적은 사랑의 회초리였을 것이다.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본지는 일관되게 시민들과 호흡을 맞추려 했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다시 말해 시민의 애환과 그 이야기를 역사를 기록한다는 심정에서 진솔하게 써내려갔다. 그리하여 오늘의 1천 호라는 상징적인 숫자가 만들어졌다.
자화자찬 같지만 본지가 지난해 한국 ABC협회가 주관하는 신문 부수 검증(유료 부수)에서 경북도내 1위(전국 11위)를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표만으로는 대한민국 10대 대표 지역신문 문턱에 다다랐다.)
또한 올해 문체부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 지원대상사에 선정(14차례)된 것도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우선지원대상사 선정은 비유를 들면 성적 우수자에게 주는 일종의 장학금과 유사하다.) 위와 같은 성과가 받아쓰기가 아니라 심층 취재같은 기자들의 발품을 팔아서 얻어낸 것이라 더욱 값지다. 10만 영주시민의 성원도 큰 힘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냉정하게 보면 본지의 미래는 아직도 낙관적이지는 않다. 뉴스 매체의 접근성에 있어서는 인터넷이 전통적 종이신문을 위협한지 오래다. 또한 지역신문에 대한 오랜 편견과 홀대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보도의 지역성과 속보 기사의 경우 시기성의 문제라는 주간신문으로서의 구조적 태생적 한계도 있다.
이외에도 시민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들 수 있다. 시민을 신문 제작에 참여시키려는 다양한 시도(시민기자, 외부 필진의 구성 등)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일방적 전달자의 위치에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영주시민신문이 풀어야 할 숙제다.
1천 호 발행은 분명 영예로운 성과다. 하지만 동시에 그 책임 또한 무겁다.
언론의 역할은 미래를 예측하는 길라잡이가 아니라, 시민들의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누어 지는 짐꾼의 역할에 가깝다. 지역 공동체 신문을 지향하는 초심을 잊지 않고, 시민과 함께 걷는 신문이 되겠다. 앞으로도 영주시민신문이 걸어갈 길에 많은 영주시민이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