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신의 조화를 꿈꾸는 조각가’

지난 5.31 지방선거로 당선된 김주영 영주시장의 공약 중에는 ‘영주에 조각공원을 유치, 건설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당시 조각공원 유치, 건립공약에는 경기도 고양시 오금동에서 조각공원을 운영하고 있는 봉화 출신 류용규 선생의 야외조각공원과 갤러리 쉐브아(www.갤러리쉐브아.com)가 참고 되었다.

선거 이후 조각공원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고양시의 조각공원을 방문하였고, 김주영 시장은 물론 영주와 봉화 출신 인사들도 애정을 가지고서 조각공원의 영주유치와 건설에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 가운데는 영주 발전과 번영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보기 좋은 사람들도 있지만, 약간은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뛰어든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 보인다.

▲ 송동완
안동대 출신의 주목받는 청년조각가
지난 6월 중순, 영주 출신 청년조각가인 송동완(37)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는 대영고와 안동대, 대구효성가톨릭대 대학원에서 공부한 청년조각가로 한동안 향토를 지키며 작품 활동과 안동대, 대구효성가톨릭대학의 강사로 일을 해오던 사람이다. 지난 99년부터 대구와 일본 오사카, 영주에서 4차례 개인전을 가진 경험이 있고, 단체전에는 수십 차례 출품 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몬테도르시 광장을 비롯하여 김천, 봉화, 합천, 영주 등지에 두루 전시되어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대한민국 대학생 미술대전 금상, 경북미술대전 입상, 신라미술대전 입상과 함께 전국조각가협회 회원 및 21C청년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까지 영주의 하망동에 작업실을 운영하다가 지난 8월에 서울로 올라와 종로구 인사동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삼성건설 등의 건축물 조형과 개인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연락을 받고서 두어 달이 지나서야 그를 주목하게 된 이유는 그가 한국 최초로 <한국 조각공원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인물로 영주 조각공원 유치와 건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전국에 산재한 100여개의 조각공원을 두루 둘러보았으며, 외국의 사례를 보기 위해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나라에도 자료 수집을 위해 다녀온 경험이 있었다.

그의 논문은 한국의 대표적인 조각공원이라고 할 수 있는 목포 유달산 조각공원, 올림픽 조각공원, 일산 호수 조각공원, 김포 조각공원, 통영 남망산 조각공원 등을 두루 보고서 느낀 감상과 실태, 사례 등을 정확히 분석하면서, 자신이 꿈꾸고 있는 조각공원의 상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조각공원의 특성과 기능, 역할, 전문성, 운영 및 관리 등 조각공원 전반에 대한 설계와 건립, 이후 관리를 전부 포괄하는 내용 등 그만의 주장과 내용이 알차게 담겨 있었다.

그런 때문인지,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기도 전에 <영주 조각공원 조성에 대한 기대와 바램>이라는 제안서를 준비해 왔다. 그 자료에는 조성계획과 의의, 문화유산, 관광자원, 조형예술의 결합 필요성, 조각공원의 유형과 조성과정, 운영 및 관리의 차별화를 위한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었다. 가히 조각공원연구자다운 조각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최초의 <조각공원 연구>논문으로 석사학위 받아
그는 “대학원을 다니면서 고향 영주에 세계제일의 조각공원을 만들고자 하는 꿈을 꾸어왔다.”고 한다. 그런데 “때마침 김주영 영주시장이 조각공원을 선거공약으로 들고 나와 놀랍고 반가웠다.”라며 “조만간 대학원 졸업논문과 계획안을 가지고 영주시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조각가 송동완씨의 작품은 주로 비구상의 추상조각이다. 그가 만든 김천-상주 간 어모 경계 상징 조형물은 기존의 아치와는 다른 형태로 흩날리는 구름을 추상하여 자연과 인간을 잇는 아치를 만들어 냈다. 그동안 거리에서 쉽게 보던 둥근 아치 구조물을 타원도 둥근 모양도 아닌 구름과 같은 형태로 바꾸었다. 또한 공사장에서 흔히 보는 굵은 철사로 만든 벽걸이 모형 작품 등은 손방의 시선을 잡기에도 충분했다.

그의 작품을 여러 개 보면서 현대와 과거를 이어주는 끈과 자연과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이음쇠를 동시에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과 어울리는 조각에서부터 대로변과 산책로 등에서 어울리는 조각, 그리고 나무와 강, 산과 어울리는 조각 등, 자신과 작품세계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고향에 자연과 신과 인간이 하는 되는 조각공원 만들고파
그는 어린이들이 많이 오는 공원에서는 어린이들의 장난감이 될 수 있는 조각을, 어른들이 즐겨 찾는 공원에는 어른들의 눈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구상할 줄 아는 작가인 듯했다. 때와 장소에 따라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 제일로 좋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청계천에 가보면 쇠로 만들어 놓은 도마뱀 조각이 물가에 3-4개 있는데, 아이들이 늘 뛰어노는 물가에서 ‘만지거나 앉지 마시요’라는 푯말을 세워둔다고 해서 아이들이 만지지 않을 것을 기대하거나, 혹여 만지는 것을 시민의식의 결여라고 비난하는 것 보다는 그냥 아이들이 타고 놀기 좋은 조각으로 만들어 설치를 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주장이다.

그런 면에서 그는 누구나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조각과 감상하는 조각, 만들어 보는 조각 등을 구분하여 전시하고 배치하는 안목과 구상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또한 미술관을 경영하고 기획, 운영할 수 있는 큐레이터로의 자질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기회가 되면 스스로가 미술관 경영에 대한 꿈도 펼치고 싶단다.

“영주에 살면서 느끼는 것이 산에 나무도 많고, 길가에는 드문드문 가로수도 있고, 서천도 잘 정비되었고 인공폭포도 새로 만들기는 했지만, 영주시내는 물론 면 단위에도 제대로 된 조각 작품 한 점을 발견하기 어렵죠. 선비촌의 선비 상도 좋기는 하지만, 영주 입구인 나무고개 같은 곳에 대형 선비 상이나 영주를 나타낼 수 있는 사과와 인삼, 한우 등을 추상화한 조각품을 전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라는 구상도 밝혔다.

“유럽의 작은 도시에서도 흔히 미술관이나 조각공원, 분수 같은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듯 영주도 문화와 역사가 있는 선비의 고장이라면 곳곳에 작지만 아름다운 미술관과 조각공원, 분수, 공연장, 서점, 영화관 등이 넘치는 문화도시로 발전해야 될 것 같다.”라며 “영주를 세계제일의 아름다운 조각공원이 있는 고품격도시로 만드는데 조각가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다.

예술가답지 않은 외모의 조각가 송동완씨를 만나면서 그가 정말 예의도 바르고, 정직하여, 고향을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일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향 영주를 떠나 현재는 서울에서 활동의 장을 마련하였지만, 언제든 귀향하여 일하고 싶다.”는 그가 1-2년 후 영주 조각공원 건립에 주역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조각가 송동완씨 연락처 011-518-4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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