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남 (작가)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러닝의 열풍 시대다. 떼 지어 달리는 러너들 때문에 시민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사례가 있어서 이들의 운동장 사용 규정을 제한한 곳도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최근에 이와 같은 기사가 종종 등장했다. 11월 한 달간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러닝(런닝 포함)을 검색한 수가 5만을 넘어섰다는 기사는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달리기가 능숙하진 않지만 오래전 소백산 마라톤 대회에 몇 번 도전한 적이 있다. 5km를 달리다 걷다 하는 수준이었지만 완주의 기쁨은 컸다.

사람들은 왜 달리기를 시작할까. 이전에도 달리는 사람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동호회가 급증하고 활발해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시발점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동안 가능했던 운동 중 하나로 혼자서 가능한 야외 운동이 바로 달리기다. 갇혀 지내야 했던 시기에 가슴에 쌓인 답답함을 털어내기에 좋았을 것이고, 또 별다른 준비물 없이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도 한몫했을 것이다.

달리기는 건강과 직결되고 가장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으로 심폐기능, 지구력, 체력을 발달시킨다. 그런가 하면 엉덩이와 허벅지 햄스트링 등 몸의 코어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비추어볼 때 러닝족은 건강과 즐거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 아닐까. 달리기 붐은 우리 가족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딸이 러닝 크루를 시작하면서 ‘자기 효능감’의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다. 딸의 신체적 심리적 상승효과가 느껴져 반가운 마음이다. 러닝크루는 함께 달리는 사람들의 집합체다.

최근에 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붐이 일고 있는데, 딸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거주지 인근의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또래 직장인들의 관심사나 최신 이슈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좋다고 한다. 이 외에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해진다고 하니 손뼉 치며 환영할 일이다. 때때로 한가로이 서천을 걷다 보면 달리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혼자 달리는 사람도 있고 여럿이 짝을 이뤄서 달리는 사람도 보았다.

이들은 왜 달리는 것일까. 건강을 위해서, 아니면 또 다른 목표를 위하여 저마다 목적은 다르겠지만 달리기를 통해서만이 얻을 수 있는 긍정의 동일성이 있을 것이다. 웹툰 작가 기안84의 청주 마라톤, 뉴욕 마라톤은 많은 이에게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그는 방송을 통해서 달리기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순기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또 달리기를 통해서 공황장애를 극복했으며 만약 달리지 않았다면 자신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42.195km, 육체적 한계를 넘어서”, “마라톤은 단순한 달리기가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다.”, “마라톤, 그 끝에는 잊지 못할 감동이 기다리고 있다.”와 같은 문구는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익숙한 문장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감하는 바도 클 것이다. 아마도 여기에 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우리 지역에는 전국 규모로 열리는 영주를 대표하는 소백산 마라톤 대회가 있다. 2003년에 시작하여 매년 4월 첫째 주에 개최되는 소백산 마라톤대회가 2025년 4월 6일 개최를 앞두고 지난달 21일부터 신청 접수가 시작됐다. 선비촌과 선비문화수련원 선착순 무료 숙박이벤트는 벌써 조기 마감이 된 상태다. 소백산 마라톤 대회는 풀코스, 하프코스, 10km 코스, 5km 코스로 진행되며 신청 마감은 내년 3월 7일까지이다.

매년 참가자가 증가하고 있고 참여자들의 만족감도 상승하고 있어 영주의 희망찬 활력소이자 새로운 역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달리기 열풍이 우리 지역으로도 이어져 내년 꽃피는 4월이면 아름다운 영주를 달리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몰려올 것이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대회 참가와 관광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주 소백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이들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재방문하도록 이벤트를 기획하면 어떨까. 우리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가능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미 있는 좋은 것들은 지켜나가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집중된다면 우리 축제에 더 많은 사람이 달리고 영주의 경제는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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