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에서 유튜버까지, ‘흑운장’의 끝나지 않은 도전”
어린 시절의 재능이 만들어 낸 스타크래프트 신화
17년 전, 어머니의 한마디가 만든 프로게이머의 길
은퇴 후에도 계속되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와의 인연
오로지 ‘열정’...프로게이머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후미진 동네에도 PC방 하나 정도는 있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게임은 가장 접근성이 쉬운 유흥이다. 게임 중독이니 뭐니 해도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삼삼오오 모여 인터넷 게임을 하는 것은 보기 쉬운 흔한 광경이 됐다. 이제는 프로게이머라는 전문 직종까지 생겼다. 이렇듯 게임은 오늘날 모든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대중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게이밍 같은 기술 발전으로 접근성이 높아졌고, e스포츠와 스트리밍 플랫폼의 확산으로 사회적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게임은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예술 분야와 융합하며 경제적,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교육, 치료, 사회적 소통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23년, 우리 고장 영주에서도 e스포츠 대회가 처음으로 열려 아마추어 게이머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된 데 이어 올해 9월에도 순흥면 소재 선비세상에서 같은 대회가 열렸다. 시는 지난해 대회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 총상금을 두 배 이상 늘렸다.
특히, 우리 고장 출신 유명 게임 유튜버인 이성은(닉네임 흑운장) 전 프로게이머가 첫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해설로 참가해 고향에서 두 번째 펼쳐지는 e스포츠 대회에 힘을 보태 화제가 됐다.
떡잎부터 달랐던 예비 프로그래머
이성은(36) 씨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지만 생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온 가족이 영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영주인’이 됐다. 다른 또래들처럼 게임을 좋아했던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게임 잘하는 애’로 유명세를 탔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스타크래프트라는 SF 전략 게임을 즐겼던 그는 ‘학창 시절 내내 적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할 만큼 실력이 뛰어났다.
그러던 고등학교 1학년 때, 경주에 있는 위덕대학교에서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열렸고, 전국의 고등학교에 대회 참가를 독려하는 공문이 내려왔다고 한다. 물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출전했다. 그리고 준우승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 씨는 “그때 처음 게임으로 큰돈을 벌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이 씨의 꿈은 게임이 아니었다. 수학 교사가 되고 싶었던 그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공부에 전념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모의고사에서 평소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고, 그때 그의 어머니는 ‘이럴 거면 그냥 프로게이머를 하라’고 다그쳤다. 고교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경험이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께 혼난 날 밤, 자려고 누웠을 때 심장이 뛰었다”며 “그때부터 진지하게 프로게이머의 길을 생각해 보게 됐다”고 말했다.
밤잠을 설치며 일주일을 꼬박 혼자 고민하다 가족들에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고, 마침내 프로게이머에 한 번 도전해 보자고 결정하게 됐다. 이 씨는 “훗날 어머니께 17년 동안 한 번도 강하게 자기주장을 해본 적 없던 막내아들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지지해 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인천으로 올라가 대학생이던 친형과 자취를 시작했다. 그러나 프로게이머가 되는 길은 순탄치 않았고, 11개월 동안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는 시험에 낙방하는 시련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에 마지막 12개월 차 시험에 합격하며 준 프로게이머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05년 삼성전자 칸(삼성전자 산하 프로게임단)의 지명 선수가 되면서 본격적인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이 씨는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유명 선수들과 함께 동고동락하게 된 것도, 그런 선수들과 경기에서 경쟁하는 것도 새삼스레 놀라운 경험이었다”며 프로게이머로 첫 대회에 올랐던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나 최고의 선수이자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를 비롯한 여러 게이머와 경기를 하면서 승리한 경험은 그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 또한 “2007년과 2008년에 프로리그 결승전이 부산에서 열렸는데, 그때 모두 승리하고 세레머니를 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까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며 프로게이머 인생의 최고점을 상기시켰다.
은퇴, 새로운 출발점이 되다
그러던 2012년,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출범하면서 그의 주력 게임인 스타크래프트1 리그가 자연스럽게 폐쇄가 됐고, 이를 연유로 같은 해 말쯤 선수로서 은퇴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진로 고민이 많았다. 일평생 게임만을 보고 달려왔는데, 갑작스러운 은퇴에 다시 한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결심한 길은 다름 아닌 게임 유튜버였다. ‘흑운장’이라는 닉네임을 정해 다양한 게임 생방송을 진행하며 팬들과 함께 즐겁게 소통하며 일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e스포츠 대회 해설위원으로 나선 이유도, 영주 출신이라는 이유와 더불어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분들이 아직 많이 있다는 이유로 섭외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이 게임을 잊지 않고 찾아주는 분들이 계셔 마음의 한편이 따스해졌다”며 “이 게임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관련 행사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이들에게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보통 재능으로는 도전조차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이에 덧붙여 “본인이 하는 게임 순위에서 중학생쯤 이미 최상위권, 즉 상위 0.05% 미만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일정 수준에 도달한다면 기량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걱정하지 말라”며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일단 꾸준히 게임 유튜버로 활동하고 싶다”며 향후 계획도 밝혔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와 관련된 여러 일을 많이 하고 싶다”며 본인의 고향과도 같은 게임에 열정을 보였다. 특히 그는 “팬들과 소통하는 삶이 너무나 재밌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하는 흑운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프로게이머는 가상 세계라는 새로운 전장에서 활약하는 현대의 검투사와 같다. 그들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무기 삼아 손끝의 섬세한 기술과 빠른 판단력으로 승부를 겨룬다. 마치 디지털 무림의 고수처럼, 끊임없는 연습과 도전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으며, 매 순간 최고가 되기 위해 싸운다. 또한, 그들은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플레이로 팬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전하는 예술가와 같다. 이들은 가상 세계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전략과 반응 속도의 마법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와 문화를 이끄는 시대의 아이콘이다.
이 시대의 아이콘인 당신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선구자다. 자신의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 낸 길은 그 자체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며, 미래를 향한 희망을 심어준다. 한발 앞서 나아가는 당신의 도전은 그 무엇이 됐든 단순한 성공을 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주어진 무대를 마음껏 누비며, 당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 세상이 당신을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