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자원, 우리끼리 자랑스러워 말고 사람을 끌어들여야’

여느 지방 중소 도시처럼 영주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국이 각종 인구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구증가 정책이 출산장려와 귀농 귀촌 운동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귀향운동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머물고 있는 지역 출향인은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지는 이들 출향인이 은퇴 후 자신이 평생 직장생활을 하며 쌓아온 경륜을 귀향을 통해 고향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애향인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애향인 인터뷰를 통해 인구증가를 위한 귀향정책과 지역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 주>

10년 전 총동문산악회 기차테마여행 만든 장본인

첫 방문지로 고향 선택...올해 축제도 800명 참가

 

영주는 기차로 1시간 반 거리, 테마여행지로 최적지

고향에 대한 쓴 제언은 고향사랑 때문, 배척 말아야

가족사진
가족사진
대규모 회원을 이끌고 풍기인삼축제장을 찾은 중동동문산악회 임원들(오른쪽이 박성호 산악인)
대규모 회원을 이끌고 풍기인삼축제장을 찾은 중동동문산악회 임원들(오른쪽이 박성호 산악인)
풍기역에서 중동고 총동문산악회 동기들과
풍기역에서 중동고 총동문산악회 동기들과

대규모 인원이 함께 움직이는 유명 산악회가 있다. 서울 중동고 총동문 산악회이다. 서울 중동고 총동문 산악회의 핵심으로 산악회원들과 함께 기차로 고향을 찾아 문화탐방을 하고 풍기인삼축제에 참가한 애향인이 있다. 그는 바로 박성호 산악인이다.

중동고 총동문 산악회에서 그는 2012년 중동동문산악회 기차테마여행을 처음 만들었다. 중동동문산악회 기차테마여행 추진단장으로서 첫 방문지로 고향을 정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때 영주시장을 비롯 풍기인삼축제조직위원장과 영주시의원 등이 풍기역에서 마중하기도 했다.

금년이 네 번째 참가이다. 그와의 인터뷰는 영주가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중심이었다. 자신의 개인적 이야기는 할 게 없고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고향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고향을 향한 그의 이야기는 쓴 것이 많았다. 정말 좋은 자원을 가진 고향 영주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답답함을 대화하며 느낄 수 있었다.

이달 9일 풍기인삼축제에 참가하셨고 일정이 무척 빡빡하던데 즐겁게 시간을 보내셨는지요?

평소 산을 자주 타는지라 그 정도로 피곤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참여한 중동고 산악회 동문들은 모두 산악회 활동을 하는 분들이라 걱정할 정도의 코스도 아니었습니다.

풍기인삼축제에 참가한 이번 중동고 총동문 산악회 트래킹 행사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이번에 네 번째 중동고 총동문회 산악회 800명이 기차테마여행으로 풍기인삼축제장을 찾았습니다. 인삼축제에 오며 영주의 명소도 방문했습니다.

참가 인원이 많아 풍기역에서 내린 다음, 두 팀으로 나뉘어 코스를 다르게 트래킹 후 풍기인삼축제장에서 합쳤습니다. 한 조는 소수서원, 선비촌, 금성대군신단, 부석사 및 주변 일원을 트래킹 후 풍기인삼축제장으로, 제가 속한 팀은 삼판서고택, 제민루, 무섬마을, 영주댐 일원 트래킹 후 풍기인삼축제장으로 갔습니다.

부부동반으로 풍기인삼축제장을 찾은 중동고 총동문산악회원들(2024년 10월09일)
부부동반으로 풍기인삼축제장을 찾은 중동고 총동문산악회원들(2024년 10월09일)

대단하십니다. 택하신 코스 중 영주댐 일원 트래킹 코스는 한 시간 이상 소요되거든요.

뭐, 평소 등산이나 트래킹으로 볼 때, 그 정도가 길다 할 수 있나요(함께 웃음). 영주댐 이야기가 나왔는데 앞으로 좋은 관광지가 될 수 있습니다. 외지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코스입니다. 함께 걸은 동문들이 다들 좋아했습니다. 무섬마을과 연결한 영주댐 프로그램 개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녹조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녹조가 낄까 걱정입니다.

영주댐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할 수 있군요. 영주댐 트래킹 코스에 다녀 오셨는데 생각나신 점들이나 같이 가신 회원들의 의견 등을 포함하여 제안하실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거기 갔는데 머물만한 곳이 없더라고요. 휴식 장소라든지 카페라든지 그런 게 없어서 아쉬웠어요. 관광하는 게 계속 움직이는 건 아니잖아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일수록 쉴 곳이 필요하거든요. 이번 우리 팀이야 쉴 시간도 없었지만 말입니다.

많은 인원이 움직이시는지라 식당 잡기가 만만치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점심 식사는 어디서 하셨는지요?

저는 영주 택지 약선당삼계탕에서 먹었고 다른 일행은 영주 시내의 한정식집에서 했어요. 부석사 쪽으로 움직인 팀은 400명 수용 가능 식당이 있어서 거기서 했다고 해요. 단체로 움직일 때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식사는 어떠셨어요?

삼계탕은 다들 만족했습니다. 한정식으로 식사한 사람들은 부족함이 있는 식사였다고 합니다. 여러 명이 움직이다 보니 예약 없이 식사하러 가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그런 불편함도 있었군요..

소백산에서 나는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단양과 제천은 잘하는 것 같더라고요. 예를 들어, 풍기인삼이 있음에도 풍기인삼을 활용해 사람들을 끌어들일 만한 음식이 별로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홍보가 안 되니 외지에서 알 수도 없습니다. 또 풍기인삼 외에도 소백산을 중심으로 먹거리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영주가 지방이고 예산의 문제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주시 예산이 1조 원이 넘는 걸로 압니다. 결코 적은 예산이 아닙니다. 제가 사는 동두천시 인구가 9만 명에 예산은 6천억이 안 됩니다. 그래도 잘 발전하고있어 시민들의 기대도 큽니다.

영주시는 선출직과 직업공무원 모두 잘해야 합니다. 단양은 인구가 영주보다 훨씬 적지만 관광은 훨씬 잘합니다. 소백산을 서울 경기에서는 단양의 산으로 압니다. 영주는 각성해야 합니다. 시장, 공무원들이 각성해야 합니다. 시민들도 각성해야 합니다.

영주시장예방시(왼쪽에서 두 번째)

기차테마여행으로 오셨습니다. kTX 개통 후 소요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지요?

중동고 총동문 산악회의 기차테마여행은 제가 추진단장을 맡아 만들었습니다. 2012년 10월 중동고 총동문 산악회 첫 기차테마여행으로 산행을 했습니다. 금년을 포함하면 기차테마여행으로 영주를 목적지로 한 게 네 번째입니다. 처음 기차테마여행으로 대규모 인원이 영주를 찾은 날이 바로 풍기인삼축제 시작일이었습니다.

서울에서 풍기까지만 운행되는 임시열차 10량을 전세 내어 총동창회장을 비롯해 40여 기수별 회원과 가족 800여 명이 영주를 방문했습니다. 이번이 우리 중동고 총동문산악회의 영주 방문 기차테마여행이 네 번째입니다. 50개 기수가 참여했습니다. 우리 기차테마여행을 보고 부러워하며 벤치마킹을 한 모임들이 많습니다.

올해도 800명이 오셨는데 첫 번째 기차테마여행 때도 800명이 움직이셨군요.

사실 더 많이 오실 수 있는데 안전 문제가 있어 참가자를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 영주에 왔을 때는 소백산 등정을 했고요. 그 뒤 문화탐방 중심으로 영주의 명소를 방문 후 풍기인삼축제장에 들렸습니다.

코로나 펜데믹 때문에 와해된 모임도 많은데 코로나 펜데믹 이후 여전히 대규모로 참석을 하게 하시니 대단하십니다. 다른 지역도 많이 가셨겠군요?

전국 여러 곳을 다녔습니다만 기차테마여행은 1시간반 정도 소요 거리가 가장 좋습니다. KTX개통으로 우리 고향이 그런 지역이 되었습니다. 영주시는 이런 점을 활용해야 합니다. 전국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 고향에서 이런 점만 고치면 좋겠다는 것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탐방 경로는 참 좋으나 주변에 머물 곳이 별로 없습니다. 탐방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냥 쉬는 게 아니라 돈을 이 지역에 쓰는 겁니다. 관광객들의 심리적 만족도 중요합니다. 이번에 기차테마여행 단체에 제공하는 버스 이용료 정산이 불쾌한 면도 있었습니다.

재경풍기중 동문회 축사(2018.)
재경풍기중 동문회 축사(2018.)

기차테마여행으로 여러 번 고향을 방문하셨는데 다 풍기인삼축제와 시기를 맞추셨군요.

풍기인삼은 정말 고향의 자랑 중 하나잖아요. 인삼축제에 오면서 문화탐방을 할 수 있는 곳도 많은 우리 고향이고요. 좋은 품질에 스토리가 있는 풍기인삼임에도 금산인삼보다 덜 유명한 게 안타깝습니다. 풍기인삼축제도 금산인삼축제보다 못해요. 방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별로 변한 게 없습니다. 풍기인삼은 지역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 말고도 영주가 자랑할 수 있는 것들이 여러 가지잖아요. 쇠고기만 하더라도 품질이 좋아 서울 강남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게 영주한우인데 일반인들이 대부분 모릅니다. 유적지 문화해설도 그렇습니다. 탐방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해설이어야 하는데 어렵게 이야기합니다.

풍기인견은 어떤가요? 풍기인견은 유명해졌잖아요. 그런데 시장 규모를 키우지 못하고 있어요. 지역의 자원을 우리끼리 자랑스럽게 여기기만 하지 말고 사람들을 끌 수 있어야 합니다. 별로 변한 게 없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방법으로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고향을 사랑하시니 여러 부족한 면을 보실 수 있나 봅니다. 고향에 자주 오시지요?

고향에는 선대의 산소가 있습니다. 당연히 자주 와야지요. 왔다가 금방 돌아가는데 금방 돌아가지 않도록 붙잡는 게 사실 부족해요. 정책적으로 부족해요. 어릴 때 금선정 솔밭에도 자주 갔는데 옛날과 달리 풀이 무성했습니다.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어요. 죽계 탐방로는 참 잘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합니다. 자연을 살리며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애향인 인터뷰는 고향 발전에 대한 이야기 중심으로 인터뷰가 되었습니다(함께 웃음).

사실 제 개인적인 역사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고향의 발전이 중요하니까요. 저는 봉현 두산리에서 태어났습니다. 형제자매는 6남매였습니다. 지금은 풍기초등학교와 합친 봉현서부초등학교를 나오고 풍기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가서 중동고를 다녔지요. 당시 풍기중학교 졸업생들이 서울로 진학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사회에선 유통 관련 사업을 했습니다. 유통사업을 해서 그런지 사람들을 모아 고향 들를 때마다 느끼는 게 고향의 프로그램이나 대응 태도 등 여러 가지가 눈에 보입니다. 고쳐야 할 점들이 말이지요.

네...

인삼축제장에서나 문화탐방 때도 무엇인가 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요즘 누가 무겁고 덩치 큰 걸 들고 다니려 하나요. 상할 수도 있고요. 현장에서 보고 바로 눈앞에서 택배로 보낸다거나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탐방객을 맞이하는 사람이나 지나가는 시민들도 말하는 거나 표정도 환영의 느낌이 들어야 합니다.

인삼축제를 축제위원회가 별도로 하는데 인삼조합은 뭐합니까? 인삼 관련 사람들이 축제를 주도해야 합니다. 인삼축제예산은 금산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단 소리를 들었습니다. 정치인들은 무얼 하고 있나요? 고향을 발전시켰나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박성호 애향인 프로필>

- 봉현면 두산리 출생

- 봉현서부초등학교 졸업

- 풍기중학교 졸업

- 서울 중동고등학교 졸업

- 현재 산악인으로 중동고 동문산악회 활동

- (역임) 풍우회 비대위원장 및 감사

           재경 풍중동문회 사무총장 및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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