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올해 영주시의 축제가 끝자락에 이르렀다. 오는 11월 1일부터 3일 동안 열리는 ‘영주장날 농특산물대축제’를 끝으로 영주지역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축제는 거의 다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동안 크고 작은 축제가 있었지만, 모든 축제의 저변에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깔려 있었다. 이번 주말까지 열리는 ‘영주풍기인삼축제’가 대표적이다.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축제 현장 전체가 인삼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집중돼 있다.

축제의 뒤안길은 쓸쓸하기만 하다. 축제가 지나간 그 자리에는 가을철 스산한 바람이 불고, 여러 장터에서 그렇게 북적거리던 사람들은 먹고사는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 버려서 인적조차 사라진다. 그런데 우리들이 돌아간 그 자리가 축제의 뒤안길보다 더 쓸쓸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고장의 지역경제 사정을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영주 시내를 한 번 돌아보라.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구시가지는 썰렁하기 짝이 없고 골목마다 죄다 무기력한 노인들의 움직임만 보인다. 안동 통로 주변과 영주역 앞의 상권은 무기력하게 죽어가고 있고, 공실은 부지기수이다. 부동산 경기는 전국적으로 건설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고 또 미국의 금리 인하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내는 여전히 금리가 인하되고 있지 않아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2023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북의 오피스 공실률은 24.2%로 전년 동기에 비해 2.1% 증가했는데, 특히 영주 중앙 상권의 중대형 오피스 공실률은 상권 노후화와 인구 유출에 따라 무려 38.8%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소규모 상가의 경우는 더 처참한 수준일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소멸 현상도 도시 전체를 쓸쓸하게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영주시 인구는 적신호가 들어온 것도 모자라 아예 사이렌이 울릴 정도가 됐다. 9월 현재 영주시 인구는 9만9천30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3만1천명 정도로 전체인구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더 우리를 쓸쓸하게 하는 것은 2040년도 영주시 총인구가 약 8만5천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중에서 노인인구는 무려 50%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시민들에게 현재 영주시가 풀어야 할 첫째가는 숙제가 무엇인지 물으면 거의 다 인구감소 현상을 극복하는 일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인구감소 문제 해결 방안에 관해서 물으면 한결같이 지방경제를 활성화하는 일이라고 대답한다. 영주시도 지금까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크게는 첨단베어링 국가산단과 댐 주변 관광 발전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작게는 소상공인 지원사업과 전통시장 활성화하기 위해서 ‘주차환경개보수사업’, ‘노후시설 개보수사업’, ‘방역 및 청소용역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안전하고 깨끗한 전통시장 환경을 조성했고, 또 지역사랑상품권의 판매실적을 올려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기도 했다. 그 결과 작년 12월 22일에 ‘2023년 경북도 지역경제 활성화 평가 우수 시군 시상식’에서 2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축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일종의 프로퍼갠더(Propaganda)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먹고사는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소상공인들, 자영업자들, 건설업자들, 영세민들의 삶의 자리는 쓸쓸하기 그지없다. 영주시는 이들이 처한 현실만큼 눈높이를 낮춰 손에 잡히는 실질적인 대안들을 마련해줘야 한다. 그리고 영주시민들은 시가 추진하고 있는 크고 작은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에 힘을 실어주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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