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시끌벅적해야 제맛, 매년 변신하는 풍기인삼축제로 오세요”

2022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2022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2023 주세붕 군수행차
2023 주세붕 군수행차

문화관광형에서 산업형으로...축제의 화려한 변신

10년간 축제 이끈 성공 비결은 다양한 즐길 거리

 

지역 특산물 한자리에 모아, 축제 통해 매출 ‘쑥쑥’

매년 새로운 시도...풍기인삼축제, 혁신으로 주목

축제를 뜻하는 단어 ‘카니발(Carnival)’은 그리스도교 전통 축제에서 출발해 현대에 들어서면서 문화적인 거리 축제로 확장됐다.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카니발인 리우 카니발은 브라질의 항구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지역에서 열리던 축제가 이제는 전 세계인이 축제를 표현할 때 쓰는 고유명사가 된 것이다.

이처럼 지역축제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공동체의 영혼을 결속시키며, 그 지역이 가진 독특한 문화적·자연적 자산을 세상에 알리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우리 고장 영주에도 전국이 알고 있는 유명 축제가 열린다. 바로 다음달 5일부터 13일까지 9일간 열리는 ‘경북영주풍기인삼축제’가 그 주인공이다.

1980년 ‘풍기인삼전진대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렸던 풍기인삼축제는 성장을 거듭해 관광객 100만 명의 우리나라 대표적 축제로 자리매김했고, 2022년 ‘경북영주풍기세계인삼엑스포’를 개최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건강축제로 거듭나며 지난 2월 정부 지정 ‘명예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됐다.

이창구 위원장
이창구 위원장

운동을 향한 열정, 지역에 쏟다

영주풍기인삼축제(이하 축제)는 여러 사정으로 이름을 달리하며 명맥을 유지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축제 일몰제가 적용된 2014년, 축제 추진위원회는 산업형 축제로 전환을 선언했다. 그 가운데 축제 조직위원회 현 위원장인 이창구(66) 위원장이 있었다.

이 위원장은 낮 시간대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해 과거 축제와는 다른 시스템을 도입시켜 성공적인 첫걸음을 뗐다. 당시 인삼의 본고장으로서의 자존심과 영주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고, 10년 동안 축제를 준비하고 개최하며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시켰다.

이 위원장은 풍기초등학교 출신으로 4학년 때부터 축구 선수로 활동하며 운동에 남다른 재능과 흥미를 보였다. 그는 “중고교 시절 축구와 소프트테니스에 전념해 인천체육전문대학교(現 인천대학교)에 진학했으나 군대에서 새로운 진로를 고민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대한 후 건설회사에 입사해 10년 정도 일하면서 군 복무 당시부터 품어왔던 사회봉사에 대한 열망을 풀어내기 위해 고심했다. 운동에 쏟았던 열정이 사회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그는 풍기읍장까지 지내며 공직 생활을 하신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겠다는 마음 하나로 2006년 시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제5대 전반기 산업건설위원장을 역임했다. 당시 창의적이고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인정받아 경상북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수여하는 ‘경북의정봉사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운동선수로 활동했던 그 시절을 잊지 않고 영주시체육회 사무국장, 영주시복싱협회 회장 등을 맡아 활동하면서 체육인재 양성은 물론 전국 체육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지역발전을 위해 소외된 시민들을 두루 살피고, 지역 기업을 유치하고자 했던 이 위원장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좌절했을 때가 있었다”며 “당시 앞장서서 지역을 이끌 만한 그릇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0년부터 다시 생계를 위해 철망 제조 관련 사업에 뛰어든 그에게 또 한 번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2014년, 인삼축제조직위원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된 것이다.

'인삼깎기 경연대회'에 참여한 방문객들
'인삼깎기 경연대회'에 참여한 방문객들

풍기인삼축제에 일으킨 혁신의 바람

이 위원장은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려보자는 뜻을 품고 문화관광형 축제에서 산업형 축제로 전환을 선언하고 풍기인삼을 중심으로 영주한우, 영주사과, 풍기인견, 안정쌀 등 우리 고장의 농특산물 전체를 아우르는 축제로 변화를 꾀했다. 그는 “우리 고장에는 특산물이 굉장히 많다”며 “이미 알려진 것 외에도 복숭아, 포도, 도라지, 양파, 하수오, 생강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특산물이 축제장에서 판매돼 축제의 목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특산물 홍보 판매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덧붙인 그는 “우리 고장의 특산물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성공적인 축제에 대한 뿌듯함을 드러냈다.

그는 “‘세계인삼엑스포’ 유치를 준비하고 성공적으로 치르는 과정에서 위원장으로서의 고뇌와 내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며 엑스포 유치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시청 직원을 비롯해 출향민 등 애향심이 가득한 사람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당시 도움을 줬던 관내 지인들과 인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위원장은 “축제가 올해로 27회를 맞이할 때까지 오랜 시간 성장해 오면서 많은 점이 바뀌었다”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다름 아닌 증가한 인삼 판매량”이라고 설명했다. 축제를 통해 전국적으로 홍보가 되면서 인삼뿐만 아니라 다른 특산물들도 함께 알려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으며, 현재 축제 방문객 규모는 약 50만 명, 평균 매출액 30억 원, 축제를 통한 부가가치 유발액 400억 원으로 우리 고장 대표 축제의 명성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축제를 통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그의 심지는 축제 개막선언에서 여과 없이 드러난다. “다른 말은 덧붙이지 않고 딱 세 가지만 말한다”는 이 위원장은 축제장을 찾아주신 관광객을 향한 감사 인사를 한 후 우리 고장의 특산물과 관광지를 소개한다. 방문객에게 우리 고장의 최대한 많은 매력을 선사하고 싶은 이 위원장의 마음이다.

축제 폐막식에 참석한 이 위원장과 박남서 시장
축제 폐막식에 참석한 이 위원장과 박남서 시장
'덴동어미 화전놀이' 공연
'덴동어미 화전놀이' 공연

새롭게 단장한 2024 풍기인삼축제

축제에 항상 색다른 것을 시도하고자 하는 이 위원장의 노력은 이번 축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가 초점을 맞춘 주제는 ‘음식’이다. 한국관광공사가 공모한 ‘2024 지역축제 수용태세 개선 사업’에 선정돼 랍스터와 캐비어 등 기존 학교 급식에서는 볼 수 없는 음식으로 SNS에서 유명해진 김민지 영양사가 개발한 특별 인삼메뉴(마삼 보쌈족발, 인삼더미 파닭, 달임 밀크티 스무디 등)를 선보이면서 요리 교실도 함께 진행한다.

특히 축제가 끝나고 나서 식당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끔 지난달 26일 축제장 먹거리장터 참가업체와 한국국제조리고등학교 학생들을 모아 김 영양사와 실습하는 시간도 마련해 지역발전에 고심한 흔적이 돋보였다.

인삼 구매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황금인삼을 찾아라’ 이벤트도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인삼 모형을 찾으면 상품을 얻을 수 있는 이 행사는 순금 1돈, 인삼, 홍삼 제품 등 다양한 상품이 준비돼 있다. 또한, 코레일과 연계한 ‘반값으로 즐기는 풍기인삼축제’ 상품도 현재 코레일앱과 홈페이지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특히나 축제에서 매년 열리는 ‘소백산인삼가요제’는 예심에서 207명이 참가해 10년 동안 최고 참가율을 보이며 축제의 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최대한 많은 방문객이 축제에서 많은 것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축제 1등 경품이었던 자동차를 과감히 TV와 건조기 등 여러 가지 전자제품으로 바꾼 이유도 설명했다.

'인삼건강씨름대회'에 참여한 선수들
'인삼건강씨름대회'에 참여한 선수들

그 외에도 인삼홍삼노래방, 인삼건강씨름대회, 파워풀댄스경연대회, 락페스티벌, 인견페스티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축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위원장은 “축제는 시끄러워야 한다”며 “그렇기에 계속해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축제의 목표를 지역 홍보에 두고 있다”며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그는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단합이 필수적이고 내가 바뀌지 않으면 지역은 발전할 수 없다”며 “영주시민이 잘 살아야 유동 인구와 유입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과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어느 누가 준비해도 축제가 잘될 정도로 탄탄하게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는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계속해서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풍기인삼축제는 이제 단순한 지역축제를 넘어 우리 고장 영주를 대표하는 문화적 자산이 됐다. 이처럼 지역축제는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행사를 넘어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며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킨다.

더불어 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된다. 지역축제의 발전은 곧 지역의 발전이며 나아가 국가의 균형 있는 발전으로 이어진다. 브라질의 항구도시에서 열리던 축제가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된 것처럼 지역축제가 단순한 행사를 넘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때가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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