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신뢰와 체육인의 희망을 품는 체육회로 나아가겠습니다”

지방체육회 법정법인화, 체육회 운영 투명성 강화

예산 확보와 지자체 협력...새로운 과제로 해결해야

 

지역 체육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목표

오랜 기다림 끝에 지역체육인들이 염원해 온 지방체육회 법정법인화가 법률로 공포됐다. 2019년 지방체육회장의 지자체장 및 지방의원 겸직 금지·민선체육단체장 시행을 시작으로 2020년 지방체육회 법정법인화를 통해 지방체육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확보된 것이다.

하지만 과거 지방자치단체장이 당연직으로 체육회장을 겸직했던 시절과 달리, 민선 체육회장 체제 이후 그 체육회의 위상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많은 지방체육회가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예산이 감소하면서 지방체육발전이 퇴보할 것이라는 염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지방체육회장을 중심으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에 지방체육회의 법정법인화 필요성을 설명하며 입법 활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마침내 법 개정의 결실을 이뤄냈다. 덕분에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지방체육회의 운영이 더욱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대한체육회는 매년 지방체육회장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워크숍을 열어 중장기 체육 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등 체육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체육을 향한 열정으로 지역을 이끌다

우리고장 영주시체육회도 첫 민선 회장인 김경준(63) 회장이 2022년 12월 무투표 당선으로 연임에 성공해 현재 민선2기 체육회장으로서 2년째 체육회를 이끌고 있다. 학창 시절 스케이트 선수로 활동했던 김 회장은 당시 관련 스포츠 종목의 불모지였던 우리 고장의 특성과 운동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으로 운동을 포기하고 생계를 꾸려야 하는 앞날을 위해 경북전문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그는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건설업에 종사하며 좀 더 전문성을 쌓겠다는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토목학과에 다시 입학해 2006년 졸업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9년 가흥1동체육회 회장을 맡으며 지역체육을 이끌게 됐다. 김 회장은 “이때 체육회에 발을 들이며 잊고 살았던 학창 시절 당시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일깨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 영주시생활체육회 회장으로 선출돼 지역 생활체육 전반을 진두지휘하며 입지를 넓혔다.

2015년에는 23개 시군 1만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 제25회 경북도민생활체육대축전을 우리고장에 유치해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지역생활체육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이 대회는 ‘힐링의 땅 선비정신’을 테마로 열려 지역정체성을 도내에 홍보하고 영주시가 종합 2위의 성적을 거둠으로써 지역체육의 저력을 보여준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던 중 2016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간 연계성을 강화한 선진국형 체육 시스템을 확립하고 정책의 효율성과 국민체육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영주시체육회와 영주시생활체육회가 통합되면서 ‘통합영주시체육회’의 상임부회장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그 후 앞서 언급했듯 2020년, 지방체육회가 민선체육회장 체제로 바뀜에 따라 첫 민간회장에 당선됐고 현재까지 연임하면서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첫 선거와 두 번째 선거 모두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로 당선된 인물로 지역체육사에 기록된 것이다.

현재 영주시체육회는 58명의 임원진과 42개의 종목별 경기단체, 19개의 읍면동체육회로 총 61개의 산하 단체로 구성돼 있다. 또한 스포츠공정위원회와 경기력향상위원회가 포함돼 있어 탄탄한 지역 체육의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체육회의 전반적인 사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무국에는 사무국장과 직원 3명, 지도자 12명, 체력인증센터 4명, 관리매니저 4명 등 총 24명이 근무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역 주민들의 체육활동 참여를 독려하고,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그리고 학교체육이 서로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과 산하 단체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지역사회의 건강 증진과 스포츠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체육회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김 회장은 “건강을 가장 쉽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운동”이라며 “바쁜 일상과 직장생활에 치여 건강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체육활동을 독려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체육에 일평생 몸을 담고 경기를 뛰는 선수와는 또 다르게 생활체육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2020 영주시민 건강걷기대회
2020 영주시민 건강걷기대회
제62회 경북도민체육대회 영주시 선수단 결단식
제62회 경북도민체육대회 영주시 선수단 결단식

민선체육회장 체제로 바뀐 지금은

지방체육회는 그간 각 지자체의 후원 아래, 생활체육 저변 확대와 지역 우수선수 발굴·육성의 베이스캠프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법정법인화라는 새 옷을 입게 된 지방체육회는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민간과 전문 체육인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물론 이를 위해 지방체육회가 풀어야 할 과제들도 만만치 않아 민선 체육회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 또한 사실이다. 김 회장은 이러한 목소리들을 아주 또렷하게 듣고 있었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체육회를 운영할 때와 현재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앞으로 지방체육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하게 잡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회장은 체육회 내부 선거로 선출하고 있다”고 먼저 운을 띄운 뒤, “과거 체육단체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았으나 현재는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를 목적으로 체육단체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접 체육회를 운영하며 예산을 관리했으나,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에 의존하고 있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예산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유로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접 체육회를 운영하면서는 긴밀한 협력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지자체와의 소통과 협업이 부족해 이를 해결해 나가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며 민선 체육회장으로서의 고충을 털어놨다. 즉 지방체육회의 법정법인화가 체육단체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나 지자체와의 협력 및 예산 확보 등에서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영주시체육회장 장학금 수여식
영주시체육회장 장학금 수여식

시민이 신뢰하고 체육인이 꿈꾸는 체육회를 목표로

김 회장은 “투명하고 깨끗한 행정으로 시민이 신뢰하고 체육인 모두가 꿈과 희망을 갖는 건강하고 행복이 넘치는 체육회를 만들어 가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다”며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지역체육 인재 발굴과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첫 민선체육회장으로서 최초의 길을 걸으며 얻게 된 직함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올해 준비하고 있는 체육회 행사에 대해 지역민들의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영주시체육회는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문정동 야외물놀이장을 운영할 예정이고, 다음달 24일부터 9월 2일까지 ‘2024 추계회장기 실업탁구대회’, 9월 20일에는 ‘제45회 영주시민체육대회’를 열 계획이며,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제34회 경북도민생활대축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평소 ‘정도(正道)’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첫 민선 회장으로 출마하게 된 계기도 오랫동안 지역에서 생활체육에 몸담았던 실전 경험으로 지역체육의 초석을 닦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말미암아 당연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뚜렷한 삶의 지표는 그가 체육계에 전하고자 하는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김 회장은 “체제 전환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수용해야 한다”며 체육회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했고, “영주시의 관광 데이터 분석 결과를 활용해 지역의 자연경관과 연계한 스포츠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도 체육회가 합심해 지역 주민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간 지방체육회는 풀뿌리 생활체육의 산실이었을 뿐 아니라, 우수한 전문 체육인을 발굴한 공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무늬만 법정법인화인 채로 과거의 방식을 답습한다면, 이번 법률개정은 유명무실해지고 말 것이다. 이제 재정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통해 지방체육회의 안정화와 스포츠 선진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