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남 (작가)
최근 가마솥 6월이라는 기사가 지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오늘날 기후 위기는 곧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온난화 현상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수많은 동·식물에 이르기까지 예상치 못한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아울러 기후 위기는 자연재해를 동반한다. 이는 우리의 삶을 위태롭게 한다. 뜨거워진 바다는 폭염이나 강수량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견은 이제는 어린아이도 아는 상식이며, 위협적인 재해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불운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때고 재해가 발생하면 문제의식과 책임은 뒷전이고 늘 인재라는 말만 요란하다. 이제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예견 가능한 장마, 대비에 문제는 없는가. 작년에 장마로 입은 폐해가 아직까지 해결이 안 된 곳도 있다. 그런 곳은 더 낭패를 당하기 전에 적극적인 방비책으로 철저하게 문제 해결을 했어야 이 여름이 안전할 것이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고 가마솥 온도는 앞으로 점점 더 치솟을 게 뻔하다. 올여름에는 더 많은, 더 강력한 비 소식이 예고 돼 있다. 그래서인지 여름이 들어서기가 무섭게 역대 가장 이른 열대야로 뜨거운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월에 서울 기온이 117년 만에 가장 빠른 열대야를 기록했으며, 6월 폭염 일수는 역대 최다이고, 66년 만에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다는 기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7월의 시작은 앞으로 맹렬한 더위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일 테다. 이제 여름 나기는 이전의 실천과는 달라져야 한다. 장마와 폭염은 한 몸으로 찾아오는 여름철의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어떻게든 여름 불청객으로부터 안전하고 건강하게 벗어나야 한다. 그러니 아직까지 미처 돌아보지 못한 것이 있다면 더 늦지 않게 재해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 살펴보면 아직도 재해에 대한 보완이 제대로 안 된 곳이 있을 수 있다. 지난해 우리 지역도 그랬고 전국적으로 피해를 입은 곳이 많았다.
어느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짧은 시간에 엄청난 비가 내리는 국지성 호우는 언제든 우리 삶에 위협적으로 들이닥칠 수 있고 큰 피해를 가할 수 있다.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철저한 대비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 재해에는 요행이 있을 수 없다. 고치고 복구해야 할 곳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고 눈에,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바로 해결책을 찾아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지난해 ‘오송 참사’와 같은 악몽은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천이나 지하차도 및 골목의 하수구 등 각종 시설물 점검은 책임자는 물론이고 누구나 할 것 없이 위험이 감지되는 곳이라면 매의 눈으로 살피고 점검해야 한다. 시내 곳곳에 비 피해를 막기 위해서 빗물받이나 빗물관이 다양하게 설치되어 있다. 미리미리 빗물받이 부근에 쓰레기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를 하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할 일이다. 여름철이면 냄새 때문에 빗물받이 위에 장판이나 덮개를 얹어 놓은 곳과 상습 침수 지역은 특별한 관리를 해야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들 간 온열질환자 방지 대책을 위한 움직임들이 바쁘다. 서울의 첫 폭염주의보는 지난해보다 하루 늦게 내려졌지만, 전국 기준으로 6월에 경상권에 처음 폭염주의보가 발효돼 지난해보다 일주일 빨랐다고 한다. 일터나 돌봄 노인 등 폭염에 취약한 곳이 많다.
폭염 쉼터는 노인뿐만 아니라 누구나가 이용할 수 있도록 여유롭게 조성 돼야 할 것이다. 도로에 설치된 그늘막도 필요한 곳에 더 수요를 늘리고 쿨링포그와 도로에 물을 뿌리는 시스템도 횟수를 늘려서 시민의 여름 건강을 안전하게 돌봐야 한다. 도농 복합 도시인 영주는 하천 범람이나 산사태는 특히나 잘 대비해야 하는 부분일 것이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기습적인 폭우와 불볕더위는 우리 삶의 안전망을 위협하고 있다. 꼼꼼한 대책과 선 조치가 필요하며 안전이나 재해 대비는 아무리 강구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반복적으로 점검하고 철저한 대응책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자연재해로 역풍을 맞는 농가는 장마철을 앞두고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대비하고 준비해도 늘 부족한 게 있기 마련이고 불가항력의 일도 있기 때문이다. 풍성한 가을걷이를 위해서 여름을 잘 지나야 하는 농민들의 시름도 만반의 대비책으로 아무런 피해 없이 뜨거운 여름을 무사히 지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