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두 차례에 걸쳐 영주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무더위와 싸우며 수고하는 분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사)영주문화연구회 소속 회원들이다. ‘영주문화파출소’(구 영주경찰서 민원실 자리)에 가면 달력에 매주 토요일 일요일 시티투어 일정이 표시되어 있고 이를 진행하는 요원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영주 시티투어는 2015년 4월 18일 시범운영을 실시한 때로부터 시작하면 올해로 무려 1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근 단양이나 안동 시티투어에 비하면 역사가 짧지만, 영주지역이 지닌 문화적 유산과 역사적 전통, 콘텐츠 등이 이 지역에 못지않다. 지난해까지는 영주 시티투어가 ‘선비 여행’ 코스와 ‘힐링 코스’로 운영되었는데, 두 코스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고 또 동선이 길어서 하루에 소화하기에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남부권과 북부권으로 구분하여 ‘물돌이 코스’와 ‘선비 코스’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물돌이 코스’는 매주 토요일에 운행하며 영주댐 용마루2공원과 무섬마을 은빛모래밭길 걷기가 추가된 프로그램으로 영주 남부권을 두루 둘러볼 수 있는 여행이고, 매주 일요일에 운행하는 ‘선비 코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한국의 아름다운 3대 숲길로 인증받은 죽령옛길을 걷는 코스로, 부석사, 소수서원, 선비촌, 죽계구곡 걷기, 특산물 시장 방문으로 진행된다. 올해 4월 6일부터 개편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시티투어는 코스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서 현재 영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영주 시티투어는 지금의 프로그램 그 이상의 가치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영주지역이 지닌 여러 관광 문화 자원을 외지인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영주에 대한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시티투어를 통해 전국적으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영주지역을 전국적으로 홍보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가시적인 효과 그 이상의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시티투어는 본래 기획 의도 자체가 전적으로 외지인들을 염두에 두고 기획되었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영주 시티투어가 그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민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들에게 영주의 유구한 역사와 영주가 자랑할 수 있는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르쳐서 누릴 수 있도록 할 때 시티투어는 시대를 가로질러 영주의 관광문화가 계승 발전될 수 있다.
영주 지역민들과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지금부터 24년 전 영주문화연구회가 ‘고을 나들이’를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다가 ‘소백산자락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두 프로그램을 소화하기 힘들게 되었을 때 영주청년회의소가 이 프로그램을 받아 운영했고, 최근에는 영주시가 ‘선비고을 나들이 체험’이라는 이름으로 보조사업자 공모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영주시가 읍면동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해 1년에 3회 ‘선비고을 나들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보조사업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행사는 시 차원에서의 홍보도 빈약하고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관하다 보니 행사 참여자들이 한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행사 자체가 너무 초라하다. 앞으로 이와 같은 성격의 프로그램은 적어도 월 1회 실시하는 것으로 새롭게 기획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육청과 단위 학교의 협조를 끌어내 초·중·고등학생들을 체험프로그램 일환으로 참여시킬 수 있도록 하고, 지역민들의 향토애를 고취할 수 있는 행사로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 ‘선비 고을 나들이 체험’ 운영비로 시예산에 900만 원 책정되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을 위해 영주시는 자부담 없는 재정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이 행사를 주관할 단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처음으로 ‘고을 나들이’ 행사를 주관한 ‘영주문화연구회’가 맡아도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