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가에서는 풍성한 수확을 꿈꾸며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구슬땀을 흘리며 매우 바쁘게 일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상 기온으로 인한 농가 피해가 언제 닥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3~4월에는 냉해로, 6월에는 우박으로, 7~8월에는 집중 호우와 폭염으로, 10월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다시 우박이 내려 우리고장 영주의 경우는 사과 500농가 400ha, 배추 50 농가 30ha 등 총 550 농가 430ha 가량이 피해를 봤다고 한다.

농작물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은 기후변화에 있다. 첫째는 기온 상승으로 작물이 자라는 적합한 지역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과의 전통적인 주산지가 경북 청송과 영주지역이지만 강원도 정선, 양구까지 북상하고 있고 복숭아도 청도 등의 지역에서 원주, 춘천까지 북상하고 있다. 영주에서의 사과 농사는 앞날이 매우 불투명하다. 둘째는 생태계 측면에서 국내에 유입된 외래 생물 또는 병해충들이 기후가 따뜻해짐에 따라 그 영역을 넓히고 있어 발생하는 피해이다.

대표적인 예로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등검은말벌’이 꿀벌을 공격해 양봉농가에 큰 피해를 준 경우를 들 수 있다. 셋째는 기후 온난화 현상으로 발생하는 홍수, 가뭄 그리고 냉해 등 자연재해로 인한 농가 피해이다. 결국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부분의 생산 변화는 농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생산량 감소는 농산물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작년 ‘금사과 파동’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농가의 피해는 인간의 탐욕이 저질러 놓은 자업자득으로 어쩔 수 없어 보이지만,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은 세워야 한다. 대표적인 대책으로는 먼저 농작물재해보험을 확대하는 일을 들 수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보험을 통해 실손 보상함으로써 농가 소득과 경영 안정을 도모하고 안정적인 농업 재생산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다.

다행스럽게도 영주농협(조합장 남정순)이 지난 4월 24일 서울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2023년 NH 농협손해보험 연도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아 농민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그리고 올해 초 영주시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업인의 자부담 비율 15% 중 시비로 5%를 추가 지원해 국비 50%(국가 직접 지원), 지방비 40%, 농업인 자부담 10%로 농업인의 자부담을 낮추고 있다.

농업수입보장보험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 보험은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농산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게 될 때, 농가의 한 해 수입이 과거 5년 치 평균 아래로 떨어지면 그 차액의 최대 80%까지 보장해 주는 제도이다. 지난 2015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2025년부터 전국 단위 사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는 9개 품목에 적용되지만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2027년까지 수입안정보험 품목을 30개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주시와 농민들도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매우 적극적이다. 지난 5일에 영주시는 봉현면 두산리의 한 사과원에서 기후변화로 잦아진 사과원 우박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그물망과 자체 개발 개폐장치(가이드롤러)를 활용해 ‘우박 방지망 개발’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풍기읍 김모 씨는 냉해로 인한 사과 농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연막 소독기를 이용해 ‘유지연(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연기) 방제기’를 개발, 특허 신청을 했다고 한다.(본지 5월 3일자) 매우 고무적이다.

앞으로 언제 닥칠지 모를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정부는 정부대로 농가는 농가대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작년과 같은 농가 피해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영주시는 각 농가를 대상으로 농산물을 품목별로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 지도하고, 자연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정확한 기상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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