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칠 (아동문학가)
우 리 집
전영광(봉현초등학교 3학년)
빨간 지붕 우리 집은
빨간 모자 쓴 사람 같다
양쪽의 창문은 눈이 되고
현관문은 입이 되고
태풍으로 비바람 치더니
빨간 모자가 벗겨졌다
지붕이 날아갔다
대머리가 되었다
입이 벌컥 열리고
아빠가 나온다
지붕이 새로 생겼다
빨간 모자를 다시 썼다
<감상> 2023년 10월 영주시교육삼락회가 주최하고 영주교육지원청이 후원한 학생충효백일장에서 저학년 운문부에 입상한 3학년 전영광 어린이의 아동시입니다.
〈우리집〉이란 제목으로 각 연을 2행씩 나누어 6연 12행으로 구성된 이 시는 행과 연이 간단명료한 시입니다. 여러분, 우리 집을 생각해 봅시다. 아마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모두 모양이나 구성이 똑같거나 비슷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 살고 있는 가족의 수나 차려놓은 모습은 다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를 쓴 영광이네는 아파트가 아닌 일반주택에 살고 있는 것 같네요. 시를 보면 태풍으로 인해 지붕이 날아간 모습을 보고 사람과 빗대어 표현했네요. 사람으로 비유해서 빨간 지붕을 사람의 빨간 모자라고 보았고, 창문을 눈으로, 현관문을 입으로 보았습니다. 참 재치 있게 비유한 아동시 이군요.
태풍을 만나 집의 지붕이 날아갔나 봅니다. 그걸 보고 대머리가 되었다고 표현하였군요. 끝연을 보니 “지붕이 새로 생겼다/ 빨간 모자를 다시 썼다.” 라고 재미있는 표현을 하였군요. 아마 집을 고치고 지붕을 새로 단장했나 봅니다. 모자를 다시 썼다고 한 걸 보니까요.
참 다행이네요. 태풍을 만나 살고 있던 집을 잃어서 불편했을 텐데, 다행히 집을 짓고 살아갈 방도 새로 마련이 되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