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기간인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열린 ‘한국선비문화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선비문화축제는 경북지역의 봄축제 시작을 알리는 축제이기도 하고, 또 한국 정신문화의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선비문화와 정신을 소재로 선비의 고장인 영주에서 성대하게 행사를 개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대단히 크다고 하겠다.

작년의 경우에는 행사 내내 우천으로 인해 축제가 완전히 죽을 쒔지만, 올해는 축제 이틀째인 어린이날에만 비가 내려서 시민들과 관광객의 참여가 적었으나 1천500여 명이 참석한 화려한 개막식에서부터 폐막식까지 참여자들의 열띤 호응과 박수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쳤다. 축제 첫날 성공적인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전국 팔도 선비 퍼레이드 행사부터 남녀노소, 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 1천여 명이 참여해 축제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2008년부터 시작된 선비문화축제는 올해로 16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그동안 축제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이 축제가 완전히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영주문화관광재단의 김덕우 대표이사는 ‘신바람 난 선비의 화려한 외출 2’를 기획하면서 참으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전통적으로 ‘선비’라는 개념이 무겁고 고루하게 인식되기 때문에 이를 축제 형식으로 풀어낸다는 자체가 어렵고 또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과 소통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선비에 대해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낸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는 것이다. 또 축제를 꼭 해야 하는가 하는 근원적인 문제부터 시작해 축제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 선비정신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토론과 회의 끝에 이번 선비 축제의 가장 중요한 컨셉으로 첫째, 바로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인 선비정신을 현대적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 둘째, 남녀노소 모두에게 선비정신을 친근하고 쉬운 방식으로 소개하는 것, 셋째, 과거와 현대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을 내세웠다고 한다.

이를 위해 선비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고, 또 프로그램의 성격과 분위기를 고려해 축제 장소를 이원화했으며, 드론 쇼와 다양한 축제 무대 등을 통해 현대와 과거의 소통을 모색하기도 했다. 물론 부족하고 아쉬운 점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축제 기획의 방향성은 분명 옳아 보인다. 이를 위해 준비하고 수고를 아끼지 않은 영주문화관광재단과 여러 관계자님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선비문화축제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더욱 밝아지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선비문화가 시민의 자부심이 돼 지역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교훈 삼아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선비정신과 문화가 전통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신문화는 물질문화에 비해 전통에 안주해 보존적 가치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문화는 ‘보존’과 ‘계승’, ‘발전’ 그리고 ‘창조’의 사이클이 온전하게 작동될 때 성장한다. 둘째, 전통과 현대 그리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끊임없이 소통하기를 바란다. 소통 없는 전통문화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셋째, 선비문화의 컨텐츠 개발에 정진해야 한다. 올해 축제의 컨텐츠는 작년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선비문화가 시대정신에 부합하고 현대인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컨텐츠를 개발해야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넷째, 정신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이 제고돼야 한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그렇듯이 시민들의 의식 속에도 먹고 사는 문제가 당장 시급한데 무슨 선비 타령을 하고 있는가 하는 부정적 시선으로 선비문화축제를 대하는 경향이 여전히 있다. 축제의 주인공이 오롯이 시민이어야 완벽한 성공축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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