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영주 곳곳에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가 5월 4일에 열릴 것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앞으로 영주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해 2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준비해야 해야 할 터인데, 걱정이 앞선다.

작년의 경우 우천으로 인해 행사가 애초 계획했던 것에 못 미쳐서 그런지, 경북도는 올해 1월 10일 지역축제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우리 고장 대표 축제인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를 경북도 지정 ‘우수축제’에서 ‘유망축제’로 한 등급 낮춰버렸다. 그리고 올해 초에 대한민국 도시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 우리고장 영주는 85개 도시 중 64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안타까움을 넘어서서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그래서 이런 이유 때문에서라도 올해 선비문화축제는 반드시 성황리에 치러져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영주시가 중요하게 여기는 시정 목표 중의 하나가 ‘한국을 대표하는 특색있는 문화관광도시’를 건설하는 것이고, 또 올해 2월 말 기준 영주시 인구가 10만 명으로 떨어진 상황 속에서 문화관광을 통해 인구소멸 현상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마당에, 선비문화축제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이자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선비문화축제를 준비하는 영주시와 주관단체에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먼저 선비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거기에 상응하는 축제가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항간에 시민들은 영주시가 내세우고 있는 ‘선비 도시’라는 브랜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는 소리가 있다.

말로만 선비 도시를 내세우고 있고 시민들의 삶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고리타분한 이미지만 준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선비의 개념을 너무 무겁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생각하는 데서 출발한다. 축제를 기획할 때 선비의 이상적인 인간상이 무엇이며, 선비정신의 본질은 무엇인가 등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지만 지나치면 축제가 선비 개념에 갇히게 되고 선비문화가 가질 수 있는 대중성을 놓쳐버릴 수가 있다.

둘째, ‘선비’라는 개념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시쳇말로 ‘꼰대’ 냄새가 풍기기 때문에 시민들이 더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선비문화 축제가 돼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선비정신의 정체성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만 선비정신의 정체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시민들에게 선비정신을 고양하려고 하거나 축제를 통해 선비 정신을 찾도록 하는 행사가 돼서는 곤란하다.

이런 목적이라면 축제 형식 말고 학술제나 세미나, 포럼 등을 통해 얼마든지 담아낼 수 있다. 이번 선비 축제는 시민 모두가 삶 속에서 선비문화를 즐기고 향유할 수 있도록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 축제는 축제다워야 한다.

셋째, 이번 선비문화축제는 기본적으로 시민을 위한 축제에서 시작해 그 다음에 타 지역과 교류하고 글로벌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축제의 컨셉을 잡아야 한다. 축제를 통해 영주지역을 외부에 홍보하고 또 선비문화를 상품화하려는 목적에 앞서, 먼저 시민 모두가 우리고장 영주가 명실상부한 선비 도시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한 마당이 돼야 한다. 축제의 진정성은 시민들이 축제의 주인공이 될 때 드러나는 것이다.

선비문화가 외부에 실질적으로 알려지고, 또 우리고장 영주를 찾는 발걸음들이 많아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영주시민이 선비문화의 생산자요 소비자가 되는 일이다.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선비문화축제가 돼야 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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