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시인

              키스, 키스, 키스

                                                          -신현림

 

떠드는 말이 부딪혀 상처와 이별을 만들고

따듯한 수증기로 스미면 마음의 키스가 되지

키스, 키스, 키스! 번역해서 뽀뽀는 얼마나 이쁜 말이니

삶이 아프지 않게 시원하게

말은 사려 깊은 타월이 돼야지

 

매순간 모든 이로부터 버려질 쓰레기까지

뽀뽀하는 마음으로

“네 일은 잘 될 거야 네 가슴은 봄 바다니까”

인사하는 바로 그것

삶이 꽃다발처럼 환한 시작이야

 

-서로가 끌리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지금 당신에게 건네는 말은 “사려 깊은 타월이” 되고 있을까요? 문득 아찔해집니다.

서글픔으로 가득 차 있는 게 삶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서로의 서글픔 사이, 내 마음을 전하고 당신의 마음을 받는 가장 행복한 행위가 키스 아닐까요? 오래 머물지 않고 짜릿한 찰나로 지나는 것이지만, “삶이 꽃다발처럼 환한 시작이야”라고 말하는 순간이 아름다운 입맞춤의 절정인 것 같습니다.

모두 즐겁고 행복한 설 연휴 보내셨나요? 설날의 소소한 두근거림과 복닥거림은 얼굴마다 생기를 돌게 했을 겁니다. 오고 가는 길,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이 좀 힘들기도 했겠지만 내가 조금 희생해서 다른 이에게 주는 행복을 몸소 담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겠지요. 조금은 발랄한 덕담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시간은 덤이었을 테고요.

아무런 기대 없이 맞이하고 아무런 기약 없이 헤어진 설날의 아쉬움도 지났으니 곧, 봄바람 불어오고 꽃도 예쁘게 피어나겠지요. 생각만으로도 가슴 부풀고 행복할 “봄 바다”를 기다리며, 조금씩 용기를 낸 자유로운 꿈을 꿔 봐도 되지 않을까요? 희망의 봄은 언제나 우리가 오기를 기다릴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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