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새해가 시작됐지만, 새해 초에 우리나라 국민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뉴스 중의 하나는 인구감소 문제이다. 지난해 12월 14일 통계청에서 장래 우리나라 인구추계를 발표했는데, 기존의 출산율 0.7~0.8명으로 추산했을 때 향후 50년 뒤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3천만 명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고, 좀 더 실감 나게 말하면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인구 전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또 현재 총인구의 70%를 웃도는 생산연령(15~64세)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0~14세 유소년 인구는 6% 선으로 줄어들게 되며, 그 대신에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0%에 육박하게 된다.
이 같은 저출산 현상과 사회의 초고령화가 현재처럼 지속된다면 농산어촌 지역은 지역 자체가 소멸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영주시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보면 신생아의 수는 338명이고 사망자 수는 1천392명이다. 지난해 말 영주시 인구는 10만 199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추세로 볼 때 영주시 차원에서 인구감소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정책적 대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지 못한다면 당장 내년에 영주시 인구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10만 명 선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러나 어두운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남서 시장은 신년사를 통해서 2024년도에는 미래 산업도시, 문화관광 도시, 농업혁신 도시, 복지 도시, 행복 도시, 시민 중심의 열린 도시 등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농촌 공동화 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농촌 경제 활성화 정책을 전개하고, 또 문화 관광도시를 조성해 외지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방안들은 장차 다가올 영주시 인구소멸 현상에 대한 훌륭한 대안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가만히 돌아보면 이 모든 정책은 인구 유입을 위한 환경적 기반 조성으로서의 대안은 될 수 있을지언정 직접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출생률을 어떻게 높이고 태어난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하고 지원할 것이며, 다음 세대들을 위한 삶의 환경적 조건들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일차적인 대안이다.
현재 영주시의 유소년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노인 수는 영주시 전체 인구 대비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전체 인구 중 65세 노인인구는 3만 454명으로 전체 인구의 30.4%에 이른다. 여기에 비해 영주시 전체 유·초·중·고생 학생 수는 영주교육지원청에서 2023년 4월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고작 1만 256명에 불과하다.
면 단위 지역의 초중학교는 대부분 통폐합 돼 몇 개 남지도 않을뿐더러 통합된 학교의 전교생이 20명 이하인 학교도 있다. 10년 전부터 학령인구의 절벽 현상을 예견했지만 우리는 당장 영주시 관내 초중고교 입학생들이 더 줄어드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런데도 영주시는 다음 세대들을 위한 교육 문화적 환경보다는 기성세대와 노인들을 위한 시설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서천교에서부터 시작해서 한정 공원에 이르는 넓은 서천 둔치는 눈에 보기에도 대부분 노인들을 위한 놀이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가.
영주시 내 구도심은 다음 세대들에게 정말 재미도 없을뿐더러 가고 싶은 곳도 없는 공간이 돼 버려 도시가 가져야 하는 활력을 잃어버렸지 않는가. 농촌지역에는 이미 유소년들과 청년들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
영주시는 도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2024년에는 인구 10만 명 선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태어날 생명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다음 세대들을 위한 교육적 지원과 교육문화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영주시 인구소멸 현상을 막는 최선의 대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