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복 (소백산백년숲 사회적협동조합 이사)
초여름 풀숲, 짝짓기를 마친 사무라이 여왕개미 한 마리가 곰개미 굴에 침입한다. 침입자를 탐지한 곰개미들이 대항해 보지만 낫처럼 휘어진 커다란 턱을 당해낼 수 없다. 곰개미 여왕을 죽이고 왕국을 차지한 사무라이개미 여왕은 곰개미 여왕의 것과 흡사한 페로몬을 만들어 곰개미 일꾼들을 노예로 삼는다.
사무라이개미 여왕이 알을 낳고 두 달이 지나면 사무라이개미 일개미들이 부화하기 시작한다. 사무라이개미 일개미들은 사냥할 줄도 모른다. 낫처럼 길고 휘어진 턱으로는 먹이를 자를 수도 씹을 수도 없다. 사무라이개미들은 생존의 모든 것을 곰개미 노예들에게 의존한다. 곰개미들은 소화한 농축 즙을 사무라이개미 여왕과 일개미들에게 먹이는 것은 물론 애벌레를 기르고 사냥하고 굴을 청소하는 등 모든 일을 도맡아 한다.
시간이 흘러 노예 곰개미들이 보살펴야 할 사무라이개미 수가 늘어나면 사무라이개미들은 또 다른 노예 감을 찾아 나선다. 풀숲을 뒤져 곰개미 집을 찾아내 애벌레와 고치를 약탈해온다. 사무라이개미는 곰개미를 노예로 부려 대를 이으며 살아간다. 사무라이개미가 곰개미에 기생하는 풀밭의 생태는 참으로 야비하다.
“국힘이라는 당이 좋아서 들어가는 게 아니라” “국힘에서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때 들어가서 다 먹어줘야” “그러려고 하면 국힘이 아무리 미워도 국힘을 갖다가 플랫폼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을 하셔야 돼.” “제가 이거를... 저는 정권교체하려고 나온 사람이지, 대통령하려고 나온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스스로 밝힌 자가 대통령이 된 지 1년 반이 지났다. 그 길지 않은 기간에 국민의 삶은 급격히 피폐해졌다.
유엔무역개발회의가 설립된 이래 최초로 우리나라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한지 3년도 안 지났다. 2022년도 무역수지는 425억 불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1%의 부자들을 위해 종부세를 무력화하고 법인세 인하를 감행하더니 급기야 60조 원에 달하는 세수 결손을 발생시켰다. 가관인 것은 정부가 세운 대책이다. 연구·개발(R&D) 예산을 16%나 삭감하고, ‘약자복지’를 하겠다면서 청소년, 장애인, 이주노동자, 아동, 여성, 노인 등의 필수 사회안전망 예산을 대거 삭감했다.
159명의 젊음이 짓밟힌 이태원 참사, 엉망진창으로 끝난 세계잼버리대회, 그리고 홍수 때마다 터지는 어처구니없는 대형 인명사고가 나도 책임지고 물러나는 자 하나 없다. 미국에 가서 ‘ㅅㄲ들이 승인 않해 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떻하냐’며 260조 원 투자를 몰아줬다.
일본에는 실익도 없는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을 맺고 대법원의 판결도 무시했다. 일제 성노예 피해자들과 강제노동 피해자들을 탄압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를 그치지 않았다. 국익은 안중에도 없고 퍼주고 다니니 세계의 호구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119대 29의 부산 엑스포 유치 투표결과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불룩한 배를 내밀고 꺼떡거리는 사마귀 배속에는 십중팔구 연가시가 있다. 연가시는 사마귀 배 속에서 숙주를 조종한다. 다 자라면 연가시는 사마귀를 조종해 물가로 유인해 살을 뚫고 나온다. 사마귀와 연가시는 수사 검사와 형사 피의자로 만났다는 풍문이 돌았다.
노예를 얻기 위해 곰개미의 집에 침입하는 사무라이개미들 같이 자신을 보호하자면 호위할 국개들이 필요하다. 연가시의 정체가 드러나면 사마귀는 탄핵 될 것이다. 사마귀도 잘 안다. 당선이 될 만한 경북과 대구 지역구에 검사들을 심어야 한다. 그러자니 오래된 말뚝들이 문제다.
부산의 장가는 산악회를 동원하며 시위했고, 이준석을 몰아내고 나경원과 유승민을 주저앉히고 세운 김가는 울산을 지키려고 몽니를 부렸다. 그러니 회의하고 통화할 때마다 격노하는 것이다. 묵혀두었던 정보 몇 개만 보여주어도 꼬리 내릴 것들이 대드는 꼴을 보자니 화를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배를 내밀고 다녀도 연가시를 품은 사마귀의 말로는 비참하다. 이승만의 ‘자유당’에서 시작해 군사독재자의 ‘민주공화당’을 살인마 전두환의 ‘민주정의당’으로 바꾸더니 야합의 통일민주당, 차떼기 ‘한나라당’을 거쳐 신천지 ‘새누리당’으로 ‘국민의힘’으로 이어진 역사의 근심 덩어리가 사무라이개미의 노예가 되었다.
기생 곰팡이에 감염되면 벌레들은 곰팡이가 조종하는 대로 포자를 퍼뜨리기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죽음을 기다린다. 국가의 미래나 국민의 생활은 안중에도 없고 기생에만 몰두하는 자들이 권력을 쥐고 농단한다. 기생의 생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모두 망치로 머리를 치며 각성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