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남 (작가)

올해로 26번째 개최되는 풍기인삼축제가 영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축제특수로 그동안 불황으로 힘들었던 상인들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었을지 기대된다. 가을은 전국적으로 많은 축제가 열리고 있어 가히 축제의 계절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축제이든 행사가 끝나고 나면 평가가 뒤따르게 된다. 이번 풍기인삼축제는 과연 어떤 평가가 나올지 궁금하다.

입소문을 타고 찾아온 새로운 방문자가 얼마나 늘었을지. 그들의 만족도는 또한 어땠을지. 축제를 오랜 기간 꾸준히 이어오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흘린 땀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26년이란 세월은 한 생명이 탄생하여 성인으로 성장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 할 것이다. 필자도 매년 빠지지 않고 인삼축제장을 찾았는데, 이번에는 휴일인 9일 점심 무렵에 다녀왔다. 이전에 비해 축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던 것 같다.

부분적으로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긴 했지만 크게 피부에 와닿진 않았다. 요즘은 어딜 가나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많은 편이다. 이런 점을 비추어 볼 때, 아이들을 위한 체험은 다소 부족해 보였다. 건강 관련 상품과 연계된 체험 존이 여러 군데 있긴 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영주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전시 공간은 사람들 발길이 닿지 않아서 휑한 상태였고, 그나마 상품이 주어지거나 무료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북적였지만, 그 외 많은 사람들은 통로를 그냥 스쳐 지나는 풍경이었다.

‘축제’라면 무릇 즐길 거리, 볼거리 등 흥미로운 것들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축제 이퀄 관광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언제든 판을 펼 수 있는 야시장 같은 분위기에 인삼을 얹어 파는 정도의 형태라면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축제장 어디를 둘러보아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딘가를 가게 되면 사람들은 독특한 재미가 있거나 눈에 담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어서 추억하게 된다. 하지만 풍기 인삼축제장에서는 카메라에 담을 만큼 인상적이거나 기념으로 남길만한 참신한 공간이 없어서 아쉬웠다.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나 즐길거리가 충분했는지 묻고 싶다.

9일간의 축제 기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을 위한 휴식 공간과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만한 문화 체험 행사가 만족스럽다면, 좀 더 체류하면서 축제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특색 있는 다양한 체험 거리가 풍부하다면 관광객의 주머니는 저절로 열릴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건강 관련 무료 체험을 통하여 면역력의 중요성을 경험하게 하여 인삼구매로 이어지는 전략적 체험 코스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또는 쿠키나 빵 등으로 영주시 관광지나 인삼을 주제로 한 상품을 개발, 판매하면 어떨까.

또 하나, 행사장을 찾는 시간은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다. 정해진 공연 시간을 못 맞춘 이들에겐 축제의 기분을 느끼기엔 역부족인 환경이었다. 한번 반짝하고 마는 일회성 프로그램보다는 독창적인 체험 공간을 전반적으로 더 늘리고, 언제 방문하더라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 휴식 공간이 갖추어진다면 좀 더 경쟁력 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

인삼 축제이니 만큼 최고의 품질인 풍기 인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휴식 공간과 개성 있는 즐길거리도 그만큼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믿고 사는 풍기 인삼’ 정착에 성공했다면 앞으로는 현장을 좀 더 꼼꼼하게 살펴 관람객의 다양한 기대 욕구를 채워줘야 하지 않을까.

주 무대가 아닌 소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는 장소에서는 서서 관람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따랐다. 풍기인삼축제는 오랜 기간 이어온 우리 고장의 큰 축제인 만큼 명성에 걸맞게 발전하길 바란다. 누구에게든 한번 다녀가시라. ‘좋다’라고 망설임 없이 홍보할 수 있는 자랑거리 축제로 성장하길 소망한다.

또 행사 운영을 위한 긴급 자원에는 모두 우리 지역의 일꾼으로 촘촘하게 채운다면 영주시의 경제활성화에 더 효과적일 것이고, 지역민의 높은 참여를 이끌어 내어 참여와 경제 일석이조의 효과를 이룰 것이다. 또한 축제 평가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녀갔나’도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만족한 축제인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한 번쯤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만족스러운 축제’였는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풍기인삼축제는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축제가 아닌, 특색 있고 풍기인삼의 우수성과 상품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길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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