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사업계획이 승인됐다.

이번 승인된 국가 산단은 사업비 2천337억원이 투입되며, 적서동 일원 36만평 부지에 조성된다. 유치 업종으로는 1차 금속 제조,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 전기장비 제조 등이다. 올해 4분기부터는 토지 보상에 착수하며 2027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사업 완공시엔 경제 유발 효과 5조7천억원과 4천700여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사업 계획을 승인하면서 수입의존도가 높은 베어링의 국산화와 거점화를 통해 전기차용 저마찰 특수베어링, 우주발사체용 극저온 볼베어링, 풍력발전용 장수명 대형 베어링 등 첨단기술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산업단지로서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이 되도록 정부가 지원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문학적 사업비가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국가 산단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도 적지 않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기대대로 사업이 순조롭게 진도를 내고 있다. 하긴 이번 사업 계획승인이 정부라는 틀 내에서 이뤄지는 일에다가 대통령공약사업이기도 하기에 딱히 장애 요인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앞일은 지금과는 달리 지난한 과정이 예상되기도 한다. 토지보상이 끝나면 기반 조성사업과 투자유치라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의 성패는 한마디로 기업의 유치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영주시가 이제 좌판을 펼쳐 놓았으나 만일 기업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사업승인이라는 것도 한낮 종이쪽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물론 사업 초기에 시가 실시한 투자의향조사 결과를 봐서는 고무적인 편이다. 투자 의향 업체가 계획된 산단 분양면적의 대략 2배 가량은 된다고 한다.

다만 낙관할 수 없는 것이 투자의향조사의 신뢰성 문제(시의 발표를 액면대로 믿을 수 있는지 여부)도 그렇거니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산업지형의 변화라는 투자 환경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또한 기업의 투자의향이라는 것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우호적 제스처에 그칠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를테면 사업의 콘셉트에 대한 의미없는 동조나 당위성 같은 의미로 말이다.

게다가 시의 투자유치 역량도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물건을 파는 일이 생각처럼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은 다들 아는 일이다. 그것도 세일즈 경험이 일천한 공무원이 일반인도 아닌 기업을 상대로 하는 마케팅이라면 그 어려움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반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게 기업인의 생리가 아닌가. 이들은 손톱만한 손해가 예상되거나 아니 기대 수익에 못 미친다면 항상 투자를 접을 준비가 되어 있다. 얘기를 정리해보면 시의 계획이나 희망사항과 기업의 투자 사이에는 이처럼 큰 간격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이 있다. 기독인이 아니더라도 다들 아는 성서의 한 구절이다. 그러나 이 구절은 지금 국가산단에 거는 시민의 절실한 바람이기도 하다. 운동화끈을 바짝 졸라매자.

특히 이번 사업의 관계자들은 결코 방심해서는 안된다. 판도라의 상자에 남겨진 희망이 비록 우리 편이라고는 하지만 인구 10만 붕괴를 눈앞에 둔 영주시의 명운이 여기에 달려있다. 승부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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