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남(작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 중인 자동차 번호판은 하얀색(일반 차량), 노란색(운송 목적의 영업 차량), 파란색(친환경 차량), 군청색(외교용 차량), 주황색(건설 중장비 차량), 붉은 사선 2개(임시번호판)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법인차 번호판을 연두색으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시행령이기 때문에 9월부터 등록되는 차량을 기준으로 연두색으로 부착할 것이다. 기존에는 일반 차량과 동일한 하얀 바탕의 번호판이었던 것을 9월부터 법인차량을 연두색으로 구분하는 이유는 법인 명의로 고급 수입차 등을 구매하거나 리스해 기업 소유주나 가족 등이 마음대로 타고 다니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이렇게 번호판 색깔을 연두색으로 규정하여 법인차량을 개인의 목적으로 운전하는 사람에게 경각심을 주고자 함으로 보인다. 법인 차량을 일반차량처럼 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문제는 개인 사업자로 진행하는 경우의 운영리스와 장기 렌트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8월까지 등록되는 법인 차량은 기존 번호판을 그대로 사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제도 개선 방침에 과연 얼마만큼 부합하는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점도 분명 있다.
여기에 더하여 행정적인 부분이 좀 더 확장되어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운전자를 구분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를 들어서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차량의 번호판을 특정색으로 구분하면 어떨까. 음주차량을 눈에 쉽게 드러나는 특정색 번호판을 사용케 하여 누구든지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음주운전 사고로 발생하는 억울한 피해자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운전면허증 색깔도 일반 운전면허증과 달리하여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사람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음주운전으로 발생하는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색으로 구분되는 남과 다름이 결코 좋은 예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심리작용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창피함’이라는 인식으로 잠재적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영주는 도농복합 도시이다. 그만큼 농사에 종사하는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그렇다 보니 일 끝나고 술을 마신 후 그대로 운전대를 잡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어느 식당을 간 적이 있는데 옆자리에서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서 술을 마셨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그중 한 사람이 일어나더니 비틀비틀 걸으며 차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차에 무엇을 가지러 가는 줄 알았는데 차는 그대로 출발해 버렸다. 놀라운 건 함께 술을 마시던 일행들의 반응이었다. 아무도 놀라거나 붙잡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들에겐 흔히 있는 일상으로 비쳤다. 오히려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이 불안하고 편치 않았다.
음주운전은 대부분 습관적이거나 안일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는 것이지만 사고가 나면 본인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다.
법을 어기는 무모한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은 사고 날 일이 없다며 자만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런가 하면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고는 마치 무용담처럼 우쭐대는 사람도 보았다. 모두 심각한 안전 불감증이다. 누구든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다면 구제받을 생각을 하지 말길 바란다.
음주운전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음주운전은 본인의 의지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처벌이 가벼운 탓인지 대부분 상습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두 번의 음주운전 무사고 경험이 요행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방심하는 순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음주운전은 무모한 행동이다.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나도 다치고 남도 다치고 한 순간에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일이다.
도로 위의 정해진 규칙이 무너지는 순간 도로는 무법지대로 변한다. 음주운전은 나의 생명도 타인의 생명도 담보할 수 없는 것임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