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칠(아동문학가)
꽃 씨
안희영(영주서부초 6년)
화알짝 웃으며
수줍게 다가왔네
따스한 햇살아래
꽃잎이 웃고 있다
다시금
봄을 피우려
떠나버린 내 친구
<감상> 지난해 10월 영주시교육삼락회가 주최한 학생충효백일장에서 고학년 운문부에 입상한 6년 안희영 학생의 동시조입니다.
어린이 여러분, 학교에서나 또는 집에서 시조를 읽어 본 적이 있나요? 혹시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로 시작되는 정몽주의 시조나,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인들 무거우랴.’라는 정철의 옛시조를 읽었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대 시조를 만나 읽어 보거나 들은 적이 잘 없을 겁니다. 이 학생은 처음 동시조를 써서 입상하였군요. 아마도 글짓기 교실에서 시조 공부를 한 어린이 같습니다. 제법 시조형식에 따라 자수율을 지켜 초장, 중장, 종장의 형식을 잘 갖추어 ‘꽃씨’란 제목으로 동시조를 참하게 썼군요.
초장에서 ‘화알짝 웃으며 수줍게 다가왔네.’로 자수를 3, 3, 3, 4의 형식을 갖추었고, 중장에서는 ‘따스한 햇살 아래 꽃잎이 웃고 있다’의 3, 4, 3, 4의 자수율로 그리고 종장에서는 ‘다시금 봄을 피우려 떠나버린 내 친구’라는 3,5,4,3의 제대로 자수율을 챙긴 단시조 꽃씨가 아주 참하게 쓰였네요.
이렇게 동시조를 써 보면 시의 간결성과 명료성이 짙은 동시를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봅니다.
영주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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