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서 시장의 민선8기가 1년이 흘렀다.

10여년간 끌어왔던 유교문화권사업의 선비세상의 문이 열었고, 세계풍기인삼엑스포가 성황리에 치러졌다. 민원행정에서는 “시민이 OK할 때까지” 라는 기치 아래 가속 폐달을 밟고 있으며, 늘 하위권에 맴돌았던 공무원 청렴도가 올라간 것은 무척 고무적이었다.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는 중앙정부 지정 승인을 코앞에 두고 순항중이며, 영주댐 레포츠시설과 소백산 케이블카 설치, 영주댐 수생태 국가정원 및 종합장사시설, 가흥공원 전망대 설치가 줄줄이 대기 중이거나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곱씹어봐야 할 장면도 몇 가지 있다.

지난 봄 10만 시민들의 염원이 담겼던 경북 안전체험관 체험관 공모에 고배를 마셨다. 또한 선거공약 중의 하나였던 판타시온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지난 여름, 무더위보다 더 뜨거웠던 적서동 납공장 건축허가 사태는 해결 기미가 보이는 듯하다가 현재는 전장을 바꾸어 소송 중에 있고 법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같은 지방소멸 관련 사업도 준비는 하는 것으로 알지만 잠잠하고, 시 재원 확보에 기대를 걸었던 고향사랑기부제 역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이 이렇다가 보니 항간에는 영주시에 시장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우스개와 비아냥 섞인 애기가 들려온다. 도에서 내려온 부시장이 지휘봉을 잡고 동분서주하고 있다고는 하나 시장을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부시장은 행정가이지 정치인은 아닌 것이다. 이를테면 지난 봄 안전체험관 유치 실패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저간의 사정을 시민들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지금은 전면 오픈됐지만 박 시장이 건강 문제로 자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것이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한 고장의 수장의 부재(?)는 역시 치명적이었다 할 수 있다. 당연히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일년이라는 시간은 어떤 일의 성과를 내기에는 짧게 여겨진다. 그러나 선출직 4년 임기를 감안하자면 꼭 그렇지도 않다. 특히 시민의 입장에서는 그러하다. 아직까진 우리 고장 시민들이 다들 선비라서 잠잠하지만 언제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시장이 복귀하여 시정을 직접 챙기겠다고 나섰다. 영주를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피력했다. 정책에 민심의 옷을 입혀야만 좋은 정책이 된다는 문학적 수사까지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이 바라는 것은 그런 멋진 말이 아니다. 그저 선거 당시 공언했던 경제 시장의 역할과 시장 취임사에서 밝혔던 결연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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