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으로 귀농·귀촌인 돕고, 영주에서 ‘살아보고’ 정착까지

박광훈 이장-농촌 살아보기 교육
박광훈 이장-농촌 살아보기 교육
조경활동중인 서재철씨
조경활동중인 서재철씨

귀농·귀촌 희망하는 도시민들, 일자리·생활 등 체험
지역주민과 교류하고 다양한 활동 함께하며 정착도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민들은 가슴이 확 틔는 푸르른 농촌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그곳에서 좀 더 여유를 갖고 살아보고 싶다고 한 번쯤 생각해 본다고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2년 농업·농촌 국민의식조사’ 보고서에 실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시민들에게 은퇴 후 또는 여건이 될 때 귀농·귀촌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37.2%가 ‘있다’고 응답했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가 43.2%로 가장 많이 꼽았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서’도 26.6%를 차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1년부터 시작한 ‘농촌에서 살아가기’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농촌에서 최장 6개월간 거주하며 일자리, 생활 등을 체험하고 지역주민과의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우리 고장 영주에서는 현재 안정면 동촌1리에 위치한 ‘피끝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이 귀농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촌에서 살아가기’의 사업유형에서 귀농형, 귀촌형, 프로젝트 참여형 중 귀농형은 지역 주요 작물 재배기술, 농기계 사용법 등 영농 전반에 대한 체험활동을 참여하게 된다.

우리고장 영주에 귀촌해 농사는 물론 지역민과 어우러져 살아온 경험을 전하고 귀농을 계획하고 농촌에서 미리 살아보는 기회를 얻는 사람들. 이번 영주人터뷰에서는 안정면 동촌1리 박광훈 이장과 피끝마을에 살며 영주로 귀촌을 준비하는 서재철(51)씨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귀촌 선배로 농촌살이 맞춤형 교육

박광훈 안정 동촌1리 이장
박광훈 안정 동촌1리 이장

농촌활성화사업으로 마련된 피끝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은 안정면 동촌이 고향인 박광훈 이장의 남다른 애정이 담겨있는 장소다.

그는 마을의 역사가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까워 주민들과 함께 사진을 모으고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와 농촌체험이 있는 마을로 만들어 갔다.

지난해부터는 ‘농촌에서 살아보기’를 운영해 그의 귀농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며 외지인들이 영주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귀농·귀촌해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박 이장. 그래서 그는 ‘농촌에서 살아보기’를 통해 귀농과 귀촌의 중간지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나도 2000년 초에 귀농했어요. 살면서 농사가 잘 안돼 농지를 팔았죠. 과수원도 크게 있었는데 직접 하지 못해 팔았어요. 이런 경험을 귀농·귀촌인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죠. 실제로 농촌으로 귀농한 후 다시 도시로 가는 경우가 많아요”

이전부터 귀농·귀촌 프로그램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공부도 하고 정착하지만, 막상 농촌에 와서 살면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박 이장은 자신은 이런 것들을 접해봤기에 꼭 필요한 부분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무턱대고 왔다가 많은 것을 잃고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 이장은 “다시 돌아가면 개인적으로도 손해지만 정부 차원에서 손해로 그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 마련된 것이 농촌에서 살아보기”라며 “앞으로의 개인삶을 위한 것으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피끝마을의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월별로 프로그램이 다르다. 가장 먼저 농촌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을 교육한다. 이후 3개월째는 농사 관련 행정기관 방문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진다. 이는 농촌에 정착했을 때 실질적인 혜택 부분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를 방문했다.

“지난해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방이 총 5칸으로 1칸에 1명이 거주하고 1기에 3명, 2기 2명을 받았어요. 그렇게 총 3명이 영주에 귀농했죠. 올해도 1기에 3명이 들어왔어요”

농촌의 현실이 만만치가 않다는 박 이장. 농업은 어릴 때부터 몸에 익혀야 하고 기계도 있어야 하고 농사기법도 과거와 달라 소득창출을 위해서는 한 단계 높은 농업을 해야 한다면서 귀농·귀촌을 준비하면서 또 다른 직업도 생각하면 좋다고 권유했다.

“4월에 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 야간 위탁교육으로 타일과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 귀농인들에게 전하고 방문도 함께 했지요. 농촌은 무작정 왔다가 피해입고 다시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런 일이 없도록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농사를 지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는 것이죠”

피끝마을의 6월은 방문교육이 많다. 국립농산물관리원, 한국농어촌공사나 농협, 과수시험장, 행정기관 등을 방문한다. 이는 귀농·귀촌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지원되는 부분과 언제 등록하는지 등을 담당자에게 직접 들을 수 있어 호응도가 높다. 이런 부분들은 추후 영주로의 안정적인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될 수가 있다.

박광훈 이장은 “영주인구가 곧 10만 밑으로 내려가고 이후에는 마을도 사라진다고 한다. 그러나 농촌 사람들은 땅이 있고 집이 있는데 왜 사라지냐고 한다”며 “어른들을 위한 귀농·귀촌 체험학습이 잘 이루어져 인구증가에 조금이나마 일조를 할 수 있으면 한다. 앞으로 전문적으로 과수를 한다고 하면 소개해주고 교육도 받아 지원될 수 있는 부분도 살펴 몇 개월의 영주에서의 삶이라도 관심분야를 찾아 귀농·귀촌인의 앞으로의 삶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영주에서 살기 위한 귀촌 준비 중

귀촌인 서재철씨
귀촌인 서재철씨

서울에서 태어나 살아왔던 서재철(51)씨는 아버지 고향인 영주로의 귀농을 준비하기 전까지 나름대로 여러 가지 배움과 노력을 이어왔다.

지난해는 서울에서 인터넷으로 온라인 교육을 듣고 양재동에서 오프라인 교육도 참여했으며, 다른 지역의 농촌에서 3박 4일 진행하는 지역탐색 교육도 들었다.

그럴수록 관심이 더 생겨났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3개월 귀촌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듣고 농사보다는 농촌에 살고 싶어 다른 지역의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하다 보니 농사에 대한 욕심도 생겨났다. 농사로 부농도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3개월 귀촌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정착할 터를 알아보니 그 지역의 땅값이 너무 비싸고 여러 가지로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점점 자신감을 떨어뜨렸어요. 퇴소 후에 다른 직업을 갖고 서울 생활을 다시 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이 됐지요. 그러다 올해 재도전을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영주에 왔어요”

아버지의 고향인 영주는 그에게는 다른 지역보다 친숙했다. 벌초를 위해 평은면에 오면서 지역의 지리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 영주가 최종적인 선택지가 됐다.

선택 후에는 ‘농촌에서 살아보기’에 참여하기 위해 영주에서 어떤 것을 교육하는지도 살펴봤다. 그가 원하는 과수와 조경수를 가르치는 부분이 있었다. 농사를지으며 일정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직업도 병행하기 위해 지난해 조경기능사 자격도 취득한 것도 지원한 계기가 됐다.

“농사를 지금부터 지어보겠다는 생각은 언감생심이죠. 직업을 구해보면서 농사나 기타 정보를 얻기 위해 들어왔어요. 농업전문기관에서 1년 정도 배우고 올곧이 뛰어들어야 가능하겠더라고요. 농사짓는 부모 곁에서 보고 배우거나…. 저는 농사는 좀 더 배우고 내년부터 시작해보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영주에 정착을 위해 집과 직업도 마련해야 가족들도 내려올 수 있어 서씨는 올해 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에서 야간으로 타일과정을 배우고 있다. 귀농교육 후에는 마을의 잡초 제거도 이른 아침이나 주말 등 틈틈이 시간을 활용해 참여하고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서재철씨는 “앞으로 평은면에 정착하려고 하는데 딸기나 산마늘, 조경수 등에 관심이 있어 공부를 더 하고 싶다”며 “농가도 방문해 배우기도 했는데 정착만을 위한 것이 아닌 직업도 있으며 농촌과 농사를 배워 나가려 한다. 그 시작점이 피끝마을이 됐다”고 말했다.

감자 심기
감자 심기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