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아가는 아파트 주민 공동체에 ‘배려와 가치’ 더하다

지난달 15일, 29일 회원 7명과 가흥주공제1관리사무소 소장과 관계자 1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단 가꾸기 활동이 있었다.
지난달 15일, 29일 회원 7명과 가흥주공제1관리사무소 소장과 관계자 1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단 가꾸기 활동이 있었다.

통장·반장·주민으로 구성, 다양한 활동과 캠페인 이어와
매월 정기 회의로 불편 사항 등 논의, 개선되도록 협력

이웃의 어려움이 있다면 먼저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고 주민들의 불편함이 있다면 의견을 나누며 공유해 바꿔 가는 주민들, 영세하고 열악한 환경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혼자가 아닌 함께하며 힘을 얻고 긍정의 변화를 이끄는 아파트 입주민자조모임이 있다.

바로 가흥주공임대아파트 ‘한마음회’의 이야기다.

지난 10일 영주시종합사회복지관(이하 복지관)에서 ‘한마음회’ 김주일(11통장) 회장과 안숙희(10통 2반 반장) 회원, 복지관 이빈나 팀장을 만나 자조모임을 구성하고 활동해온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민이 나서 깨끗하고 아름답게

2008년, 40명의 입주민들은 아파트를 잘 가꿔보자는 취지로 공청회를 열고 ‘한마음회’라는 이름으로 주민자치모임을 구성했다. 이 모임의 특별한 점은 통장, 반장, 주민들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통·반장이 중심이 되니 이웃해도 서로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어려움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가정이 있을 때 함께 협력하고 고민할 수 있다.

모임을 구성하고 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주민들의 입에서 많이 나온 의견인 아파트 주변의 환경정화 활동이다. 그리고 화단에 꽃도 심어 가꿨다. 이런 일들은 매년 4~5월이면 진행이 된다. 지난달 15일, 29일에도 회원 7명을 비롯해 가흥주공제1관리사무소 소장과 관계자 1명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화단 가꾸기 활동이 있었다.

“아파트 곳곳을 청소하고 화단에 꽃도 심으니 좋았어요. 처음에는 화단을 잘 가꾸려 노력했으나 가뭄에 지속적인 관리도 어려워 꽃이 시들해졌죠. 다시 심기를 반복하고 이후에는 나름의 노하우들이 생겨나 잘하고 있어요”

지난 활동을 전하던 안숙희 회원은 당시 40명 정도의 회원들이 이사로 인해 이제 13명이 고정 인원으로 매달 넷째 주 목요일마다 정기 회의를 하며 지금까지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한마음회-좌로부터 안숙희 회원, 김주일 한마음회장, 영주시종합사회복지관 이빈나 팀장
한마음회-좌로부터 안숙희 회원, 김주일 한마음회장, 영주시종합사회복지관 이빈나 팀장

안 회원은 “분양아파트의 경우는 주인이 살기떄문에 팔고 나갈 때 값을 더 받기 위해서라도 좋은 일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곳이 임대아파트라 그냥 살다 나가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하기도 할 것”이라며 “정작 이곳에 사는 입주민들은 그렇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많은 여유가 있지 않아도 서로 뭉쳐서 그런 인식을 없애기 위해 주변 환경도 가꾸고 모범적인 임대아파트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마음회 회원들의 협력도 있지만 복지관과의 연결고리도 한 몫을 차지한다. 복지관의 복지서비스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활동에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고 있어 그에 대한 효과도 만족스럽다.

김주일 회장은 “봉사활동도 이후 관리부터 주민 협조 등에 대해 이런저런 도움을 주는 것이 좋겠다고 복지관에서 팁을 주거나 주민 대하는 노하우, 연계 등을 해주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회원들이 모두 바쁘게 일하면서 틈틈이 주민들을 만나다 보니 만약 청소가 어려운 집들이 있으면 복지관에서 도와준다. 장애인 가정 등 청소에 어려움이 있는 세대가 있을 때는 연계를 통해 도움을 줘 당사자도 이웃 주민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로 협력하며 변화되는 공간

이렇게 한마음회에서는 가정이나 아파트 전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논의가 이뤄진다. 입주민들과 함께 반려동물 펫티켓 인식 확산 운동, 층간소음, 쓰레기 분리수거와 무단투기 예방 활동, 아파트 주변 쓰레기 버리지 않기 등 다양한 계도와 홍보, 주민 배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견을 나눈다.

복지관 이빈나 팀장은 “지난해도 관리사무소 직원이 회원으로 함께 회의에 참여했다. 회원들과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겪는 주차 대수, 차선 규제봉, 가로등 설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불편 사항들에 대해 듣고 도움을 주시기도 한다”며 “이웃 주민들에 대해 통반장들이 상세한 정보를 알고 있어 회의하다가 좀 더 관리가 필요한 주민들이 있으면 복지관에서 사례관리를 나가서 도움을 드린다”고 했다.

회원들은 살림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있으면 일과 외 저녁 시간에 방문해 도움을 준다. 코로나 이전까지 복지관에서 열리는 실버페스티벌 행사에 부스 하나를 맡아 봉사활동도 해왔다.

또한 밝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한마음회 회원들과 복지관의 청소년 재능기부 동아리의 협력으로 아파트 놀이터 옆에 있는 밋밋하고 큰 보일러 굴뚝에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혀 한결 화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회원들은 또 복지관 위쪽 도로와 아파트가 연결된 빈터에 꽃과 나무도 심었다. 시민운동장에서 바라볼 때 아파트가 좀 더 화사하고 깨끗해 보였으면 해서다. 그러나 비탈길이라 물이 고이지 않고 배수가 너무 잘돼 다년생인 화초도 오래가지 못해 몇 포기 남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김 회장은 “코로나 전에 열린 회의에서 아파트 내에 체육시설로 만들어진 씨름장 2곳이 무용지물이라 부족한 주차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회원들과 주민들이 동의하고 최대현 10통 통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줘 씨름장 한 곳은 주민들을 위한 주차장으로 바뀌었고 또 다른 곳은 꽃밭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3~4년 전부터 회원들은 먼저 인사 나누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또한 회의 때 나온 이야기로 서로 인사를 나누며 더욱 돈독해지는 기회가 됐고 아파트 초창기 입주민들의 경우는 20년 이상을 함께하며 나이가 들어가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한마음회의 이런 노력에 주민들도 점차 달라졌다. 화단에 꽃이 심기면 주민들이 나와 풀도 뽑고 예뻐하는 꽃이 있으면 가져와 심고 가꾼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주민들 스스로가 가꿔간다.

특히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취약계층인 장애인이나 소년소녀 가장, 노약자 등을 위해 집 청소를 해주면서 주민들도 호응하고 협력해준다는 점이다.

지난해 회원들이 송편을 나눴을 때는 어르신들이 “자식들 같다”, “고생한다”, “감사하다”는 인사에 함께하는 일에 힘을 얻기도 했다. 코로나 전에는 복지관 앞에서 주민들에게 따뜻한 어묵도 나누고 떡국도 돌렸다. 다양한 활동에 정기적으로 내는 1만원의 회비가 부족하지만, 그래도 주민들의 웃음에 좋아진 아파트 환경에 회원들은 보람을 느낀다.

김주일 회장은 “고맙다는 인사를 자주 전한다. 주민들 대부분이 영세민이다 보니 물질적으로는 못 도와줘도 마음으로 같이 동거동락 하면서 나눌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웃는 모습들이 많아지셨고 마음으로 넉넉하게 표현해주신다”며 “우리의 취지가 주민들이 화합하고 취약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조모임을 하면서 긍정적으로 바뀌고 노력도 많이 했는데 적극적으로 회원들이 동참해줘 고맙다. 코로나19로 너무 움츠려 있었는데 앞으로 조금 더 발전적이고 진취적으로 주민들과 같이 동참할 수 있는 한마음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영주시종합사회복지관장은 “가흥주공제1관리사무소, 입주민자조모임 한마음회에서 화단을 조성하고 주민들과 아파트를 위해 노력하고 함께 해준 것에 대해 고맙다”며 “앞으로도 단지 내 이웃 간의 배려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이 이어져 더욱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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