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생, 열린 마음으로 젊게 생활하는 우리는 신중년

스마트폰활용교육-진종진 씨
스마트폰활용교육-진종진 씨
선배시민인식개선단활동-김정태 씨
선배시민인식개선단활동-김정태 씨

30~40여년 직장인에서 새로운 도전·취미·봉사로 즐기는 삶
노인복지관 우리인식개선단으로 ‘먼저 인사하기’ 캠페인 알려

인터넷에 ‘신중년’을 검색하면 ‘자기 자신을 가꾸고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며 젊게 생활하는 중년을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시대가 달라지고 옛날과 달리 건강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 정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년으로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자신이 가진 체력과 지력,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삶의 노하우로 새로운 배움과 도전에 적극적인 자세로 함께 공유하기 위한 시작점을 찾아간다. 인생 후반 50년의 절반 지점인 75세 또는 80세까지를 신중년의 활동기로 보기도 한다.

젊게 살아가는 신중년 세대는 바쁘다. 즐거움을 찾느라, 보람을 찾느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느라, 못해본 것들을 해보느라…

이렇게 바쁘고 알차게 살아가는 신중년의 부모들에게 자녀들이 전화하면,

“지금 내가 바쁘니까 나중에 통화하자”

“나 지금 교육 중이니 저녁에 전화할게”

“그날은 복지관 친구들과 어디 가기로 해서 집에 와도 없다”

자녀들이 가끔 드린 전화에 아버지, 어머니는 이렇게 바쁜 일상을 표현하며 전화가 종료된다.

짧은 통화지만 자녀들은 내심 안심이 된다. 무언가에 몰두하며 살아가는 아버지, 어머니의 일상에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지난달 26일 영주시노인복지관(이하 복지관)에서 신중년으로 인생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김정태(63. 이산면 운문1리), 진종진(62. 휴천3동) 씨를 만났다.

이들은 이날도 오전 복지관에 나와 자신이 계획한 봉사활동을 위한 교육도 받고 선배 어른들을 위한 급식 지원에 봉사자로 참여하며 알찬 하루를 시작했다.

김정태 씨
김정태 씨

일과 봉사, 노인 위한 인식개선도

대학에서 토목분야 중 특수교량을 전공한 김정태씨는 토목직 30년 경력자로 국토교통부에서 근무하다 2019년 퇴직한 후 마지막 근무지였던 영주가 좋아 이산면에 정착했다. 대구에 사는 가족들을 가끔 보러 가기도 하지만 퇴직 후 제2의 삶으로 즐겁게 살아가는 그를 위해 자녀가 영주로 방문한다.

“남자들은 농촌에 대한 로망이 있잖아요. 10년 정도 준비한 것 같아요. 취미가 약초를 캐고 산삼을 캐러 다니는 것이에요. 영주가 참 좋더라고요”

다른 곳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던 그는 2019년에 퇴직자들과 함께 ‘오랜 벗님들’이란 이름으로 봉사활동을 겸해 정기모임을 만들어 복지관에서 코로나19로 급식이 어려워지자 식사하지 못하는 지역민들을 위해 도시락 봉사에 참여했다.

현재 복지관에서 모임과 후원으로 4개의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첫째와 셋째 금요일에는 ‘우리인식개선단’을, 매달 정기후원으로 ‘푸른 나래 후원회’에 가입, 매달 세 번째 수요일에 ‘행복봉사단’, 네 번째 수요일에 ‘오랜 벗님들’로 봉사활동과 캠페인 등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봉사활동도 정기적으로 하면서 중독이 되더라고요. 사람이 부족하다고 하면 자유롭게 개인 봉사활동도 참여하는데 보람도 있고 좋아요. 처음에는 단체에 소속된 지인의 권유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뭔가 의미도 모르고 따라 했었죠. 1년쯤 하다 보니 의미도 있고 보람이었어요”

오늘도 급식 봉사활동에 참여한 그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니 봉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진종진씨가 “시간이 있다고 모두가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좋은 일을 하신다”는 말을 건넸다.

그는 ㈜혜성안전기술원 부사장으로 다시 일도 시작했다. 요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나물도 따고 마을도 둘러보고 봉사활동 요청이 들어오면 복지관을 방문한다.

“지금은 내 의지로 취미활동도 하고 조금이나마 마을에 보탬도 주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니 웃을 일들이 많아요. 음식 만드는 법을 배웠으면 해서 지난해 겨울에는 혼자 무궁화요리학원에 가서 한식 조리도 배웠어요”

음식을 하고 칼을 만지다 보니 복지관 급식 봉사활동에 조리사가 칼을 갈아달라고 요청하는데 급식에 나름의 숨은 공이 있다며 웃어 보였다.

마을에서 사무장을 맡고 있는 그는 “어르신들에게 문자나 핸드폰 사용법 교육이 정말 필요하다”면서 “내년에는 복지관의 스마트폰 교육을 이수해 강사로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진종진 씨
진종진 씨

고마웠던 마음, 다시 베풀기 위해

부산 출신인 진종진씨는 1985년 영주우체국으로 첫 발령을 받은 후 영주에서 결혼도 하고 생활하다 2021년 퇴직했다.

외지인에 대한 텃세 없이 개방적이었던 영주가 좋았다는 그는 근무할 때부터 퇴직하면 받은 만큼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퇴직한 후 그동안 생각했던 것을 실천하기 위해 처음 한 일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어요. 그러다 1365 자원봉사센터를 알게 되고 인터넷으로 등록했으나 바로 연결이 되지 않았지요. 지난해 영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 세계풍기인삼엑스포 자원봉사를 모집해 처음 참여할 수 있게 됐죠”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한 개인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는 어려움이 있었다는 그는 올해 여러 기관에 검색하다 노인복지관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참여하게 됐다. 이후 복지관을 오가며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보게 된 후 올해 우리인식개선단 활동과 ‘마을 애 온 배달부’ 프로그램에서 디지털 튜터 양성 교육도 받고 있다.

“기차표, 버스표 구입, 결제 등 스마트폰으로 하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사용이 불편한 세대는 큰 어려움이 있지요. 7월까지 디지털 튜터 교육받고 8월부터 11월까지 읍면지역의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을 방문해 강의할 예정인데 잘 해내고 싶어요”

그는 그동안 생각해왔던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걷기운동을 2시간씩 하고 시대에 뒤지지 않기 위해 인터넷으로 정보검색도 꾸준히 한다. 또 매주 수요일에는 디지털 튜터 교육, 매주 목요일 오후에는 복지관 내 치매예방 및 인지기능강화 프로그램인 ‘기억튼튼 행복건강교실’에 보조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장애인복지관과 노인복지관에서 수시로 급식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처음 참여한 급식 봉사에서 요리는 못해 양파를 까고 재료 손질만 했는데 이제는 칼로 재료를 써는 일도 할 수 있게 됐어요. 남자들이 대부분 요리를 잘하지 못해 시키는 대로, 하라는 대로 하고 무거운 것도 나르고 하니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어 기쁘죠”

그는 봉사의 의미가 직업적인 봉사, 의무적인 봉사, 자원봉사 세 가지라며 직업적으로 서비스적인 봉사와 가족을 위한 봉사를 했다면 지금은 스스로 자원해 봉사하기 때문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배움과 봉사활동으로 삶을 계획해 나가는 진종진씨. 그는 올해 하반기 장애인활동지원사에 도전해 교육받은 후 내년에는 장애인활동지원사로 활동하는 것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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