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에서 농촌인력 수급까지 “바쁜걸 즐겨요”

앤츠비솔루션(주) 창립식(2023)
앤츠비솔루션(주) 창립식(2023)

여느 지방 중소 도시처럼 영주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국이 각종 인구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구증가 정책이 출산장려와 귀농 귀촌 운동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귀향운동으로의 페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머물고 있는 지역 출향인은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지는 이들 출향인이 은퇴 후 자신이 평생 직장생활을 하며 쌓아온 경륜을 귀향을 통해 고향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애향인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애향인 인터뷰를 통해 인구증가를 위한 귀향정책과 지역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 주>


20대 초반부터 사업, 영주 산품 출하 더 많이 하고파
수수료 없는 인력수급 앱 중심 사업 본격 전개
고향 방문객에 살갑게 대하는 문화 필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특산품 등 고향 산물을 유통하는 애향인도 있다. 농사짓는 사람들은 판매에 서툰 사람이 많다.

공판장을 통하는 출하 외에도 판로가 다양할수록 생산자에게 유리하다.

권남희 대표는 우리 지역 산품을 구매하는 큰손이다.

영주에 물류창고도 세웠다. 권대표는 앤츠비솔루션(주) 대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사업단 단장으로 매우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바쁜 걸 즐기는 권남희 대표를 재경영주시향우회에서 자주 보고 인터뷰 약속을 했으나 권대표의 일정상 늦춰졌다.

재경영주시향우회에서 여러 번 뵈었지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바빴습니다. 저는 바쁜 게 좋아요(함께 웃음). 요즘 인력회사를 창업하느라 더 바빴습니다.

인력회사라면?

요즘 고향도 농촌 일자리 부족으로 농사짓기 힘들다잖아요. 코로나19의 여파가 있지만 농촌 일손부족은 코로나 엔데믹 상황에서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인건비도 높아져 문제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저는 유통업을 하다 보니 영주를 비롯 전국을 다닙니다. 생산지 인력 부족의 모습을 많이 봅니다. 외국인의 인건비가 오르고 약속 불이행 사례도 많이 봅니다.

한국농식품유통사업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경북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관계자들과 함께(2020)
한국농식품유통사업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경북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관계자들과 함께(2020)

재경영주시향우회 단톡방에서 소개된 인력회사이지요? 김병만씨를 모델로 한?

제가 김병만씨에게 같이 하자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김병만씨는 동남아 등 외국에서도 지명도가 있고 현지 인맥도 있습니다. 김병만씨는 모델이라기 보다 주요 참여자입니다. 회사명은 앤츠비솔루션(주)이고 4월 18일 창립기념식을 했으며 회장은 장세일 회장, 대표는 저 권남희가 맡았습니다. 구상천 국회의원, 문상부 전 선관위 사무총장과 재경영주시향우회 여러분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큰일을 하시게 되었군요. 영주시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어떻게 운영하실 계획인지요?

외국인 노동자 실태를 보면 안타깝습니다. 브로커에게 거금을 주는 외국인 노동자는 사실 사기당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가 노동부에 신청하고 산업인력공단에서 외국인 구인을 한 다음 농림축산식품부 농협 지자체 순으로 인력을 분산합니다. 이런 과정이 힘들어 지자체 농협이 직접 외국인 인력을 구인하기도 하나 실패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춘천처럼 외국인 노동자 이탈률 제로인 모범 사례도 있습니다. 저희는 이윤추구 보다 구인 구직 시장 양쪽을 연결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신바람 나게 일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구인·구직 시장 양쪽이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저희 앤츠비 솔루션 앱 ‘김병만의 일하러 가자’는 인력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인 간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홈앤쇼핑 영주시 동반상생협약 체결시(2021)
홈앤쇼핑 영주시 동반상생협약 체결시(2021)

공익적 성격이 강한 사업이군요. 애향인인 장세일 회장님도 참여하신다구요?

이 시대에 필요한 공익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앱의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저희 비즈니스 영역도 넓어질 겁니다. 장회장님은 저희 회사 회장님입니다. 사실 장회장님을 만나면서 재경영주시향우회도 나가고 있습니다. 장회장님과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업 관계로 처음 만났습니다. 제 고향 영주 출신이라 처음부터 반가웠습니다.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앤츠비솔루션(주)이 농촌의 활력을 되찾는 사업으로 번창하길 바랍니다. 권대표님은 영주 특산품 등 영주 산품의 판로 확대 사업도 하신다면서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사업단 사업을 말씀하신 건데 영주가 주요 고객입니다. 영주한우, 영주사과, 산나물, 도라지, 취나물, 콩, 팥 등 다양합니다. 풍기에 물류센터도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주로 대량 판매를 합니다. 장세일 회장님, 이창구 위원장님 등 여러분이 도움 주셨습니다.

영주에서 나오는 산품 여러 가지를 내다 파시는군요. 가공품도 취급하시는지요?

저는 1차 산품 중심입니다. 가공품은 아직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전국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전국 곳곳에 가게 되는데 생산자의 어려움을 듣다 보니 앤츠비솔루션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생겼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2021.11)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2021.11)

농수산식품 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으로 큰 역할을 하셨다고 큰 상도 받으셨지요?

감사한 상이지요. 한국신문방송인클럽이 주관한 ‘2020 대한민국 뉴리더대상 시상식’에서 농수산식품발전부문 대상에 선정되었습니다. 언론인들의 추천으로 주는 상입니다.

원래부터 농수산 쪽 사업을 하셨나요?

저는 의류가 전공이라 의류사업으로 시작했습니다. 대학 2학년 때 언니가 하던 사업을 이어받았습니다. 아디다스, 케이투 같은 유명브랜드 상품도 취급했습니다. 나중에는 대학 의상학과 실습용 기계 수입업까지 했습니다.

사업에 몰두하다 보니 규모가 커지더군요. 지금은 제가 없어도 잘 굴러갑니다. 직원들이 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사업단 업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의류사업 하시다 농수산유통사업을 하셨군요. 분야가 매우 다른데... 어렵지 않았나요?

한국농수산유통사업단은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다가 사단법인으로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류 공부와 농수산식품은 새로 공부했습니다. 어렵지만 원래 바쁜 걸 좋아하다 보니..(함께 웃음). 농수산식품 물류가 재미있더군요. 재미를 들였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겠군요(함께 웃음).

농산품 물류 사업 때문에라도 고향 영주에 자주 오시겠군요?

네. 자주 영주에 갑니다. 영주에 가면 주로 사업 관련 장소에 가고 관계자들 중심으로 만나고 옵니다. 그러다 보니 명승지와 고적을 둘러보는 건 못했습니다. 아... 선비세상 개장식 때는 갔습니다. 행사 관계로 치유원에도 갔군요(함께 웃음).

재경영주시향우회 활동도 기대합니다. 그 전에는 향우회에는 왜 나가지 않으셨어요?

저는 영주를 사랑합니다. 제가 태어난 곳이니까요. 다른 곳에 가는 길에 중앙고속도로에서 영주시를 지날 땐 막연한 그리움의 느낌이 늘 듭니다. 그런데 저는 영주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았습니다. 영주 연고 학교 친구가 없습니다. 여섯 살 때 서울로 가족 이사를 했습니다. 영주에 계시던 친척들도 이젠 전부 서울권에 사십니다.

고향 친구가 없고 친척이 없다 보니 장세일 회장님을 만나기 전엔 고향 관련 활동을 할 수도 없었겠군요. 어렸을 적 영주에서 떠나셨으나 고향 억양이 남아 있는데요?

가족들이 영주 출신이니 억양이 남았을 겁니다. 요즘 영주 사람들을 자주 보니 영주 억양에 익숙해진 면도 있지 않을까요. 예전에 고향은 태생지에 대한 그리움이었지만 이젠 영주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영주 출신들이 무뚝뚝한 면이 있어 얼핏 살갑게 느껴지지 않는데 영주 사람들, 만나고 보니 다들 좋은 분들입니다.

고향 억양이라... 좀 무뚝뚝하지요?

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오해할 수 있습니다. 영주에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데 방문자들은 그 무뚝뚝한 영주 사람의 말투에 정이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방문객이 많아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좀 살갑게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걸로 보아서.. 가정에서도?

식구들이 집에서도 좀 무뚝뚝합니다. 저희 남편도 무뚝뚝합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아이들과 함께 술자리를 자주 가집니다. 아이들도 이젠 친구 같습니다. 아이 둘 다 미국 가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현재 변호사로 있습니다.

아이들도 미국 생활을 많이 해서 개인주의자 같지만, 가족들이 같이 술자리를 가지면 다들 재미있습니다. 고향 영주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무뚝뚝한 면이 있는 반면에 옳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특성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류라 할 수 있습니다.

영주에서 태어나셨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인가요?

문수면에서 태어났습니다. 장세일회장님과는 영주 중에서도 문수면이란 태생지 공통점이 더 친숙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창구 위원장님은 장회장님이 인삼축제에 같이 가자고 해서 가서 만났습니다.

개인적인 장기 플랜은 있는지요? 혹시 귀향은?

귀향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려운 처지 사람을 돕는 재단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어려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소년·소녀 가장을 돕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저희 식구들 모두 제 계획을 알고 있고 성원하고 있습니다.

기자님도 어려운 사람을 도와 보세요. 꼭 물질적이 아니라도 됩니다. 선비정신 전파로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한두 명이라도 집중적 지도해서 그 학생들이 큰일을 하게 되면 그 또한 멋지지 않을까요?

조언 감사합니다. 장시간 인터뷰 감사합니다..

황재천 프리랜서 기자/ 오공환 기자


권남희 대표의 프로필

- 취학 전 서울로 이주 초중고대를 나옴
- 고려대 컴퓨터과학대학원 졸업
- (현) (사)한국농수산식품유통사업단 단장
- (현) 한식단 법인 대표
- (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사
- (현) (사)대한민국GAP연합회 이사
- (현) 앤츠비솔루션(주) 대표
- (수상)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표창장, ‘2020 대한민국 뉴리더’ 농수산식품발전부문 대상
- 경기대 대학원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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