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주댐 유사조절지에서 붕어 수백 마리가 폐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랜 세월 동안 맑은 바람과 햇살을 자랑했던 청정 영주에서 벌어진 일이다.
본지가 지난 6일자에 상세히 보도한 바 있지만 내성천보존회 측에 의하면 댐 유역 농경지에서 사용한 비료와 퇴비의 주요 성분인 질소와 인이 유입돼 부영양화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영주댐은 녹조현상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모름지기 자연환경 만큼 중요한 사안은 없다. 환경은 비단 인류뿐만 아니라 지구라는 생태계 전체의 문제이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지만 지난여름 시민들이 뜨거운 뙤약볕 아래 모여 적서동 납공장 허가 취소를 외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 이전의 일이지만 영주댐 건설 확정 당시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도 다름 아닌 환경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겪는 대기오염의 폐해나 이상 기후도 지구를 인간의 부동산처럼 취급하는 자본 논리에 밀려 환경을 등한시한 결과물이다. 멀리는 산업혁명에서부터 가깝게는 무분별한 1회용품의 사용에 이르기 까지 인간의 오만한 뻘 짓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열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지하다시피 지금은 땅과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사라졌다. 어느 한 곳 환경적으로 병들지 않은 곳이 없다는 거다. 2030년 여름쯤에는 북극에서 빙하를 볼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여전히 바다는 쓰레기로 넘쳐난다. 육지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숲은 마구 베어지고 대신 매연을 뿜어내는 공장의 굴뚝이 우후죽순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우리 인류에게 돌아와 재분배된다. 예컨대 어느 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1주일 동안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낙동강의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건립된 댐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를 시민들로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수자원공사 영주댐 지사 측은 폐사된 물고기를 조사한 결과 아가미에 녹조가 없어 녹조 때문은 아니며, 산란기 환경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라고 해명한다. 일각에서는 다른 주장도 있다. 특정 어종에만 폐사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예년보다 이른 기온상승으로 바닥 유기물이 썩어 수중의 용존 산소량이 부족한 탓이라는 것이다.
어찌됐든 수자원 공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상황이다. 현재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북극곰이나 혹은 이번 내성천 붕어 떼의 참극이 미래의 어느 날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으랴.
영주시가 총대를 메고 이번 붕어 집단 폐사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영주댐 관계자들 역시 더 이상 영주시민을 볼모로 잡거나, 가재나 붕어처럼 여기지 않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