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시인
관절통
-장영화
내 몸에
삐걱대는
뼈마디 몇 개 있다
젊은 날
어긋났던
인연의 조각처럼
아직도
보내지 못한
달빛 같은 그 사람.
-문득, 간절기
불현듯 설움이 올라와, ‘훅~’하고 한숨을 내 쉽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선 자리에서 ‘털썩~’쓰러져 버립니다. 꽃샘추위 까칠한 봄이라 그렇다고, 독감 때문이라고 자위하기에도 마음의 통증은 좀 큽니다. “삐걱대는/ 뼈마디 몇 개”가 다른 색깔, 다른 질감으로 눌러앉아 신열을 일으킵니다. 과거에 붙들리는 순간입니다.
어린 날, 사막 같던 마음에 작은 씨 날아들어 물 주고 보듬어 주었을까요? 햇빛 스치며, 바람 지나며 큰 나무가 되었을까요? 그렇게 첫사랑, 혹은 끝사랑이 되었을 인연들. 인연이 억지로는 안 되는 줄 알지만, “아직도/ 보내지 못한/ 달빛 같은 그 사람” 때문에 봄 가운데서도 뼈가 늘어지고 주름이 섭니다.
말을 아낀 고백 한 편이 참선에 든 수행자처럼 숙연합니다. 통증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새로운 새순 하나 수줍게 움트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주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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