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단체나 기업에 있어서 인사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공적 조직인 시청 공무원의 인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사람들은 왜 다들 인사가 만사라고 입을 모으는 걸까?

그 이유는 대충 이렇게 정리가 된다. 인사가 일관성 없이 이루어질 때 조직 내 구성원들은 인사 부서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러한 불신은 일만 매진해야 할 구성원들을 동요하게 만들고 이에 조직은 흔들리게 된다. 조직이 흔들리면 그 피해는 결국 상품이나 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진다. 하물며 그 조직이 시청이라면 그 피해는 당연히 시민에게 돌아가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지난 20일 영주시 임시회에서 모 시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최근 영주시의 인사를 두고 작심하고 비판한 바 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특별한 변고가 없는 한 이번 인사에서 무난히 승진할거라 예상됐던, 시청 4급 보직인 행정안전국장 직무대리와 농업기술센터 소장 직무대리를 각각 역임한 공무원이 4급 승진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그것도 부족해서 5급 자리인 면장으로 좌천시킨 것이다. 그런데도 시는 어떤 이유인지 그 사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승진은 개인의 영예는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는 중차대한 일이다.

그 공무원에게 시민이 알아서는 안되는 그리고 승진시킬 수 없는 일신상의 어떤 문제라도 있었단 말인가.

역시 그 시의원에 의하면 이번 승진에서 배제된 공무원이 장기재직 휴가를 떠나면서 농번기 전에 추진되어야 할 공사들이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이산면의 경우 2020년부터 3명의 면장이 짧게는 7개월, 길게는 10개월을 근무하고 이동했다고도 한다. 잦은 자리 이동으로 행정의 효율이 적지 않게 훼손됐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분명 공무원의 인사는 일정 기간의 전보 제한 규정이 있을 텐데 이런 인사 조치가 이루어진 점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앞서 간단히 언급은 했지만 다른 것은 몰라도 인사만큼은 예측 가능해야만 한다. 그래야 조직이 안정적으로 굴러가고, 조직 내 구성원들도 직무 평가의 공정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번 인사의 변고는 승진에서 밀린 그 공무원에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사 시스템에 있었다고 보여진다. 법도 규정도 멈춰버린 인사의 기준도 없는 관행 말이다. 정녕 선비의 고장 영주시가 시민들을 청맹과니로 보는 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한때 장안에 회자가 됐던, 김동길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쯤에서 글의 매듭을 지어보기로 한다.

도대체 “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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