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보도된 대로 6명의 당선자 중 5명의 현직 조합장이 당선된 가운데 3.8 조합장 선거가 끝이 났다. 선거 뒤의 풍경을 복기해보면 이번 선거를 통해 현행 위탁선거법이 현직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는 숙제도 남겼다.

우리 고장처럼 도농복합도시에서 조합장이라는 자리는 무척 중요하다. 특히 지방정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농축산업과 임업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1차 산업을 견인하는 일의 수장 격이므로 그들의 역할이 미치는 영향은 당연히 지대할 수밖에 없다.

하여 다소 뻔한 얘기가 되겠지만 그래도 이번 조합장 당선인들에게 몇 가지 당부하자면 먼저 조합원의 권익은 물론 농민의 고충을 충분히 대변해 주길 고대한다.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농산물의 수입 개방이 이뤄지면서 농업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겨울 우리 고장의 축산인이 겪은 한우 파동 역시 이런 연장선상에 있었다. 농업의 구조적 모순이라는 그 매듭을 풀려면 조합장이 농민을 대신하여 메가폰을 들어야 한다. 또한 권한과 책임의 무게는 같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둘째 현재 농촌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는 비단 농민에 국한된 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작금의 농촌 일손 부족현상은 거의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라 알려져 있다. 노동 인구 감소로 농민들의 시름은 해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따라서 농업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이 시급하다. 아울러 미래 농업을 선도해 가는 청년농업인의 육성도 병행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창의적인 수익 사업의 발굴이다. 영주의 농특산물의 판로 확보는 물론 장기적인 수익 비전이 강구되어야 한다. 결국은 조합의 명운은 수익에 달려 있다. 수익을 내야 조합원에게 더 나은 배당이 돌아갈 것이고 조합도 함께 발전이 될테니까 말이다. 수익사업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여‧수신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을 흉내 내서는 곤란하다. 협동조합은 사회적 기여의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조직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가지 만 더 첨언을 하면 두말할 것 없이 선거 당시 조합원들에게 내건 공약(정책)의 이행이다. 절반이 무투표 당선된 상황이라서 공약의 문제는 얼마간 김이 빠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공약의 무게는 줄어들지 않는다. 늘 하는 말이지만 사인간의 약속이 경미하지 않듯 하물며 공인의 약속은 비중 자체가 다르다. 조합장 당선인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를 임기 내에 모쪼록 입증해주길 바란다.

3.8 선거에 조합장으로 당선된 당선인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문제가 없지 않았던 이번 선거에서 그러나 선전을 아끼지 않은 모든 낙선인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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